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재난지원금을 두고 정치권의 입장이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여야 모두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대규모 경제적 지원의 필요성 자체는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실행 방안에 대해서는 다른 태도를 취하는 것.

국민의힘은 제3차 재난지원금 예산도 내년도 본예산에 함께 편성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재난지원금과 관련한 구체적 협의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본예산에 편성하기에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임시적·즉흥적 추경으론 안 돼... 본예산으로 편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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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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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4일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3차 대유행이 예고되다시피 했고, 백신의 구매와 보급도 생각보다는 늦어져서 코로나 상황이 내년 연말까지는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내년에도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피해업종이 많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 원내대표는 "여기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데에는 반대하는 분이 별로 없다. 거기에 대한 대비를 세워놔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라면서도 "내년 4월 서울시장·부산시장 선거 앞두고 선심성 추경을 하는 것엔 많은 우려가 있다"라고도 지적했다.

그는 특히 "올해처럼 임시적이고 즉흥적으로 서너 차례씩 추가경정예산을 짜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재정건전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나라의 살림살이를 예측 가능하게 해야 한다. 또 올해처럼 100조 원 이상 빚내는 이런 운용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꼬집었다. 제3차 재난지원금 예산은 추경이 아니라 본예산에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같은 당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전날 기자들과 만나 "12월 2일에 본예산을 통과시켜놓고 내년 1월에 재난지원금 추경을 한다고 창피하게 얘기할 수 있나"라며 주 원내대표와 비슷한 의견을 밝혔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3차 재난지원금의 시급성을 주장하며 관련 예산의 내년도 본예산 편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 대변인은 이날 낸 논평에서  "지금 바로, 국회가 시급히 '3차 재난지원금' 논의를 시작해야 된다"라며 "나무가 말라비틀어진 뒤 물을 줘봤자 소생은 더욱 힘들어진다. 경제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배 대변인은 이어 "지금 본예산에 포함해도 내년 1월 이후에야 지급 가능하다"라면서 "그럼에도 '시기상조'라며 더불어민주당이 외면하겠다면, 앞으론 '일하는 국회', '민생'을 입에 올리지도 말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논의 필요... 일주일 사이에 본예산 포함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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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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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당에서는 3차 재난지원금을 내년도 본예산에 포함시키는 데에 신중한 분위기다.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제3차 재난지원금의) 그 규모와 내용 그리고 예산수요에 대한 부분이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라며 "그것에 대한 수요를 조사하고 금액과 규모, 그리고 지급대상과 범위를 정하는 부분들이 그렇게 빨리 진행될 수는 없다"라고 지적했다. 내년도 본예산에 포함하기 위한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야기였다.

김 수석부대표는 "국채를 발행하지 않으면 재난지원금을 지원할 수 있는 재원이 없는 상황"이라며 "여야의 동의,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고 어느 국민에게 어느만큼 지급할 것인가, 보편적으로 지급할 것인가 선별적으로 지급할 것인가, 또 얼만큼 할 것인가에 대해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도 말했다.

결국 "총론에 대해서 재난지원금을 통해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그런 방향에 대해서는 동의한다"라면서도 "일주일 사이에 본예산에 (재난지원금 관련 예산을 추가로) 태우는 문제에 관해선 쉽지 않으니까, 2일까지 빨리 마치고 재난지원금에 대한 논의를 해나간다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3차 재난지원금과 관련한 요구는 정의당에서도 나오고 있다. 강은미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오전 당 대표단회의에서 "3차 전국민 재난지원금과 전국민 고용소득보험제 등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시급히 논의해야 한다"라며 "다만, 지난 2차 재난지원금처럼 선별적 집행은 그 효과가 한정적이고, 오히려 하위계층의 소득하락이 있었다는 지적도 있는 만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