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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빌딩 '광화문글판'에 게재된 고래 낚시 그림.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가 즉각 교체를 요구했다
 교보빌딩 "광화문글판"에 게재된 고래 낚시 그림.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가 즉각 교체를 요구했다
ⓒ 교보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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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2일 오후 8시 1분]

서울 한복판 교보빌딩 '광화문 글판'에 작은 배를 탄 사람이 커다란 고래를 낚시로 낚아서 올리는 그림이 게재됐다.

광화문 글판에 부착된 이 그림은 낚시꾼이 배 위에서 낚싯대를 이용해 '혹등고래'로 추정되는 고래를 잡아 올리는 그림이다. 교보생명 홈페이지에 공지된 내용에 따르면, 이 그림은 2020년 11월 30일부터 2021년 2월 28일까지 게시된다.

이에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2일 "교보생명은 부적절한 이 그림을 즉각 교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핫핑크돌핀스는 "고래류는 국제보호종으로서 전 세계적으로 포획이 금지되어 있으며 국제사회는 1986년 이후 대형 고래류의 상업 포경을 금지하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 역시 1986년 이후 대형 고래류뿐만 아니라 소형 돌고래류 포함해 모든 종류의 고래에 대한 포경을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광화문 교보빌딩 글판에 실린 그림은 가슴지느러미가 매우 긴 모습과 전체 형태로 보아 대형 고래 가운데서도 '혹등고래'"라면서 "이 고래는 한국 바다에서 멸종위기에 처해 있어 특별히 한국 정부는 혹등고래를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해 어떤 종류의 포획이나 고래고기 유통 등 상업적 목적의 사용을 일체 금지하고 있다"고 상기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와 한국 정부 모두가 공통으로 엄격히 포획을 금지하면서 보전에 신경을 쓰는 소중한 해양동물 혹등고래를 낚시꾼이 잡아들이는 모습이 한국의 중심부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 크게 버젓이 내걸려 있다"면서 "이것은 국제사회에 큰 망신이며, 정부가 대내외로 선언하고 추진하는 고래 보호 정책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광화문 글판에 걸려 있는 고래를 잡는 이런 그림은 교보생명의 이미지에도 전혀 도움이 안 되고, 오히려 기업 이미지를 먹칠하는 것"이라면서 "설마 교보생명이 고래를 잡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홍보하고 싶으신 것은 아닐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따라서 핫핑크돌핀스는 "심각하게 부적절한 이번 광화문 교보빌딩 글판의 고래잡이 모습을 즉각 내리고, 다른 것으로 교체해주실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요구했다.

교보생명 "다른 시각 있는 만큼 주의 기울일 것"

이에 대해 교보생명 관계자는 2일 오후 "이번 디자인은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에서 시상을 얻은 김종삼 시(어부)의 원문의 느낌을 살려 '기적'과 '희망'을 메타포로 표현한 것"이라며 "다만 작품 의도와 다르게 다른 시각도 존재하는 만큼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태그:#고래 포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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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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