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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서울 마포구 한진택배 마포 터미널애서 택배 노동자들이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27일 서울 마포구 한진택배 마포 터미널애서 택배 노동자들이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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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택배사들이 지연전을 펼치는게 그대로 보인다."

한진택배와 롯데택배가 26일 과로사 방지 대책을 내놓자 택배노동자 과로사방지대책위(대책위) 소속의 윤중현 우체국택배본부장이 27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꺼낸 말이다.

왜 윤 본부장은 재벌 택배사들의 대책에 대해 '지연전'이란 표현을 썼을까.

대책위는 한진택배와 롯데택배 대책 발표 직후 입장문을 내고  "CJ대한통운을 비롯해 롯데, 한진 발표문에는 공통적으로 '단계적'이라는 단어가 사용되고 있다"면서 "과로사 대책 시행에 대해 다음달에 할 건지, 내년에 할 건지 아니면 5년 뒤에 할 건지는 단계적이라는 표현을 쓴 택배사들 마음에 달린 일"이라고 지적했다.

재벌택배 3사가 내놓은 대책에 나온 '단계적'이란 말이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는 뜻이다.

윤 본부장은 "한진과 롯데가 대책안을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실천계획과 자금 마련 대해서는 정확하게 밝히지 않았다"면서 "CJ대한통운도 분류인력에 500억 원을 투입한다 말했지만 바로 이어 나온 발표는 집배점(대리점)과 협의한다는 말이었다. 자기들이 빠져나갈 구멍만 열어놓고 일단 소나기만 피하자는 것 아닌지 강하게 의심된다"라고 지적했다.

"소나기만 피하자는 건 아닌지 강한 의구심 들어"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택배 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를 하기 위해 강단으로 향하고 있다.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택배 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를 하기 위해 강단으로 향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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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22일 CJ대한통운은 택배노동자들의 잇단 죽음이 이어지자 박근희 대표이사가 직접 사과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그러면서 연간 500억 원 정도의 추가비용이 드는 분류지원 인력 4000명 투입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당시 현장에서 CJ대한통운은 500억 원에 대한 비용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CJ대한통운은 "500억 원 인력투입 비용에 대해 전국에 있는 대리점과 협의 중"이라면서 "분명한 점은 분류인력 투입에 대한 금액은 결코 기사들에게 분담시킬 생각이 없다"라고 밝혔다.

한진택배 역시 "다음달 1일부터 오후 10시 이후 심야 배송 업무를 중단하고, 당일 배송하지 못한 물량은 다음 날 배송하겠다"면서 "택배 물량이 집중되는 화·수요일 물건을 다른 날로 분산 배송하고, 분류업무를 지원할 인력도 1000명이 투입된다"라고 밝혔다.

롯데택배는 "택배 분류 지원 인력 1000여 명을 집배센터에 다음 달부터 단계적으로 투입하고 택배기사의 산재보험·건강검진을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문기관을 통해 택배기사가 하루 배송할 수 있는 적정량을 산출한 뒤 이를 배송시스템에 적용해 물량을 조절하는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택배사들의 잇다른 대책 발표에도 현장 분위기는 냉랭하다. CJ대한통운의 소속의 한 택배기사는 "CJ대한통운을 비롯해 한진, 롯데, 로젠 등 택배회사 대표자들이 사과하고 이행계획 발표했다. 말 그대로 결재라인 중 가장 높은 인물들이 대책마련을 말했다. 바꿔 말하면 의지만 있다면 지금 즉시 시행가능한 일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뜻 아닌가"라면서 "그런데도 현장에서 느끼는 변화는 크지 않다. 이러한 모습은 지난 20여 년 동안 반복적으로 이어져온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지적은 대책위가 "택배사와 정부, 국회, 시민사회단체가 함께하는 '민관공동위원회' 구성을 통해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 대책을 강구하자"라고 강조한 이유이기도 하다.

롯데택배 노동자들 파업 출정식, 왜?  
 
 21일 서울 서초구 CJ대한통운 강남2지사 터미널 택배분류 작업장에서 택배기사들이 택배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21일 서울 서초구 CJ대한통운 강남2지사 터미널 택배분류 작업장에서 택배기사들이 택배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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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롯데택배 소속 250여 명의 택배노동자들은 27일 서울복합물류센터 앞에서 "롯데택배가 택배 노동자의 배송수수료는 지속적으로 삭감해 왔다"면서 파업 출정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롯데택배는 코로나로 엄청난 영업이익을 내고 있음에도 택배노동자의 배송수수료는 몇 년간 지속적으로 삭감하고 있다"면서 "서울 송파의 경우 2017년 968원에서, 2018년 935원, 2019년 880원, 2020년 825원까지 지속적으로 삭감됐다. 경기 용인의 경우 올해만 배송수수료가 900원에서 800원으로 삭감됐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택배는 <오마이뉴스>에 "배송 수수료를 단 한 번도 삭감한 적 없다"면서 "수수료는 지난 2018년 평균 916원에서 2019년 925원으로 9원가량 올랐다. 파업 노동자들이 삭감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물량이 적은 일부 대리점을 지원하면서 생긴 일로 대리점이 정상궤도에 올라와 이미 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롯데택배는 논란이 되는 분류인력 투입에 대해 "분명한 점은 회사가 전액 비용을 부담할 예정"이라면서 "비용을 택배기사에게 부담하게 한다는 것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대책위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과로로 사망한 택배기사 및 택배종사자는 총 13명에 달한다. 택배 기사가 9명, 택배 포장 및 운반 등 종사자가 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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