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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한철 전 화성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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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화성습지 국제 심포지엄이 지난 1일 열렸다. 코로나19로 행사 현장에는 50인 이하의 최소 인원이 모였고, '대회'에 대한 아쉬움은 유튜브 생중계로 달랬다. 한국어와 영어로 동시통역을 제공한 두 채널에 200명 이상의 국내외 참석자가 실시간으로 참여했다.

국제심포지엄을 통해 화성습지의 가치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녹화 방송으로 발표한 기조강연자 닉 데이비슨 교수(전 람사르협약 사무부총장)는 MA*를 소개하며 습지의 전반적인 가치와 습지가 지구생태계에서 얼마나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지를 찬찬히 설명했다.

새와생명의터 나일 무어스 박사는 최근 6개월간의 조사 결과를 들며 화성습지 람사르 선정기준 6개 중 3개를 넉넉히 충족함을 재삼 강조했다. 화성습지는 한국에서 생물다양성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한 결과이다.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 습지 보전으로 남북을 연결하며 애쓰고 있는 독일 한스자이델재단이 북한의 문덕 습지와 우리 화성습지의 교류와 보전에 적극 협조하겠다며 행사를 후원하고 현장에 참여했다. 천군만마를 얻었다.

한국농어촌공사에서 나온 최강원 박사(농어촌연구원 수자원연구실장)마저 '지속가능한 발전'과 시대에 걸맞은 전환을 어떻게 이뤄가야 하는지 이야기했다. 화성호 어민발전협의회 최진철 회장은 "화옹방조제로 어장을 잃은 피해어민의 아픔이 여전하다"며 힘주어 말했다. 우리 모두에게 던져진 과제와 같은 그의 말에 현장은 숙연해졌다.

유튜브 실시간 채팅창엔 "토론도 좋고 합의도 좋지만, 당장 화성습지를 보전해야 한다", "국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임을 확인했는데 무얼 더 망설이냐, 화성시와 정부는 응답하라", "과거 토건사업에 따른 정부의 거짓말로 상처받고 피폐해진 지역민(어민)을 치유하는 게 중요하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토록 보존가치가 있는 화성습지로 수원시는 수원군공항을 이전하고 싶어 한다. 수원시 5명 국회의원들은 심포지엄 다음 날인 12월 2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경기남부 국제공항 유치 건의서'를 전달했다. 앞서 수원시는 지난 10월 국토부에 건의문을 올렸다. "제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에 경기 남부권 국제공항 건설계획을 반영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수원시가 그렇게 지키려고 애쓰며 학명을 붙이고 시의 상징 '수원이'까지 만든 주인공 '수원 청개구리'가 화성습지에 살고 있다. 군 공항이든 민간 국제공항이든 화성습지에 세워지면 수원 청개구리는 사라진다.

수원시장과 수원 국회의원이 유치하고자 하는 경기남부 국제공항은 증설 중인 인천공항과 매우 가깝다. 이렇게 소중한 자연을 파괴하면서까지 신공항을 건설하려는 그들의 참뜻은 무엇인가. 문제점을 알기는 하는 걸까. 모르면 무식한 거고 알고도 저러는 거면 나쁘다고 밖에.

자연습지는 탄소를 머금고 기후를 안정화하고 뭇 생명을 품어 살린다. 습지와 자연 보전은 또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근본적으로 예방한다. 코로나19와 기후위기 시대에 자꾸 사라지는 자연환경을 안타까워하는 수많은 시민들은 이를 어떻게 생각할까.

우리 곁에 있기에 인간뿐 아니라 온 존재를 여전히 빛나게 할 화성습지, 이를 보전하는 것은 우리의 선택이 아니라 의무이다. 당연히 당장 해야 할 일이다. 존경하는 독자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새천년생태계평가보고서(Millenium Ecosystem Assesment 2005: MA)는 <Ecosystems AND HUMAN WELL-BEING: WETLANDS AND WATER>란 제목의 지구 생태계 연구보고서로, UN 코피아난 사무총장의 요청으로 2001~2005년 전 세계 1360여 명의 과학자가 참여해 저술했다. 지구 생태계 연구와 정책 입안하는 이들에게 관련 지침을 제공하기 위해 저술되었으며, 최신의 과학 정보와 연구 결과가 집대성되어 지금까지도 인용되고 회자되는 중요한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