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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작업실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 박종호 작가 자신의 작업실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 이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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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는 동백군락지가 있다. 겨울나기 꽃인 동백은 겨울을 버티는 강인함보다 따뜻한 곳에서 봄이 오길 기다리는 꽃이다. 박종호(28) 작가의 작품은 동백을 닮았다. 애타는 사랑, 절절한 기다림이 담긴 꽃말처럼 그의 손길에 사랑과 기다림이 있다.

지난 11월 10일, 제주도 스위스 마을에서 미술 활동을 하는 박종호 작가를 만났다. 그는 28년 동안 제주도를 벗어난 적이 없는 순수 도민 작가이다. 제주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 후 개인전을 포함해 8회의 전시회를 열었다.

그에게 제주도에서 활동 하고 있는 이유를 묻자, "제주도는 존재 자체가 영감이에요. 스트레스를 받거나 일이 안 풀릴 때 해안도로 드라이브를 하면 잊었던 초심도 찾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죠"라고 말했다.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제주도에서 그림 그리는 박종호입니다. 아직 작가라고 불리기 민망할 정도로 뚜렷한 업적은 없지만, 꾸준히 전시회를 열고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 미술을 하게 된 이유가 뭔가요?
"어릴 때부터 낙서를 좋아했어요. 색에 대한 관심이 있어 아동미술학원도 다녔어요. 고1 때 입시학원을 다닌 게 본격적인 시작입니다. 사실 디자인학과를 지망했지만 서양화과에 입학 했죠. 처음에는 생각보다 다른 점이 있어 어려움이 많았지만, 고학년이 될수록 저만의 스타일로 그릴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 좋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서양화과를 다니면서 미술 작가의 꿈을 키운 겁니다."

- 지금은 무슨 활동을 하시나요?
"스위스 마을에서 전시회를 하고 있습니다. 전시회를 하는 것은 가수들이 음반을 발매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어렵게 창작한 작품을 나만 간직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에 공개하고 익숙해지게 만드는 것이 중요해요. 힘들지만 하나의 경력이 되는 만큼 버텨내야죠."

- 고액의 미술 작품을 보면 선이나 점 같은 단순한 형태로 이루어진 작품도 있던데, 본인의 생각은 어떤가요?
"미술을 포함한 예술작품이라는 것은 단순히 보여지는 것만으로 평가할 수 없어요. 작품을 만든 작가의 가치와 역사, 메시지가 있고, 스토리텔링을 통한 작품의 이야기가 숨 쉬고 있죠. 구매하는 사람도 그 가치를 인정하기 때문에 작품을 선택하는 것이고, 평가에 있어서 주관성이 개입되지만 그전에 해당 작품과 작가가 왜 유명해졌나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죠. 작품의 가치는 결코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박종호 작가는 지난 10월부터 제주도 스위스 마을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다. 박종호 작가 옆에 있는 하얀 케릭터는 본인 작품에 나오는 케릭터를 형상화한 모습이다.
▲ 본인 작품을 실사화한 모형에 기대고 있는 박종호 작가 박종호 작가는 지난 10월부터 제주도 스위스 마을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다. 박종호 작가 옆에 있는 하얀 케릭터는 본인 작품에 나오는 케릭터를 형상화한 모습이다.
ⓒ 이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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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부터 이어진 그의 전시회는 지인의 추천으로 하게 됐다. '배고픈 예술가', '고독한 미술가'라는 고정관념은 옛말이라는 그는 "미술을 전공했다고 모두가 작가가 되는건 아니에요. 선생님, 직장인, 전문직 등 진로의 폭은 다양합니다. 예술가를 지원해주는 프로그램도 많아요. 제가 하고 있는 전시회도 라프(주 아트플레쉬)에서 공간, 숙소, 활동비를 지원 받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 본인 작품에 담고 싶은 메시지 혹은 신념이 있겠죠?
"저는 세상이 사랑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행복한 일들과 생각이 가득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제 작품을 보고 사랑을 느낀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박종호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다.
▲ 박종호 작가의 대표작 <존재의 이유> 박종호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다.
ⓒ 이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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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인 작품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뭔가요?
"<존재의 이유>입니다. 캐릭터의 표정도 좋고 작품 자체에 생동감이 있어서 좋아합니다. 무엇보다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게 가장 잘 드러난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핸드폰 화면도 이 작품으로 해놨습니다."

- 특별히 닮고 싶은 작가는 누군가요?
"데이비드 호크니를 좋아합니다. 팝아트적 시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으로 유명한 작가입니다. 페인팅 기법도 독특하고 파스텔톤 색감은 사람의 마음을 끌리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모자이크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독특한 화법을 배우고 싶네요."

- 인생에서 가장 좌절한 순간이 언제인가요?
"크게 좌절한 순간은 없어요. 작업을 끝낼 때마다 아쉽고 부족한 점을 많이 느끼지만 반대로 미세하게 발전하는 모습도 있습니다. 좌절할 시간에 기어가더라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향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닐까요?"
 
스위스 마을 전시회에 전시하고 있는 박종호 작가의 작품들
▲ 박종호 작가의 전시품 스위스 마을 전시회에 전시하고 있는 박종호 작가의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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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호 작가의 작품은 유난히 남녀가 껴안고 있는 모습이 많다. 작품에 자신의 색을 입히고 싶다는 그는 "작품에 캐릭터들은 저의 자화상이에요. 예전부터 사랑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고, 그 본질이 남녀라는 생각에 캐릭터로 구현한 겁니다. 먼저 저를 사랑해야 진짜 사랑의 시작인 겁니다"라고 말했다. 

태그:#제주도, #미술작가, #청년작가, #미술작품, #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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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기자를 지망하는 시민기자 이윤호 입니다. "99명의 범인을 놓쳐도 한 명의 무고한 사람이 생기는 것을 막겠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기사도 마찬가지입니다. 99개의 옐로우 저널보다 한 개의 신뢰 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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