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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여성의전화 측이 30일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성명문을 낭독하고 있다.
 한국여성의전화 측이 30일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성명문을 낭독하고 있다.
ⓒ 한국여성의전화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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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당헌'을 바꿔서 내년 4월 서울시장·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에 후보를 내겠다는 의사를 표명하자, 여성계가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당헌 개정을 통한 내년 재보궐선거 후보공천'을 위한 전당원 온라인 투표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당헌 96조 2항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하에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전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은 현행 96조 2항에 '단, 전당원투표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이 추가된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29일 정책의원총회에서 "당헌에 따르면 두 곳 보궐선거에 저희 당은 후보를 내기 어렵다"면서도 "후보자를 내지 않는 것이 책임있는 선택은 아니며 오히려 후보 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게 책임 있는 공당의 도리라는 판단에 이르렀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대표는 "규정의 순수한 의도와 달리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이 유권자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약할 수 있다"라며 "최고위원회의의 동의를 얻어 후보 추천의 길을 열 수 있는 당헌 개정 여부를 전당원 투표에 부쳐 결정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해당 당규는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정치개혁 차원에서 만든 '혁신안' 중 하나다.

여성단체, 민주당 비판... "오로지 권력 재창출에만 급급"

여성단체들은 민주당 소속 지자체장의 성폭력 의혹에 따른 재보궐선거가 두 곳에서 이뤄짐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당헌을 바꾸면서까지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겠다는 뜻을 밝히자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여성단체 연대체인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공동행동'과 '오거돈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 등은 30일 오후 <더불어민주당은 '선출직 공직자 성폭력 사건' 반성 없는 당헌 개정 절차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기존 조항은 '선출직 공직자의 잘못'에 대한 당 차원의 성찰과 재발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였다며, "이러한 손바닥 뒤집기에 분노한다"라며 민주당의 당헌 개정 시도를 비판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선출직 지방자치단체장에 의한 성폭력 사건에서 근본적 성찰도 없이, 재발 방지와 책임있는 대책도 없이, 2차 피해에 대한 제지와 중단 노력도 없이, 피해자 일상 복귀를 위한 사회적 환경 개선 노력도 없이, 오로지 권력 재창출에 급급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폭력 문제를 반복하고도 이를 사소화하려는 남성 기득권 정치에 절망한다"라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당헌 개정 절차를 즉각 중단하고 사건 해결과 재발방지를 위해 책임을 다해 임하라"라고 강조했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지난 29일 민주당이 공지한 '전당원투표 제안문'을 빨간펜 첨삭 형식으로 규탄했다. 여.세.연은 "후보자를 내지 않는 것만이 책임 있는 선택이 아니"라는 주장에 "충남·부산·서울 세 명의 자치단체장의 성범죄 이후 어떤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였는가?"라고 반박했다.

이어 "재보선 승리가 중요하다"는 문장에 대해선, "재보선 승리만 중요하고 성범죄 근절은 중요하지 않은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또한 '전 당원 투표' 조항 추가 부분에 대해선 지도부가 져야 할 책임을 당원들에게 떠 넘기는 것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여.세.연이 29일 올린 게시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지난 29일 민주당이 공지한 "전당원투표 제안문"을 빨간펜 첨삭 형식으로 규탄했다.
ⓒ 여.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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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학자 권수현씨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의 헌법인 '당헌'을 고치는 것은 상당한 설득 과정과 명분이 있어야 한다. 근간을 뒤집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라며 "그렇다면 통렬한 반성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성폭력을 근절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치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넘어갔다. 그들에겐 성폭력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민주당의 태도를 비판했다.

권씨는 "이번 재보궐선거에 대한 공천 여부는 민주당에 자정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였는데, 스스로 패를 다 보여줬다"라며 "도덕적으로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아도 자신들을 찍어줄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는 속내를 보여준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은 당연히 후보를 내지 않음으로써 반성의 제스처를 보여줘야 하고, 입지가 좁아지더라도 자정 기간을 둬야 한다"면서 "'힘을 불리는 것' 자체가 정치의 목적이 되어버리는 구도 속에선, 정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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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박정훈 기자입니다. stargazer@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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