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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오거리 회전교차로. 소방차가 보이자 교차로를 돌던 차들이 멈춰 서 행렬이 다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주교오거리 회전교차로. 소방차가 보이자 교차로를 돌던 차들이 멈춰 서 행렬이 다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 <무한정보> 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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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차 조수석에 올라타자 등에 턱 걸리는 게 있다. 좌석등받이 대신 설치한 산소통 거치대다. 바로 멜 수 있도록 항상 산소통을 넣어둔단다.

소방관의 시계는 신고를 접수하는 즉시 2배속으로 돌아간다. 옷 갈아입을 시간도 없이 차에 올라타 방화복을 입고, 가는 동안 준비를 마친다. 일반차량보다 탑승공간이 좁은 데다 여러 장비까지 있지만 출동이 급선무다.

"현장나갈 땐 1분 1초가 아쉽습니다. 조금만 늦어도 다치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사고없이 최대한 빨리 도착해야 하기 때문에 운전대를 잡는 순간부터 긴장의 연속입니다." 10년차 베테랑 최경선 소방장의 말이다.

21일 예산소방서 '소방차 길터주기 훈련'에 동행했다. 기자가 탄 차량은 '금오302호' 중형펌프차다. 화재가 발생하면 운전요원 1명과 진압대원 2명이 한 조를 이뤄 출동해 불을 끈다.

뒤따르는 물탱크차는 펌프차에 물을 공급하고, 앞선 순찰차·지휘차는 현장상황과 펌프차 진입가능 여부 등을 미리 파악한다.

이날 훈련엔 구급차 등 차량 5대와 현장대응단, 금오·오가119안전센터 소속 13명이 참여했다.

소방서를 출발해 '무한교차로~상설시장~역전시장~서오1·2차아파트'로 이어지는 약 13㎞ 구간. 평소 통행량이 많고 번잡해 시간이 지연되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기우였다.

도로 위 차들은 소방차가 먼저 지나가도록 양보했고, 방해하거나 끼어드는 차량도 보이지 않았다. 횡단보도를 건너려던 주민들은 멈춰 서 기다렸다.
 
운전대를 잡은 최경선 소방장과 박준수 소방사. 훈련 중에도 불이 나면 바로 달려간다.
 운전대를 잡은 최경선 소방장과 박준수 소방사. 훈련 중에도 불이 나면 바로 달려간다.
ⓒ <무한정보> 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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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으로 출동할 때 큰 어려움은 없어요. 차가 밀릴 땐 '모세의 기적'처럼 양옆으로 갈라서 길을 내주기도 하고요. 과거엔 사이렌을 울려도 꼼짝하지 않는 차들이 있었어요. 그때와 비교하면 시민의식이 높아졌다는 걸 실감해요." 최 소방장이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박정길 소방경도 "산은 '길터주기'가 잘 되는 편이에요. '소방기본법'에 따라 소방차 진로를 방해하면 과태료를 매기는데 최근 몇 년 동안은 (부과한 건이) 없었어요"라고 말했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예산지하차도~주교오거리 1차로에선 승용차 1대가 비상등을 켠 채로 길을 반쯤 막아선 탓에 속도를 줄여 피해 가야했다.

이밖에도 이면도로 불법주정차나 시장에서 도로 위에 쌓아놓은 물건 등은 진입을 어렵게 하는 장애물이다.

김동규 소방위는 "사건발생 시 펌프차와 물탱크차, 구급차 등이 함께 출동하는데 일반차량이 잘 모르고 행렬에 끼어드는 경우가 있어요. 시간도 늦어지지만 무엇보다 사고위험이 있기 때문에 교차로 등에선 사이렌 소리가 멀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주행해야 해요"라고 당부했다.

소방서로 돌아오는 길, 훈련에 함께하던 구급차가 신고를 받고 바삐 떠났다. 그 뒷모습에 생명을 지키는 '1분'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 이들의 노고가 녹아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태그:#소방차 길터주기, #길터주기 훈련, #소방차 방해,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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