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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발전교육원은 발전 5사가 출연한 사단법인 교육기관이다.
 한국발전교육원은 발전 5사가 출연한 사단법인 교육기관이다.
ⓒ 신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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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부려 먹더니 일회용처럼 버리고 가는 것 같아 속상합니다."
"태안군과 태안군의회 등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근 한파보다도 다가오는 봄이 더 무섭다는 A씨(태안군 원북면 거주, 60대)는 충남 태안군 원북면 방갈리 태안화력내에 위치한 한국발전교육원(원장 이충호)에서 하청업체에 근무하는 하청노동자다.

A씨가 다가오는 봄이 더 춥다는 이유는 20년 넘게 일을 하던 한국발전교육원이 오는 2월 말에 대전광역시로 이전하면서 졸지에 직장을 잃게 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A씨와 같은 처지의 하청 노동자들은 경비원 7명, 지하 시설물 관리 15명, 청소원 17명 등 40여 명이다. 이들은 태안군 원북면, 이원면, 태안읍에 거주하며 대개 60대를 넘기신 어르신들로 최소한 10년에서 20년 넘게 이곳에서 일을 해온 하청노동자들이다.

이들은 매년 4월1일부터 다음해 3월 31일까지 1년 단위로 한국발전교육원이 입찰을 통해 선정된 용역업체와 1년 단위로 다시 계약을 맺어왔다. 정규직 전환을 막기 위한 1년짜리 계약직 하청노동자 신분이다.

 A씨 등은 지난해 11월경 고용 보장 등 대책을 요구하며 발전교육원 시설팀 관계자에 면담을 요구했다. 그러자 이 관계자가 전화로 "12월에 내년에 대전으로 갈 사람들이 있느냐"고 물었고 A씨 등은 "우리는 전부 다 갈 수 있다"고 답을 했다.

이후 대전신청사 관리 용역을 맡은 업체에서 팩스로 직원 모집 공고문을 보내왔는데, 현재 받는 금액보다 60만~70만원 적은 임금과 각종 자격증 구비를 제시하는 내용이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A씨는 "우리들이 고용보장 등을 요구하자 받아들이지 못할 조건을 달아 형식적으로 한 행위로 이미 대전의 새로운 용역 업체에서 직원들을 뽑아서 관리에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발전교육원은 서부발전도 20% 투자한 사단법인이니 협의를 하면 우리 같은 숙련된 노동자들을 고용 승계 방안도 충분히 가능한데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는 "아예 해줄 권한도 없으면서 우리를 달래려고 농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심지어 2월에 이전을 하지만 당초 계약대로 일을 안 해도 3월 말까지 계약된 임금을 지급해 주도록 하겠다는 계약에 명시된 내용을 마치 특혜를 주는 것처럼 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끝으로 A씨는 "지역의 하청 노동자들이 대량으로 일자리를 잃게 된 상황인데 태안군수, 태안군의회, 국회의원 등 정치권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전 반대 펼침막을 정문 인근에 걸었던 것 말고는 무엇을 했는지 서운하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한국발전교육원은 1997년 한국서부발전 등 5개 발전회사에서 직원들의 교육을 위해 건립한 사단법인 교육기관으로 태안화력이 잇달아 증설되면서 주민들의 반감을 줄이고 지역에 대한 보상 성격으로 원북면 방갈리 태안화력 구내에 건립되었다.
   
하지만 한국서부발전이 IGCC 건설과 석탄 화력 10호기까지 건설되자 2009년 11월 돌연 교육원 확대 개편 발전 방안 관련해 지경부(현 산자부)에 공문을 접수했다.

이후 ▲2012년 3월 발전기술종합연수타운 건립사업 기재부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2015년 2월 대전 구봉지구 개발제한구역 해제 ▲2018년 대전시와 발전5사 토지매매계약 체결 ▲2019년 1월 한국발전인재개발원 신축공사 착공 ▲2021년 1월 19일 한국발전인재교육원 신축공사 준공에 이어 지난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에 걸쳐 교육생 현장실습용 가스터빈 설비를 대전 서구 신사옥으로 옮기는 등 본격적인 이전 업무에 돌입했다.

한국발전교육원의 대전 이전 추진 배경으로 교육생의 지리적 접근성 제고와 대전지역 과학기술 인프라 연계를 통한 교육 품질 향상을 내세우고 있다. 기관 명칭도 '한국발전인재개발원'으로 변경한 상태이다.

<태안신문>은 지난주 발전교육원 측에 통화 이후 서면 인터뷰 자료를 발송했으나 1주일째 답변을 받지 못했다. 

교육원 관계자는 "오는 2월 20일경 이전을 앞두고 현재 이전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교육원이전에 따른 교육원 시설, 사택 등의 향후 활용 계획, 비정규직 지역 하청 노동자들의 대책 등을 답변에 대해서는 원장의 결재가 없어서 답변하기 어렵다"고 전해왔다.

덧붙이는 글 | 바른지역언론연대 태안신문에도 실립니다


태그:#한국발전교육원, #한국발전인재개발원, #대전이전, #하청노동자, #실직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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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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