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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부양지부 한진중공업 지회 출근 선전
 금속노조 부양지부 한진중공업 지회 출근 선전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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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21일 오후 1시 38분]

민주노총 부산본부가 현안 문제 해결을 위해 싸우고 있는 사업장들을 방문해 집중 투쟁을 펼쳤다. 20일 오전 6시 40분 한진중공업에서 시작한 '집중 투쟁의 날' 행사는 해양박물관, 새마을금고 남항점, 현대자동차 부산본부 등 투쟁사업장을 찾아 조합원들과 함께 집회와 선전전을 하며 격려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고용 안정 없는 매각 반대! 김진숙 복직!

금속노조 부양지부 한진중공업 지회는 김진숙 조합원 복직과 투기자본 매각 반대를 요구하며 매일 오전 6시 40분 출근 선전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김진숙 지도위원이 주축이 된 '희망뚜벅이'가 청와대로 행진하고 있으며 한진 시민대책위가 주관하는 '부산 희망뚜벅이'도 노포동에서 시작해 한진중공업으로 행진하고 있다.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 부산지부 영도지회와 함께 국립 해양박물관 앞에서 선전전과 집회를 진행했다.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 부산지부 영도지회와 함께 국립 해양박물관 앞에서 선전전과 집회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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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해양박물관, 용역업체 (주)한덕 조치해야"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 부산지부 영도지회는 국립 해양박물관 시설관리 용역회사 (주)한덕의 갑질 반대와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며 투쟁 중이다. 국립 해양박물관의 운영과 관리는 임대형 민자 사업의 운영주체인 해양문화주식회사가 맡고 있으며 ㈜한덕은 해양문화주식회사와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한덕이 산업안전보건법에 명시한 주요 관리 약물들을 안전 장비 없이 취급하게 해 노동자들이 이를 고발, 벌금을 부과받자 노동조합을 탓하며 만 65세로 합의한 정년을 63세로 낮췄다. 이 업체는 CCTV로 조합원들의 일상을 감시해 국가인권위로부터 시정 권고를 받았다.

또한 ㈜한덕의 남성 관리자가 여성 탈의실과 샤워실에 수차례 침입해 영도경찰서에 고소한 상태이다. 백남운 민주노총 부산본부 조직국장은 "이 정도만 돼도 용역계약을 파기할 만한데, 진짜 사장인 국립 해양박물관은 ㈜한덕을 감싸기만 할 뿐 별다른 조치가 없다"라고 비판했다.
 
사무금융연맹 새마을금고 노조와 함께 새마을금고 남항점에서 집회를 열었다.
 사무금융연맹 새마을금고 노조와 함께 새마을금고 남항점에서 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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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 노동자에게 '밥하기 싫으면 나가라'

새마을금고 남항점에 2013년 계약직으로 입사해 2018년 정규직이 된 조선자 조합원(사무금융연맹 새마을금고 노조)은 동료 직원 7명의 점심 식사 준비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집단 따돌림과 사직 압박 등을 당했다. 정규직이 된 후 1년가량 동료들이 요구하는 메뉴로 점심을 준비해 오다가 2019년 못하겠다고 말하자 압박이 시작된 것이다.

경위서를 하루에만 11번 써낸 적도 있다. 사소한 실수를 꼬투리 잡아 280쪽에 달하는 '업무방법서' 필사를 시키기도 했으며 글자체가 마음에 안 든다고 다시 써오라고 했다. 혼자 버티기 힘들어 노동조합에 가입한 후로는 "씨× 어디서 못된 것만 쳐 배워서"라는 폭언과 함께 노조 탈퇴를 강요당했다. 

이로 인해 조선자 조합원은 우울증과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고 결국 부당노동행위 판정을 받았다. 그러는 와중에도 이어진 가혹 행위로 인해 조선자 조합원이 병가를 냈지만 새마을금고 남항점은 이를 무단결근으로 취급해 6개월 정직 처분을 내렸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집회에 참가한 조선자 조합원은 “집회 참가를 두고 안에서(새마을금고 남항점) 많이 시달렸다. 여기까지 와주셔서 고맙다”라는 내용의 인사를 떨리는 목소리로 짤막하게 전했다. 용기 내 발언해 준 조선자 조합원에게 참가자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집회에 참가한 조선자 조합원은 “집회 참가를 두고 안에서(새마을금고 남항점) 많이 시달렸다. 여기까지 와주셔서 고맙다”라는 내용의 인사를 떨리는 목소리로 짤막하게 전했다. 용기 내 발언해 준 조선자 조합원에게 참가자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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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제 민주노총 부산본부 수석 부본부장은 "새마을금고 남항점 직원들은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 가는가. 동등한 처지에서 일하는 동료가 차려주는 따뜻한 밥 못 먹게 됐다고 집단 따돌림과 가혹행위를 한다는 것이 말이 되나"라며 분노했다. 

