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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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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재산에 대한 상속세 논란이 불 붙고 있다. 논란에 불을 붙인 건 이재용 부회장이 내야 할 상속세를 걱정하고 나선 언론들이다. 경제지를 비롯한 일부 언론 기사들은 이 부회장이 부담할 상속세를 10조 원 이상으로 예측하면서 세 부담이 너무 많다는 데 방점을 찍는다. 아래는 기사 제목들이다. 

- 이재용 10조원, 거 너무한 거 아니오? 불붙는 상속세 논란(국민일보)
- 이건희 상속세 11조…호주·캐나다였으면 한 푼도 안냈다(한국경제)
- CEO 상속세 잔혹사.. '조 단위 이재용'에 국민들도 "과하다"(파이낸셜뉴스)


현행 세법에 따르면 30억 원을 초과하는 상속재산에 대해선 법정 최고세율인 50%가 적용된다. 이 세율은 지난 2000년 1월 이후 20년째 줄곧 유지돼 왔다. 그런데 재벌가들의 상속 절차가 이뤄질 때마다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상속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목소리도 들린다. 27일 청와대 게시판에는 '삼성 상속세 없애주세요'라는 제목의 국민청원까지 올라왔다.

상속세 최고세율의 실제... 극소수

한국의 상속세는 정말 과도할까? 상속세 최고세율만 비교해 보면 그렇게 생각할 여지도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회원국 가운데 한국의 최고상속세율은 벨기에(80%)와 프랑스(60%), 일본(55%)에 이어 4번째로 높다.

그런데 최고 상속세율은 OECD 국가 상위권에 속하지만 실제 상속세 부담은 크지 않다.

국세청에 따르면 2018년 상속세 납부 대상자 전체는 총 8002명이었다. 2018년 34만8107명이 재산을 상속받았지만, 재산액 등 상속세 부과 기준을 충족하지 않아 제외됐다. 실제 상속세를 낸 사람들의 비율은 2.25%에 그친다. 대다수 국민들은 상속세에 대한 고민을 할 일이 없다는 얘기다.

더 나아가 최고 세율인 50%를 적용받는 상속자들은 극히 소수다. 국세청의 2019년 통계연보에 따르면, 과표 30억 원 이상인 상속자는 모두 557명에 불과하다. 이재용 부회장처럼 500억 원(과표)이 넘는 거액의 재산을 물려받은 사람은 단 12명뿐이다.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발인이 진행된 28일 조기가 걸린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사옥 모습.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발인이 진행된 28일 조기가 걸린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사옥 모습.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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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산 2000만 달러 넘으면 40% 이상 세금 매겨

미국도 고소득자의 상속에 대해선 매우 엄격하다. 조세재정연구원이 2011년 발간한 외국 상속세 비교 분석 연구에 따르면, 2009년 기준 미국 연방정부의 유산세 법정세율은 18~45% 수준이다. 각종 공제를 제외하고, 실제로 납세자에게 적용되는 세율인 실효세율은 법정 최고 세율의 절반(20.36%) 수준이다.

그런데 상속세는 상속 재산이 많을수록 급격하게 올라간다. 상속재산이 2000만 달러 이상인 상속자에게 적용되는 실효세율은 41.55%다. 상속재산이 200만 달러 미만인 경우 실효세율(4.14%)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물려받는 유산이 많을수록 그에 비례해 많은 세금을 걷는다는 게 미국의 원칙이다.

[일본] 중소기업 승계는 봐주지만 대기업 승계는 엄격

명목세율이 한국보다 높은 일본의 경우를 보자. 가업을 물려받는 경우가 많은 일본의 특성상 중소기업에 대해선 가업승계특례 제도 등을 통해 상속세 공제 혜택을 준다. 이에 따라 일본의 상속세 실효세율은 2017년 기준 12.95%로 최고세율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공제혜택을 주는 것은 중소기업 상속에 한해서다. 납세 유예 특례 역시 자본금 3억 엔 이하인 중소기업에 적용된다. 대기업 승계에 대해서까지 공제 혜택을 준다는 방침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고소득자 상속에 대해선 엄격하다. 과세구간이 6억 엔 이상인 경우 상속세는 55%의 최고 세율을 적용한다.

미국과 일본 모두 초고액 자산의 상속에 대해선 한국 못지않게 엄격하다.

경영권 승계 세금 안내려 물의 빚은 삼성

삼성 총수 일가가 이번에야말로 상속세 문제를 말끔하게 정리하고 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과거 삼성이 경영권 상속에 따른 세금 부담을 최소화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전적이 있어서다.

고 이건희 회장은 아버지인 이병철 선대회장으로부터 11조 원에 달하는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그런데 공익법인 등을 편법적으로 동원하면서 상속세 등 세금은 181억 원만 냈다.

이재용 부회장 역시 지난 1995년 아버지 이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60억8000만 원을 삼성 애버랜드 전환 사채를 저가로 구입해, 수백조 원의 그룹 경영권 승계 작업을 하다가 큰 물의를 빚었다. 이 부회장은 현재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행위 및 시세조종)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는 "앞으로 상속세율 개편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경우, 자칫 삼성 옹호론으로 비춰질 수 있다"면서 "상속세율 개편 여부와 상관 없이 삼성은 현재 상속법 체계에 따라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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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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