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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5일부터 12월 1일까지는 '세계 여성폭력 추방 주간'이였다. 가정폭력, 성폭력, 디지털성범죄 등 변경된 여성폭력방지기본법에 따라 올해부터는 관련 캠페인을 통합으로 실시하게 됐다. 그럼에도 대대적인 추방 기간 동안 정부 시책과 여가부는 조용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트위터 한 조각의 말, 오렌지더월드 외에는 여가부의 별다른 캠페인 진행은 보이지 않았다. 유튜브엔 연대하겠다는 감성적 메시지만 뒷북처럼 올라왔다.

코로나19와 함께 마비된 일상에서, 여성들은 분명 지금 참을 수 없는 답답한 지경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쉽사리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오지 못한다. 가정폭력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당장의 경제, 주거, 안전, 돌봄에 대한 총체적이고 복합적 지원들이 필요하다. 그러나 신고해도 번번이 돌아가는 경찰, 피해자가 모든 것을 버리고 숨어 들어가야 하는 1980년대 낡은 피해지원인 쉼터의 현실은 가정폭력당사자들에게 용기를 낼 사회적 안전망으로 충분히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가부나, 여성인권진흥원에서 하는 공익광고는 신고하고 목소리를 내라는 광고가 전부다.

행사 진행 2주, 1주 전까지도 여성가족부 홈페이지에는 별다른 행사 계획이 보이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가정 안에서 돌봄노동으로 고통받고 있을 폭력피해여성들의 현실을 그대로 묵과할 수 없어, 서울 중구청에 찾아가 2020 세계여성폭력추방기간 행사의 협조를 구했다. 그러나 예산이 없다는 말만 맴돌 뿐, 중구청은 결국 폭력추방기간에 아무런 예산지원을 하지 않았다. 결국, 중구민의 순수 자발적 재원으로 충무로 8번 출구 앞에서 캠페인을 시작했다.
 
2020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 가정폭력당사자네트워크 시작의 김이분회원이 뜨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그의 수강생들이 제작한 천여벌의 물품을 행사용으로 후원받아 가정폭력추방 시민기금을 마련하고 있다.
▲ 2020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 가정폭력당사자네트워크 시작의 김이분회원이 뜨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그의 수강생들이 제작한 천여벌의 물품을 행사용으로 후원받아 가정폭력추방 시민기금을 마련하고 있다.
ⓒ 함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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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를 알릴 수 있는 포스터는 인근의 경인디앤피 인쇄소가, 행사용 뜨개는 중구주민인 김이분씨가 협찬해주셨다. 행사수익금은 전액 가정폭력당사자들의 공간운영의 지속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올해, UN에서는 가정폭력추방운동의 컬러와 표어로 오렌지더월드를 내세웠다.
가정폭력당사자들의 경제적-심리적-사회정치적 네트워크 강화를 추구하며 올해 2월 출범된 비영리민간단체 가정폭력당사자네트워크시작에서는 기존의 정체돼 있는 여성운동을 견인하고, 새로운 가정폭력 운동의 동력을 조성하기 위해 순수 비영리 자발적 시민모임으로 조직 및 운영되고 있다.
 
가정폭력없는 오렌지더월드 행사포스터 디자인의 사용된 로고와 디자인 모두 당사자가 직접 드로잉하고, 제작하여 행사 추진의  의미가 깊다. 향후 운동 수익금의 1%를 당사자인 임작가에게 지불하기로 했다.
▲ 가정폭력없는 오렌지더월드 행사포스터 디자인의 사용된 로고와 디자인 모두 당사자가 직접 드로잉하고, 제작하여 행사 추진의 의미가 깊다. 향후 운동 수익금의 1%를 당사자인 임작가에게 지불하기로 했다.
ⓒ 심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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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은, 함께 뜨개를 하거나 홍보포스터를 보며 영하권의 추운날씨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여성폭력추방캠페인을 관심있게 지켜봤다. 지나가는 시민들은 활동가들의 손뜨개 작품과 퍼포먼스를 지켜보며, 여성폭력근절에 대한 의미를 새긴다.
 
페미 뜨개 여성폭력근절을 위해 현장을 방문한 함효정회원이 천막안에서  뜨개평화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 페미 뜨개 여성폭력근절을 위해 현장을 방문한 함효정회원이 천막안에서 뜨개평화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 심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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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첫날, 가까스로 바람을 피할 천막을 설치하고 나니 남성 목소리가 들려왔다. 중구청에서 나왔다는 남성 뒤로 서너 명의 남성이 더 보였다.

천막를 치우라는 말에, 중구청 여성정책팀에 협조를 구하던 문자 메시지를 보여주며 설명해봤다. 하지만, 공무원들은 천막을 거두라고 무섭게 말을 건넸다. 분명 공무원일 텐데 명찰도 이름도 보지 못했다.

잠시 후, 중구청 관계자가 손가락으로 입을 가리면서 쉬쉬하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는 거듭해서 지난해에도 여성폭력 근절 예산이 0원이였다고 말한다. 나는 이를 한 구청의 문제로 여기지 않는다. 서울시 전체, 여가부 행정의 사업계획의 문제로 보고 있다. 여가부, 서울시, 지자체가 여성폭력추방에 관한 공식적이고 일렬한 행사계획이 없는 상태에서 지역주민 주도의 추방 캠페인을 벌이는 것조차 쉽지 않다.

코로나19 사태속에서 가정폭력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가장 강력하게 은폐되어 있다. 가정에서, 경찰신고단위에서, 쉼터입소와 퇴소, 연계과정에서 자립의 전 과정은 그야말로 여성폭력에 대응해야 하는 지난하고 험난한 과정들을 모두 보여준다. 캠페인 현장에는 당사자들이 직접 쓰고 출판 유통하고 있는 <2020 가정폭력을말해요>와 1980년대 여성문제를 담아 얼마전 복간 출판된 보물같은 손이덕수 여성학자의 저작물 <수레를 미는여성들>이 판매되고 있다.
 
손이덕수 실천여성학자 방문 수레를미는여성들의 저자 손이덕수 선생님이 남편되시는 이삼열(전, 숭실대 철학과 교수, 현)대화아카데미 총장)선생님과 따님의 친구분과 함께 행사장을 방문해 기념사진을 남기셨다.
▲ 손이덕수 실천여성학자 방문 수레를미는여성들의 저자 손이덕수 선생님이 남편되시는 이삼열(전, 숭실대 철학과 교수, 현)대화아카데미 총장)선생님과 따님의 친구분과 함께 행사장을 방문해 기념사진을 남기셨다.
ⓒ 심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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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에는 가정폭력, 성폭력 추방 통합 캠페인 주간인 만큼, 적정한 예산과 대대적인 추방캠페인이 여가부, 서울시 전국 단위로 펼쳐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여성폭력 근절에 관한 일은 여가부,시도군수장 모두의 책무이니만큼 예산편성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 나는 중구청이 적정한 여성폭력 근절 예산을 수립할 때까지 충무로역 8번 출구 앞에서 여성폭력추방을 계속 알릴 것이다. '365일 여성폭력추방데이'가 필요하다.

덧붙이는 글 | 전)정치하는엄마들 운영위원
현)가정폭력당사자네트워크 시작 대표
현)시작femin-bookcafe 운영중
사회복지정책 박사과정 준비중
할말 다큐영상 제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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