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모스는 결승골을 터뜨리는등 자신의 존재감을 발휘했다.

라모스는 결승골을 터뜨리는등 자신의 존재감을 발휘했다. ⓒ 레알 마드리드 공식 트위터

 
올시즌 첫 '엘 클라시코'에서 웃은 팀은 레알 마드리드(아래 레알)였다.

레알은 24일 밤(한국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누 캄프에서 열린 '2020~2021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아래 라 리가) 6라운드 바르셀로나(아래 바르사)와의 경기에서 후반 세르히오 라모스의 결승골에 힘입어 3-1 승리를 거뒀다.

최근 공식경기에서 2연패를 하며 위기에 빠졌던 레알은 바르사와의 '엘 클라시코' 더비에서 승리를 거두며 어수선한 분위기를 날려버랄 수 있게 됐다. 

8분 만에 두 골, 시작부터 치열했던 두 팀

이전과 달리 스타플레이어들이 없다는 점에서 과거 만큼의 관심을 끌기엔 다소 부족했지만 그럼에도 '엘 클라시코' 더비다운 경기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경기시작부터 두 팀은 팽팽한 기싸움을 펼쳤다. 전반 5분 레알의 역습상황에서 벤제마가 빈 공간으로 침투하는 발베르데를 보고 정확히 스루패스를 찔러줬고 이를 받은 발베르데가 득점을 터뜨리며 레알이 앞서나갔다.

하지만 바르사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3분 뒤 레알의 측면을 무너뜨린 호르디 알바가 크로스를 올려주자 이를 안수 파티가 득점으로 연결시키면서 경기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바르사가 메시의 개인 기량을 이용한 공격으로 레알의 수비를 공략해 나갔다면 레알은 벤제마를 중심으로 토니 크로스, 발베르데 등의 유기적 움직임을 바탕으로 한 연계플레이로 공격을 펼쳐나가는 등 막상막하의 경기를 펼쳐나갔다.

이런 가운데 양 팀 골키퍼의 선방이 이어졌다. 전반 22분 오른쪽에서 메시가 패스를 받아 세르히오 라모스를 제치고 맞이한 골키퍼와의 1대1 상황에서 골문 구석을 노리고 슈팅을 시도했지만 쿠르트와 골키퍼가 몸을 날려 막았다. 

그러자 이번엔 바르사 네투 골키퍼가 선방으로 받아쳤다. 바로 이어진 레알의 공격에서 크로스의 패스를 받은 벤제마가 낮게 깔아찬 슈팅을 시도하자 네투 골키퍼가 막아냈다. 두 팀은 골키퍼간 맞대결에서 양보 없는 승부를 펼쳤다.

이는 전반전 기록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유효슈팅 측면에선 바르사가 4대3으로 앞섰지만 슈팅수 측면에선 5대5 동률을 이뤘다. 서로가 한 방식 주고받는 승부를 펼치며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승부를 펼친 것이다. 

'결승골' 라모스, 존재감 발휘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떠난 후 레알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선수는 세르히오 라모스다. 주장으로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필요할 때 득점을 터뜨리는 승부사 기질까지 보여주는 라모스의 존재는 레알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라모스의 존재는 그의 공백이 발생했을 때 더 크게 부각된다. 대표적으로 지난시즌 맨체스터 시티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과 지난주 중 열린 샤흐타르와의 UCL 조별리그 1차전이 그랬다. 그가 빠진 이 두 경기에서 레알의 수비진은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플레이 속에 치명적인 실책을 남발했다. 

샤흐타르전을 비롯해 지난 주말 열린 카디스와의 경기까지 패하며 분위기가 뒤숭숭해진 레알이 바르사와의 '엘 클라시코'마저 패한면, 지네딘 지단감독의 거취까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린 수도 있었다. 다행히 지난 카디스전에서 부상을 입었던 라모스가 선발로 출전하면서 레알은 희망을 걸 수 있었다.

부상을 털고 선발출전한 라모스는 경기 내내 존재감을 발휘했다. 그가 수비의 중심을 잡아주자 이전 경기에서 맥없이 무너졌던 수비진은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였고 메시를 중심으로 한 바르사의 공격 또한 흔들리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공격에서도 라모스는 존재감은 남달랐다. 세트피스 공격시 라모스가 공격으로 올라왔는데, 이는 상대 수비에게 큰 부담을 가져다주는 효과로 이어졌다.

라모스 효과는 후반 18분 드러났다. 프리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한 라모스를 바르사의 수비수 랑글레가 막는 과정에서 유니폼을 잡아당기는 장면이 나왔다. 처음에는 문제 없이 지나가는 듯 보였지만 VAR 판독을 통해 파울이 선언돼 레알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결국 이 페널티킥을 라모스가 직접 득점으로 연결시키며 경기를 역전시킨 레알은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변수 극복한 지단 감독, 위기에서 살아나다

'엘 클라시코'를 앞둔 지단 감독은 경질설에 휘말렸다. 코로나 19탓에 구단 재정이 어려워졌고 최근 카디스, 샤흐타르전 연패 또한 지단 감독의 경질설을 부추겼다. 지단 감독은 이 경기 승리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부상이란 변수가 발생했다.

전반 37분 오른쪽 풀백으로 출전한 나초 페르난데스가 부상으로 교체아웃됐다. 가뜩이나 다니 카르바할과 알바로 오드리오솔라가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이 경기에서도 호르디 알바와 안수 파티가 포진한 바르사의 왼쪽 측면공격에 고전했던 레알은 나초마저 부상으로 아웃되면서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었다.

지단 감독은 나초의 자리에 루카스 바스케스를 투입하는 강수를 뒀는데 이 교체가 성공을 거뒀다. 바스케스는 윙백으로 올라가 활약하며 공격과 수비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바스케스 투입 후 바르사의 왼쪽 측면공격은 이전만큼의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레알의 부상악령은 여기서 그치지 않었다. 후반 24분 페데리코 발베르데가 부상으로 아웃됐다. 이 경기에서 선제골을 기록하는 등 공격과 수비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보여줬던 발베르데가 나가면서 레알의 중원에 공백이 생겼지만 지단 감독은 베테랑 모드리치로 그 자리를 메웠다.

그리고 이 교체 역시 성공을 거뒀다. 종료 직전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호드리고의 패스를 받은 모드리치는 네투 골키퍼를 앞에 두고 여유롭게 페인팅을 구사한 후 오른발 아웃프런트로 슈팅을 시도해 득점을 성공시키면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레알 승리의 원동력에는 공수에서 맹활약한 라모스의 존재가 컸지만 위기상황에서 빼어난 용병술을 내세운 지단 감독의 존재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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