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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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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본인 할머니 덕에 조선인들 빵먹고 살수 있었다" 막말

미국 주재 주시애틀총영사관 소속의 한 부영사가 공관 직원들에게 욕설·폭언과 비정상적인 발언을 일삼았지만 외교부는 적절한 조사 없이 가벼운 징계에 그쳤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외교부는 "정밀조사를 통해 적절한 조치가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2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비례대표)이 외교부 감찰담당관실로부터 받은 자료와 외교부 내부 관계자 제보를 통해 확인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주시애틀총영사관 부영사 A씨는 지난해 부임한 이후 행정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욕설, 폭언 및 부적절한 발언을 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직원들에게 "에이 XX 새끼야" 등의 욕설은 물론 "네가 퇴사하더라도 끝까지 괴롭힐 거다" "이 월급으로 생활이 가능하냐?" "내가 외교부 직원 중 재산 순위로는 30위 안에 든다"며 직원들을 겁박하고 조롱했다.

A씨는 나아가 "인간 고기가 너무 맛있을 것 같다. 꼭 인육을 먹어보려고 한다" "우리 할머니가 일본인인데 우리 할머니 덕분에 조선인(한국인)들이 빵을 먹고 살 수 있었다" 등의 비정상적 발언을 되풀이했다.

A씨는 그밖에도 행정직원에 대한 불쾌한 신체접촉도 수차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피해 직원들은 지난해 10월 공관 간부에게 폭언 및 갑질 외에도 사문서위조, 물품 단가 조작, 이중장부 지시, 예산 유용 등 비위행위 16건을 신고했다. 공관은 외교부 본부에 감사 진행을 요청했다.

외교부 감사관실 내 감찰담당관실은 제보내용 검토한뒤 지난해 11월 24~29일 현지 실지감사를 실시했다.

실지감사 나오고도 서면조사로 끝... 부영사는 여전히 해당 공관 근무

그러나, 감찰관은 실지감사 당시 A씨의 폭언 및 부적절한 언사와 관련 다른 영사 및 행정직원들을 대상으로 서면조사만 진행하고 참고인 질의를 실시하지 않았다.

직원들은 A씨가 이전에 감사관실에서 근무했던 것을 들어 '제 식구 봐주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제보에 따르면, 상황이 마무리된 후 공관 최고위 간부는 모 행정직원에게 퇴직을 강요하는 발언을 하는 등 2차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고 한다.

감사 결과 A씨에게는 장관 명의 경고라는 가벼운 처분만 내려졌다. A씨는 지금도 해당 공관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감찰담당관실은 이 의원실에 제출한 조사 결과에서 "행정직원에 대한 폭언 2차례, 상급자를 지칭한 부적절한 발언 1차례는 확인했으나 그 외의 조롱, 인격비하발언 등은 양측간 주장이 상반되고 주변인 진술 또는 증빙자료가 없어 사실관계 확인이 불가해 문제삼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실은 "국민권익위 등에 문제 제기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해당 행정직원이 퇴직을 강요당하는 발언을 듣는 등 2차 피해도 제기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사안의 심각성이 매우 크다"며 외교부의 비위행위 근절 의지 부족을 지적했다.

주시애틀총영사관은 미국 지역 총영사관 가운데 중간정도 규모이며 총영사 포함 5, 6명 정도의 영사직원과 다수의 행정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웅 외교부 부대변인은 20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제보에 대해 담당 부서에서 정밀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태그:#이태규, #주시애틀총영사관, #부영사, #인육, #행정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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