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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8일 롯데마트에서 예비 안내견과 퍼피워커의 출입을 막아 논란이 된 일이 있었다. 매장 출입구에서는 무사히 입장했지만 내부에서 매니저로 추정되는 인물이 이들의 출입을 제지했다. 강아지가 '안내견 훈련 중'이라는 표지를 붙이고 있었는데도 해당 직원은 "장애인도 아니면서 강아지를 데리고 오면 어떡하냐"고 언성을 높였다고 한다.

이 사실이 알려지고 비난이 폭주하자 롯데마트 측은 11월 30일에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으나, 온라인상에서는 사후 대책이 애매하고 무성의한 사과문이라는 평이 나왔다. 하지만 롯데마트에서 게재한 사과문의 더 큰 문제는, 이 사건의 '진짜 문제'를 축소한다는 것이다.

필요한 것은 배려가 아니다

롯데마트에서 게재한 사과문에는 이렇게 기재되어 있다.

"롯데마트 잠실점을 내방한 퍼피워커와 동반고객 응대 과정에서 견주님의 입장을 배려하지 못한 점을 인정하며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롯데마트에서 게재한 사과문
 롯데마트에서 게재한 사과문
ⓒ 박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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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롯데마트 측의 잘못은 '배려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예비 안내견과 퍼피워커가 마트에 출입할 수 있는 정당한 권리를 침해한 것'이다. 배려는 타인에 대하여 도와주거나 마음을 써주는, 굳이 말하자면 윤리적인 영역에 속하는 행위이고 안내견의 출입을 막는 것은 장애인복지법을 위반하는 행위다. 이를 분리해서 봐야 한다.

장애인복지법 제90조에 따르면 '보조견 표지를 붙인 장애인 보조견을 동반한 장애인, 장애인 보조견 훈련자 또는 장애인 보조견 훈련 관련 자원봉사자의 출입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한 자는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물론 당시엔 이러한 사실에 대해 잘 몰라서 일어난 일이겠지만, 롯데마트 또한 사과문을 올린 시점에는 이 부분을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어차피 벌어진 일이라면 이번 일을 통해 안내견의 출입을 막는 행위가 이해나 배려의 영역이 아니라 정당하게 누려야만 하는 권리라는 점을 짚고 넘어가야 하지 않을까. 

롯데마트 측에서는 적어도 사과문에 '배려'라는 모호한 표현이 아니라 '장애인복지법을 위반하고 권리를 침해했다'는 분명한 사실을 명시했어야 한다. 적어도 그 사과문을 읽는 사람들에게라도 안내견의 출입과 시각장애인의 권리에 대해 그들이 몰라서 실수했던 사실을 바로잡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말이다.

몰랐다면 이제 알아야 한다

이번에 '장애인도 아니면서 강아지를 데려왔다'는 말을 들은 퍼피워커는 안내견을 생후 7주부터 약 1년간 돌보며 사회화 훈련을 도와주는 봉사자를 말한다. 추후 시각장애인과 일상생활을 해야 하는 예비 안내견은 일반 가정에서 위탁 훈련을 받고, 안내견 학교의 담당자가 정기적으로 방문해 훈련을 돕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예비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이 갈 수 있는 장소를 어디든 함께 갈 수 있도록 교육받아야 한다. 예비 안내견이 대중교통, 백화점, 대형마트 등을 접하고 그곳에서 안내하는 법을 배울 수 없다면, 시각장애인도 그 시설들을 누릴 수 없다는 뜻이니 말이다. 그래서 예비 안내견은 현재 현역으로 시각장애인을 돕고 있는 안내견들과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다.

안내견들이 공공장소에 출입할 수 있다는 사실은 장애인복지법 제40조에도 명시되어 있다. 이에 따르면 '보조견 표지를 붙인 장애인 보조견을 동반한 장애인이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공공장소, 숙박시설 및 식품접객업소 등 여러 사람이 다니거나 모이는 곳에 출입하려는 때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해서는 안 된다'고 되어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논란이 되면서 시각장애인의 출입을 막는 업장이 그 외에도 적지 않다는 사례가 쏟아져 나왔다. 안내견이 업장에 입장할 수 있다는 사실이 당연시되어 있지 않은 사회에서 많은 시각장애인들은 업장에 법 조항을 보여주며 재차 부탁하거나 설득하는 등 비장애인이라면 불필요한 노력을 들여야 한다. 그리고 그저 조용히 발길을 돌려 나오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몇 달 전에는, 미래한국당 김예지 의원의 안내견 '조이'의 국회 출입이 논란이 됐다. 국회에서 처음에는 국회법상 '회의 진행에 방해가 되는 물건이나 음식물을 반입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들어 선뜻 조이의 입장을 허가하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국회에 입장할 수 없다면 어딘들 쉽게 입장할 수 있을까? 김예지 의원은 이후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하는 일명 '조이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법적으로 시각장애인이 누려야만 하는 권리가 명시되어 있으나, 결국 일상에서 불편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와 문화 속에 안내견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스며들어 있는지가 중요할 것이다. 위반 사항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뿐 아니라 사회적 합의가 더욱 시급하다는 뜻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의 눈이다. 지난 논란 이후 롯데마트 측에서는 전점 입구에 '안내견은 어디든 갈 수 있습니다'라며 '안내견 입장 가능' 안내문을 부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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