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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30일에 있었던 1심 재판에서 사랑제일교회의 담임 목사인 전광훈씨가 무죄선고를 받고 석방되었다. 전씨는 지난해 9월 7에 사전선거운동 혐의와 문재인 대통령의 명예훼손 혐의로 재수감 되었다. 그날로부터 115일 만에 1심 재판에서 무죄선고를 받고 석방된 것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문 대통령이 공인이고 정치인이기에 간첩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명예훼손이라고 판단하지 않았다.

또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대표로 있는 당을 찍어야 한다는 발언 역시 후보들이 확정되지 않은 시기였고, 전광훈씨가 특정 정당의 이름을 말하지 않았으니 사전선거운동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필자는 대부분의 국민이 전광훈씨에 대한 재판부의 선고를 이해하지 못하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자신들의 선고가 사회에 주는 파장과 차후에 있을 비슷한 재판에 미치게 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하는 재판부 입장에서는 신중하게 내린 선고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재판부가 전광훈씨가 문재인 대통령을 간첩이라고 했던 것에 대해 명예훼손 판결을 내렸다면, 앞으로 공인과 정치인에 대한 표현 범위가 축소될 수 있다. 특히 국가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에 대한 비판과 풍자는 폭넓게 허용되어야 민주국가이다. 재판부는 이점을 고려해 전씨의 발언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문 대통령이 간첩이라서 무죄선고를 내린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대표로 있는 당을 찍어야 한다는 발언 역시 사전선거운동이라고 했다면 차후에 있을 비슷한 재판들에서 판례로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억울한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방지하기 위해 1심 재판부가 전광훈씨에게 무죄선고를 내린 것이다.

하지만 전씨는 평소 성경말씀을 멋대로 해석했던 것처럼 1심 판결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면서, 문 대통령의 명예뿐 아니라 고인이 된 신영복 교수와 윤이상 작곡가, 수많은 제주 4.3사건 희생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

2020년 12월 31일, 전광훈씨는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 한번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서 온 간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신영복 교수를 제일 존경한다고 했던 발언과 윤이상 작곡가의 묘를 그의 고향인 경북 통영에 조성하게 한 것을 증거로 내세웠다.

또한 제주 4.3사건을 일으킨 사회주의자들을 선구자들로 말했다는 것이다. 전씨는 이날 1심 재판부가 이같은 발언을 모두 인정해 무죄선고를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전광훈씨가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명예뿐 아니라 고 신영복 교수와 윤이상 작곡가 그리고 제주 4.3사건의 수많은 희생자의 명예훼손을 하는 주장이다.

전광훈씨는 기자회견에서 "제주 4.3사건은 1948년 5월 10일 총선을 방해하기 위해 사회주의자들이 일으킨 폭동"이라고 했다. 그 때문에 제주도 3개 선거구 중 2개 선거구에서 선거를 치르지 못했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 제주 4.3사건은 '일본'에서 귀국한 사회주의자들이 주도했다. 또한 5.10 초대 국회의원 선거를 거부해 제주도의 2개 선거구에서 국회의원이 선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이 5.10 초대 총선을 거부했던 이유는 남한만의 단독정부수립에 동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구 선생처럼 남북한통일정부수립을 원했던 것이다.

이런 점을 생각했을 때 '4.3사건을 진압하지 못했다면, 제주도는 공산화가 되었을 것'이라는 전광훈씨의 말은 판타지 소설과 같다.

또 고 신영복 교수와 윤이상 작곡가는 박정희 정부가 정권의 안정을 위해 조작했던 '통일혁명당 사건'과 '동백림 사건'에 연루돼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인물들이다. 

신영복 교수는 성공여대 석좌교수이자 스테디셀러 작가이다. 윤이상 작곡가는 독일을 포함해 유럽에서 활동한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음악가이다.

신영복 교수를 존경하고 윤이상 작곡가의 묘를 고향에 조성해 준다고 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간첩이라고 말할 수 없다. 통일정부수립를 위해 투쟁한 제주 4.3사건의 희생자들을 선구자들이라고 말했다고 해서, 문재인 대통령을 간첩이라고 말할 수 없다.

전광훈씨는 12월 31일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했던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명예훼손 했다. 고 신영복 교수와 윤이상 작곡가 그리고 수많은 제주 4.3사건 희생자의 명예까지도 훼손했다.

태그:#전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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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6월 20생 우석대 특수교육과 졸업 서울디지털사이버대 사회복지과 졸업 장애인활동가. 시인. 시집: 시간상실 및 다수 공저. 에이블뉴스에 글을 기고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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