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대구FC를 꺾고 통산 8번째 K리그 챔피언에 등극했다.

전북은 1일 오후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0' 27라운드 대구와의 홈 경기에서 조규성의 멀티골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뒀다.

이 승리로 전북은 19승 3무 5패의 성적으로 승점 60점을 기록, 같은 날 광주FC를 3-0으로 물리친 울산 현대에 승점 3점 앞서며 우승을 차지했다.

멀티골 조규성, 전북의 우승 이끌다

무승부만 거둬도 우승할 수 있었던 전북은 초반부터 경기 주도권을 잡은 채 공격적인 경기를 펼쳤다. 전반 12분 이동국의 발리슛을 시작으로 포문을 연 전북은 바로우의 스피드와 양쪽 풀백들의 오버래핑을 이용한 공격전개로 득점을 노렸지만 대구의 골문을 열기가 쉽지 않았다.

열리지 않던 골문은 전반 25분 터졌다. 왼쪽에서 오버래핑을 시도한 최철순이 크로스를 올리고 조규성이 헤더골로 연결시키면서 전북이 1-0으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조규성의 득점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전반 38분 바로우가 왼쪽에서 낮게 깔아찬 슈팅이 수비맞고 흐르자 페널티박스에 위치해있던 조규성이 받아 낮게 깔아찬 슈팅으로 득점을 터뜨리며 승부에 쐬기를 박았다.

승리의 일등공신은 단연 조규성이었다. 올시즌 전북에 입단한 조규성은 U-22룰속에 리그 22경기에 나서는등 꾸준한 출전기회를 부여받았지만 2골에 그친데다 피지컬, 볼 키핑능력등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이면서 힘겨운 첫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마지막 경기에서 화려하게 빛났다. 우승을 결정지을 대구전에 선발출전한 조규성은 오른쪽 윙 포워드로 출전해 적절한 빈 공간 침투와 문전앞 집중력을 바탕으로 멀티골을 기록해 스스로의 활약으로 팀을 승리로 이끄는 모습을 보여줬다.

조규성의 멀티골 활약은 전북에게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동국의 은퇴와 함께 구스타보의 백업, 나아가 미래의 전북 원톱 공격수 자리를 맡어야 할 선수가 필요해진 전북은 조규성을 비롯해 이근호, 김승대(강원 임대중)가 있지만 모두 전북에서 보여준 활약이 미미한데다 경험이 부족하다는 약점을 갖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조규성은 멀티골을 기록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득점장면 모두 자신의 장점을 유감없이 보여준 조규성은 멀티골로 화려하게 날아올랐고 미래 전북을 이끌어갈 공격수라는 것을 증명한 경기였다 할 수 있었다.

'V8', 4연패... K리그 1 최강자 입증한 전북

2009년 창단 첫 우승을 시작으로 지난시즌까지 11시즌 동안 무려 7차례 리그 우승을 이룩했던 전북은 지난 10여년간 K리그 최강자 자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제 남은건 성남 일화(현 성남FC)의 기록을 경신하느냐가 관건이었다. 2014년 시민구단으로 전환되기 전까지 성남 일화는 7차례 리그 우승을 비롯해 2001~2003년까지 리그 3연패를 기록하며 이제까지 리그 최다우승, 최다 연속우승(3시즌 연속)이란 기록을 갖고 있었다.

올시즌 전북은 이 아성에 도전했지만 과정이 험난했다. 경쟁팀인 울산 현대와 치열한 우승경쟁을 펼친 전북은 확실하게 잡아야 할 경기에서 발목이 잡혀, 승점차가 7점차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절체절명의 순간 전북의 뒷심이 빛났다.

우승을 눈앞에 뒀던 울산이 마지막 3경기에서 1승 2패로 주춤한 사이 전북은 이 3경기를 모두 승리를 거두는등 위기에서 더 집중력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이며 왜 전북이 K리그 1 최강자인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특히 울산과의 3경기를 모두 승리한 것이 주효했다. 6월 28일 첫 경기에서 압도적인 경기력끝에 2-0 승리를 거둔 전북은 9월 17일 열린 홈 경기에서도 2-1 승리를 거두며 승점차를 좁혔던 전북은 지난 10월 25일 열린 울산과의 경기마저 1-0 승리를 거둬 순위를 뒤집은 끝에 우승을 거머쥘 수 있었다.

이 우승으로 전북은 K리그 역사에 새로운 한 장을 장식했다. 8번째 우승으로 리그 최다우승팀으로 올라선 전북은 4시즌 연속 우승을 거머쥐며 최다 연속우승 기록도 함께 경신했다.

한편 이 경기에서 이동국에 대한 모라이스 감독의 배려도 빛났다. 프로통산 마지막 경기에 나서는 이동국이 얼마나 출전하느냐가 관심을 모았는데 모라이스 감독은 이동국을 선발로 출전시키면서 그의 마지막 경기를 아름답게 장식했다. 이동국은 비록 득점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90분 풀타임 활약하며 모라이스 감독의 배려에 보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전반 20분에는 모든 팬들이 기립박수로 그의 은퇴를 축하해주는 훈훈한 장면을 연출하는 등 2020년 11월 1일의 전주 월드컵 경기장은 전북의 새로운 역사, 이동국의 아름다운 은퇴식과 함께 아름답게 마무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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