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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홍진씨가 충남 홍성읍 덕산통 사거리에서 세월호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내용의 푯말을 들고 있다.
 오홍진씨가 충남 홍성읍 덕산통 사거리에서 세월호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내용의 푯말을 들고 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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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관혁 서울고검 검사를 단장으로 한 검찰 세월호참사특별수사단(아래 특수단)은 지난 19일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특수단은 2019년 11월부터 1년 2개월 동안 세월호 참사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특수단은 황교안 전 법무부장관의 수사외압, 세월호 유가족 사찰 혐의, 고 임경빈(단원고 희생학생) 구조 방기 의혹에 대해서 무혐의로 결론 냈다. 이같은 특수단의 수사 결과에 대해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는 20일 입장문을 통해 "대부분 피의자 진술과 기존 재판의 결과"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세월호 유가족들도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시민동포,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4·16연대) 등 시민단체와 유가족들은 지난 22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수단의 수사 결과에 항의했다. 일부 유가족들은 삭발을 하기도 했다.

충남 홍성에 살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 오홍진씨에게 검찰 특수단의 수사결과에 대해 세월호 유가족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 또 유가족들이 현 시점에서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들어 봤다.   

오홍진(고 오준영 단원고 희생 학생 아버지)씨는 "검찰의 수사 결과에 무력감이 느껴진다"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의 수사 결과가 미진할 경우 정부가 직접 나서겠다고 얘기했다. 이제는 대통령이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기자는 지난 25일 오홍진씨에게 질문지를 보내고,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래는 오홍진씨와 서면으로 나눈 대화를 정리한 내용이다.

- 검찰이 최근 황교안(세월호 참사 당시 법무부장관) 전 장관의 수사외압과 유가족사찰 혐의 등에 무혐의 처분을 내렸는데,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들었나.
"방해와 사찰에 농락당한 당사자(세월호 유가족)들이 존재하는데도 방해자와 사찰자가 없다는 황당한 결과에 말문이 막힌다. 기만을 일삼는 그들의 행태에 우리 피해 유가족들은 심정은 답답함과 억울함을 넘어선다. 매 순간 아이들에 대한 죄책감이 떠올라 부모로서 무력감이 느껴진다."

- 검찰의 수사 결과를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나.
"수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검찰에 대한 믿음은 부족했다. 그럼에도 임관혁 수사단장 또한 한 가정의 아버지이기에 그의 '정의'를 믿었다. 하지만 세월호 진상 규명의 주요 의혹들에 대한 수사가 전혀 진행되지 않았고, 무혐의 처분이 남발됐다. 조금이나마 그를 믿었던 것이 어리석었음을 느끼고 있다."

- 현재 세월호 유가족들의 분위기는 어떤가.
"세월호 가족들은 아이들에 대한 죄책감과 부모의 무력감이라는 수렁에서 헤어 나오기 위해 허우적거리고 있다. 정부가 진상규명 의지가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유가족들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작할 것이다."

- 며칠 전 일부 유가족들이 삭발까지 감행했다. 이 시점에서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 가장 시급하게 처리되어야 할 문제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최근 우리 세월호 유가족은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이 지켜지기를 기다리며 청와대 노숙 농성을 진행했다. 삭발을 한 이유는 특수단 수사 결과에 대한 규탄과 동시에 문재인 정부의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약속 이행을 다시 한번 강력하게 촉구하기 위해서다. 문재인 정부는 검찰 수사 결과 이후 수사가 미흡할 경우 직접 나서겠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문재인 대통령님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

- 더 하고 싶은 말이 혹시 있나.
"많은 시민들이 "검찰이 안 하면 나라도 해야 되지 않겠냐"며 다시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고 있다. '다시 촛불, 다시 세월호'라는 구호를 외치며 촛불 피케팅에 많은 국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또한 촛불 정신으로 돌아가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 약속을 책임지고 이행해 주기를 바란다."

태그:#오홍진 , #세월호 참사 , #검찰 특수단 수사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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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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