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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또 도살장 끌려가는 소가 되시려고 하느냐?"

홍준표 의원(5선, 대구 수성을)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리더십을 흔드는 당 안팎의 공세가 커지는 모양새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김종인 위원장의 리더십을 흔들면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6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지난 10월 6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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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의원은 1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웬만하면 참고 기다리려고 했다"라며 "그러나 당이 더 이상 추락 하는 것은 참기 어렵다"라고 썼다. 홍 의원은 "상임위원장 다 내 주고, 맹탕 국정감사 하고, 공수처 내주고, 경제 3법 내주고, 예산 내 주고, 이제는 의료대란의 원인을 제공한 공공의대도 내주겠다고 한다"라며 "당이 추구하는 새로운 길은 민주당 2중대 정당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민주당에서 쫒겨난 초선의원 출신에게는 쫓겨나자마자 쪼르르 달려가고, 문 대통령 주구(走狗)노릇 하면서 정치 수사로 우리를 그렇게도 악랄하게 수사했던 사람을 데리고 오지 못해 안달하는 정당이 야당의 새로운 길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과, 차기 대통령 선거의 야권 후보로 거론되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답답하고 답답하다"라며 "이 당에는 그렇게 사람이 없느냐? 103명의 국회의원 중 당을 맡아 운영할 제대로 된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느냐?"라고 질문했다. 특히 그는 현재 당의 처지를 "도살장 끌려가는 소"에 비유하면서, "탄핵도 그렇게 해서 당한 거다. 한 번 당했으면 두 번은 당하지 말아야지"라고 힐난했다. 

이어 "또 세월 뒤에 숨어서 기웃 거리다가 폭망할 건가? 당이 그리 되어도 내 국회의원 임기는 보장 되어 있으니 나만 괜찮으면 상관없다는 건가?"라며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에게 비판의 목소리를 높일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홍준표 "김종인 퇴진시키는 게 맞아"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을 방문, 김동명 위원장과 간담회를 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을 방문, 김동명 위원장과 간담회를 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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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이날 <중앙일보>는 홍준표 의원과의 인터뷰 내용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라는 표현을 쓰며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끌려다니니까 야당 지지율이 폭락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이런 식으로 계속 (당을) 끌고 가면, 퇴진시키는 게 맞다. 그건 퇴진시켜야 한다"라고도 강조했다.

지난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당시 미래통합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당선된 홍 의원은 아직까지 국민의힘에 정식으로 복당 신청을 하지 않은 상황이다. 복당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그는 "나는 이 당의 적장자"라며 "적장자 내쫓고 서자 데리고 와서 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거기에 심사받아가지고 입당을 해라? 그게 정상적인 절차인가?"라고 반문했다.

김종인 위원장을 향한 목소리는 당 안에서도 계속 나오고 있다. 조경태 의원(5선, 부산 사하을)은 지난 10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두 차례 글을 올려 비대위를 향해 날을 세웠다. 그는 "비대위는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라며 "무도한 문재인 정권과 단호하게 싸워야 할 시기에 뭘 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국민의힘이 추구하는 가치가 뭔지 모르겠다"라며 "당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총의를 모아 나가야 하는데 개인의 정당도 아닌데 이렇게 중요한 사안을 한 개인이 일방적으로 결정해서야 되겠느냐?"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0월 29일,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정운천 국민통합위원장 등과 함께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친(親)호남 친(親)전북 정당이 되기 위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겠다" 등의 발언을 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김종인 위원장은 "남원 국립공공의대설립과 관련해 의료계의 반대가 있었지만 계획안이 다시 나오면 국민의힘 차원에서 적극 협조하겠다"라고도 약속했다. 의료계 뜨거운 현안인 '공공의대 설립'과 관련해 종전 당의 기조와는 반대되는 방향을 천명한 셈.

원희룡 "적장자 하나도 안 중요... 홍준표, 가치도 전략도 틀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강원도, 경상북도, 충청북도, 제주특별자치도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지난 10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강원도, 경상북도, 충청북도, 제주특별자치도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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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달리 원희룡 제주지사는 홍준표 의원을 비판하는 입장을 내놓았다.

원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홍 의원 인터뷰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지금 우리는 적서 논쟁을 벌일 형편이 아니다"라고 맞섰다. 원 지사는 "변화와 혁신은 족보와 구력에 바탕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앙겔라 메르켈이 독일 보수의 적장자였느냐? 아니면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보수의 적장자였느냐? 세종대왕도 셋째 아들이었다"라고 예시를 들었다. "그런 것(적장자 논쟁은) 하나도 안 중요하다"라는 것.

원 지사는 "홍 전 대표 말대로 보수 우파가 뭉치면 집권할 수 있느냐?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느냐?"라고 되물었다. 그는 "'중도는 그저 힘 있는 데 붙는 사람들이다', '저들의 갈라치기에 우리도 갈라치기로 맞서자'는 건 가치의 면에서나 전략의 면에서나 다 틀린 말"이라며 "지금 김종인 비대위는 패배의 그림자를 지우는 중이다. 시간을 더 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종인 비대위는 과거의 그림자를 지우는 일만 하면 된다. 그걸로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한 것"이라며 "지금은 비대위를 중심으로 힘을 모을 때이다. 비대위를 흔들 때가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현 비대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냈던 장제원 의원도 김종인 위원장 퇴진론에는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장 의원은 지난 10월 29일 "일부 언론에서 내가 조기전당대회를 주장하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라며 "비판과 퇴진 요구는 다르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금 시점에서 조기전대를 주장하는 것은 섣부른 행동"이라고 규정했다. "우리가 스스로 총의를 모아 결정했던 비대위"라며, 대신 "잘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비판하고, 잘하는 것에 대해서는 격려도 하면서 비대위가 올바르게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성숙한 민주 정당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도,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가 조기 전대 등으로 일찍 마무리될 가능성은 낮게 보았다. 엄경영 소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단은 다음 보궐 선거까지 대안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김종인 위원장 등을 흔드는 사람들은 강경보수에 가깝다는 특징이 있다"라며 "여전히 강경보수로는 국민의힘에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부류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다소 갈등이 있더라도 보궐선거까지는 이대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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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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