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북한의 무력 도발 가능성을 우려하는 <워싱턴포스트> 사설 갈무리.
ⓒ 워싱턴포스트	관련사진보기

 
미 언론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임기 초반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비해야 한다고 잇달아 경고했다.

23일(현지시각)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사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의 새 대통령들을 자극하는 것을 좋아한다"라며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대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에 들어온 경험 많은 외교 정책 담당자들은 북한이 도발적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북한 정권은 핵탄두나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로 미국 새 대통령을 맞이한 역사가 있다"라며 "그 결과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의 관계가 얼어붙었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군사 공격으로 위협했으며 정상회담도 실패로 끝났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조정관으로 발탁한 커트 캠벨이 최근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빨리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발언을 소개하며 "이제 무엇을 하느냐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WP는 "지난 3년간 김 위원장과 깊은 관계를 맺으려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화려하지만 천박한 시도는 북한의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막았지만, 탄두 비축량 증가는 막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부 전문가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 행정부들이 시도했던 경제 압박과 협상을 통한 비핵화 설득은 더 이상 현실적이지 않다"라며 "김 위원장은 미국과 협상할 용의가 있지만,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은 상태에서 하기를 원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협상을 통해 북한의 무기를 감축할 수 있겠지만 김 위원장은 한미 군사동맹 약화를 조건으로 내걸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락을 고려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당연히 거부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앞으로 몇 주 동안 김 위원장의 현란한 미사일 발사나 무력 도발을 막을 방법이 없을 것"이라며 "만약 그런 있다면 바이든 행정부는 빨리 생각해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북한, 미국에 무시당하는 것 좋아하지 않아"

전날 AP통신도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전망하며 "북한은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무력 도발을 한 역사가 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는 일단 동맹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중국, 러시아에 대한 전략을 조정한 다음에야 북한, 이란 문제에 나설 것"이라며 "그러나 북한은 무시당하는 것을 결코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행정부는 경제 제재를 강화하며 북한이 달라지기를 기다렸지만, 오히려 북한의 무기는 크게 증가했기 때문에 그런 방법은 더 이상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김 위원장이 최근 연설에서 핵무기 강화를 공언하면서도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 정책을 폐기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라며 "이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운신의 폭을 준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미국은 분명히 북한 억제에 중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라며 "미국과 동맹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새로운 전략(new strategy)을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 다른 동맹들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북한의 현재 상황에 대한 철저한 정책 재검토로 시작될 것"이라며 대북 정책의 큰 변화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