조 수석은 "이사장에게 경고한다. 민주노총 조합원 한 명 있다고 무시하는 것이라면 오산이다. 한 명의 조합원은 민주노총 그 자체다. 한 명이 고통받는데 백만이 편할 수 없다"라면서 "고통받는 한 명의 조합원을 위해 언제든 달려오겠다. 그것이 민주노총이다. 만일 이 사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6만 민주노총 부산본부를 모욕한 것으로 간주하겠다"라고 경고했다.
금속노조 자동차 판매연대 부양지회와 함께?현대자동차 부산본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금속노조 자동차 판매연대 부양지회와 함께?현대자동차 부산본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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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점 폐쇄 후 조합원만 빼고 고용승계

2015년 결성한 금속노조 자동차 판매연대는 노조 설립 4년여 만에 대법원으로부터 근로자성을 인정받았지만 부산 현대자동차 수비대리점은 2020년 12월 31일 대리점을 폐쇄하고 조합원들을 해고했다. 

대리점 제도가 생긴 이래 수 십 년 동안, 대리점을 폐쇄하면 인근 대리점으로 판매 노동자들을 고용 승계해 오던 관례를 노조가 생긴 후 없앤 것이다. 지난 1월 12일부터 현대자동차 부산본부 앞에서 천막 농성 중인 금속노조 자동차판매연대 부양지회는 '고용 승계와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다. 

김선영 자동차판매연대 통합지회장은 "노조 만들고 5개월도 안 돼서 대리점을 폐쇄했다. 대리점 안에서 일어나던 상상도 못 할 갑질은 다 바꿨지만 원청인 현대차와의 투쟁은 진행 중이다"라며 "노동조합 확산을 막기 위해 폐업으로 탄압하는 진짜 사장, 현대차와의 투쟁에서 이길 것이다"라고 결의했다.

이어 발언한 조석제 민주노총 부산본부 수석 부본부장은 "현대차의 2020년 매출액은 2019년 대비 1.6% 줄었고 2018년 보다는 많이 팔렸다. 대리점 폐쇄 이유를 코로나로 드는 것은 온당치 않다"라며 "노동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것이 잘릴 일인가. 헌법이 보장한 권리다"라고 말했다.

조 수석 부본부장은 "조합원만 골라서 고용승계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위장 폐업이며 노동 탄압이다. 이 책임은 정의선이 져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현안사업장 문제 해결을 위한 집중 결의대회
 현안사업장 문제 해결을 위한 집중 결의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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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부산시청 광장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는 부당 해촉에 맞서 싸우는 보험설계사, 재단의 노조 탄압에 맞서 싸우는 전포종합사회복지관, 노조 탄압과 부당해고로 투쟁 중인 효림원, 11년째 거리에서 싸우고 있는 풍산 등 투쟁 사업장의 경과와 상황, 발언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부경몸짓패의 힘찬 공연도 있었다.

이 자리에서 결의발언을 한 김재남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부산은 IMF 이후 최대의 고용위기를 맞고 있다. 다른 광역시도에 비해 임금노동자 감소율이 가장 높고 취업률과 고용률은 전국 꼴찌다"라고 평가하며 "더 큰 문제는 부산시의 고용정책이 고용안전망 구축이 아닌 기업유치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김재남 본부장은 "지금 같은 경제 불황에서는 회사와 경제가 우선이라는 논리로 노동자에게 일방적 희생을 강요한다. 한계가 있는 사업장별 대응을 넘어서야 하는 이유"라며 "사업장과 업종을 넘자. 노동자를 쥐어짜는 정책을 바꾸라고, 국가가 노동자의 고용을 책임지고 희생만 강요하는 사업주를 처벌하라고 요구하자. 이것이 총고용 보장 투쟁이다"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서 "사업장을 넘을 수 있다면 2016년 촛불항쟁이 그랬듯 더 나은 현장과 사회를 만들 수 있다. 하나로 뭉쳐 불평등한 사회를 바꾸는 사회대개혁 투쟁에 나서자"라고 힘주어 말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20일 다섯 번의 집회와 선전전을 진행하는 동안 방역지침과 거리두기를 준수했다. 오전 06:40 영도 한진중공업에서 시작한 집중 투쟁의 날은 오후 6시께 시청 광장에서 파업가를 부르며 마쳤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민주노총 부산본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태그:#민주노총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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