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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대사의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 갈무리.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대사의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 갈무리.
ⓒ 파이낸셜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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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퇴임과 함께 한국을 떠난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대사가 한국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말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퇴임 전 서울의 대사관저에서 가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 간의 역사적 갈등으로 인해 그렇게 곤욕을 치르게 될지 몰랐다"라며 "일부는 인종차별(race baiting)에 관한 것이어서 꽤 놀랐었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지난해 1월 외신 기자회견에서 "내 인종적 배경, 특히 내가 일본계 미국인이라는 점 때문에 언론과 소셜미디어에서 비판받고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특히 그가 주일 미군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데다가 특유의 콧수염이 일제강점기 총독을 연상시킨다는 비판도 나왔다. 그는 얼마 후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를 쓰느라 덥다면서 콧수염을 면도했다.

해리스 전 대사를 향한 한국 내 반감은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하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을 압박하면서 더욱 불이 붙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해리스 전 대사는 일본계 미국인이었기 때문에 일부 한국 언론의 표적이 됐다"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을 대하는 방식 때문에 그를 향한 분노도 더 커졌다"라고 설명했다.

"북미정상회담, 공상과학 소설처럼 상상할 수 없던 일"

해리스 전 대사는 재임 중 기억에 남는 일로 세 차례 열린 북미정상회담을 꼽았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에 대해 "내가 어렸을 때 읽었던 공상과학 소설처럼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無)에서 시작해 정상회담으로 향하는 과정은 꽤 흥미진진하고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라고 돌이켰다.

특히 2019년 6월 일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해 판문점에서 열린 '깜짝' 남북미정상회담에 "당시 회담이 임박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던 남측 당국자는 거의 없었다"라고 전했다.

미군 4성 장군 출신의 그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대해 "전임 대통령들과는 다른 위치에서 김 위원장과의 관계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가 군복을 입고 있던 시절보다 훨씬 더 나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상대였던 정경두 전 국방장관을 언급하며 "우리는 모든 것에서 의견이 맞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정을 쌓게 됐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해리스 전 대사는 그가 재임 기간 했던 일들보다는 일어나지 않은 일들로 더 평가받는 것이 적절할 수도 있다"라며 "그가 대사로 있으면서 북한과 미국의 군사 충돌은 없었고, 미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았으며, 미군도 한국에서 철수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태그:#해리 해리스, #북미정상회담, #미국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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