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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처음 만난 건 체육공원에서 오랜만에 강아지와 산책하면서부터다. 군살 하나 없는 날씬한 몸은 딱 보아도 살을 빼기 위해 걷는 것 같아 보이진 않았다. 종종 같은 시간에 마주치곤 하던 그녀가 궁금해 그녀의 속도에 보조를 맞춰 걸었다.  

"하루에 보통 1만 5천 보 이상 걷죠. 세상에 건강만큼 중요한 게 어디 있나요?"

2015년에 유방암 수술 후 3년 반을 요양병원에서 지낸 박현주(56)씨. 

"아프기 전에는 남편 뒷바라지하는 게 일과의 전부였어요."

여느 아줌마와 같은 평범한 일상을 보내며 체중이 70kg까지 올라가기도 했다고. 그는 8년 전 광주에서 완도로 내려와 남편이 하는 사업처에서 직원들 점심 해주며 4년을 보내다 유방암을 발견했다. 수술 후 요양병원에서 항암치료를 하며 오로지 자신의 건강에 집중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비슷한 처지인 사람들을 보면서 위안을 많이 얻고 삶에 대한 애착은 더욱 간절해졌다.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으니 젊은 암 환자들을 보면서 결국 내 병은 내가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루를 살더라도 건강하게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간절했어요."

그렇게 열심히 운동하고 10kg 이상 감량하고 식습관도 바꾸니 체질이 개선되고 병세도 좋아졌다. 덩달아 자존감도 올라갔다.  

"2019년 6월 요양병원 퇴원 후 지인의 권유로 남편과 같이 청노새 악단과 빙그레 밴드에서 보컬로 활동하고 있어요.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공연을 못 하고 있지만, 싱싱콘서트와 버스킹 공연도 했었어요."

그는 노래로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어 노래교실 강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유방암 선고를 받았을 땐 절망뿐이었지만, 암은 제게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되었어요. 하루하루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행복한 오늘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완도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암, #인생, #터닝포인트, #보컬활동,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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