LG가 또다시 뒷심 부족으로 다 잡았던 승리를 놓치고 5위로 내려 앉았다. 지난 6일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시즌 13차전에서 홈팀 LG는 연장 12회 접전 끝에 2대 3로 패하고 말았다. 9월 이후 불펜진의 난조 속에 경기 막판 어이없는 패배를 빈번히 겪은 LG는 이날도 2대 1로 승리를 눈앞에 둔 9회초 3개의 볼넷이 빌미가 되어 결국 동점을 허용했다. 그리고 12회초 삼성 이성규에게 맞은 솔로 홈런이 결승점이 되었고 또 한번의 역전패로 경기는 마무리되었다.

이날 경기에서 LG는 프로 데뷔 2년차 좌완 남호의 선발 5이닝 1실점 깜짝 호투와 더불어 최고참 타자 박용택의 개인 통산 2500안타 대기록을 달성하는 등 좋은 분위기를 마련했다. 그러나 9안타를 치고도 고작 5안타 밖에 때려내지 못한 삼성에게 고전하면서 두산에게 게임 차 없이 4위 자리를 빼앗기게 되었다.

마무리 등판 최근 7경기 중 블론세이브만 3회
 
 4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kt wiz의 경기. 9회말 LG 투수 고우석이 역투하고 있다. 2020.10.4

4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kt wiz의 경기. 9회말 LG 투수 고우석이 역투하고 있다. 2020.10.4 ⓒ 연합뉴스

 
특히 마무리 투수 고우석의 부진이 역전패의 빌미가 되었다는 점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던 LG로선 큰 치명상을 입은 셈이다. 시속 150km 이상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를 구사했지만 연신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1점 차로 앞선 9회초 고우석은 1이닝 투구하는 동안 무려 3개의 볼넷을 내줬다. 또한 강민호의 희생플라이로 안타 1개 없이 동점을 허용하며 고우석 개인으로선 시즌 4번째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고 말았다.

시즌 초반 무릎 부상으로 출발이 좋지 못했던 고우석은 지난 8월 한 달 동안 10경기 11이닝을 투구하는 동안 7세이브, 평균자책점(ERA) 0.82라는 호성적을 거뒀다. 시즌 30세이브를 달성했던 지난해 못지않은 건재함을 과시하면서, 팀의 상승세를 주도했다. 하지만 9월 이후 고우석은 다시 어려움에 처했다. 6세이브를 올리긴 했지만 이 기간 동안의 ERA는 3.55로 전달 대비 급상승 했고 3패와 3번의 블론세이브(BS)로 뒷문 단속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지난 9월 20일 이래 최근 등판한 7경기 중 무려 3경기에서 BS가 발생하는 등 철벽 마무리와는 거리가 먼 투구로 팀과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내게 했다.

제구 난조... 늘어난 사사구

현재 고우석의 가장 큰 문제는 제구 난조로 인한 사사구 급증이다. 8월 11이닝 4개의 볼넷만 허용한 고우석은 9월과 10월 12.1이닝 동안 9볼넷 1사구로 상대주자 출루가 빈번해진 상태다. 특히 9회 볼넷 허용은 어김없이 실점으로 이어지다보니 팀 역시 시즌 막바지 힘겨운 순위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9월 20일 두산전(BS, 패전), 9월 27일 kt전(BS, 패전), 10월 6일 삼성전(BS 기록) 모두 9회초 혹은 9회말 볼넷이 결과적으로 동점 또는 결승점으로 연결되어 팀의 패배를 자초했다.

6일 삼성전에서 역시 김우석은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모두 구속은 잘 나오는 편이었지만 원하는 코스로 던지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스스로 위기를 초래했다. 안타 한 개 없이 하나 둘씩 쌓여진 주자들은 실점 위기를 높이면서 투수 고우석을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다. 정우영과 송은범을 중심으로 이정용, 최동환 등 불펜 투수들의 호투에 힘입어 LG는 경기 중반 주도권을 잡았지만 이를 끝까지 가져가는 데 실패했다.

최근 LG가 10경기 4승 6패로 주춤하는 동안 경쟁팀 두산은 4연승 포함 7승 3패로 약진했다. 추석 연휴 기간을 거치는 동안 2020 프로야구는 혼란스런 역대급 순위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한때 2위 자리를 노리기도 했지만 어느새 5위로 내려 앉으면서 더이상 밀려날 수 없는 LG로선 고우석의 부활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마무리 투수가 버텨주지 못한다면 가을야구의 기회는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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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LG 고우석 마무리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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