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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16일 오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 체포 국민특검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16일 오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 체포 국민특검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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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행사의 흥행을 목표로 하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위안부 문제에 대한 망언을 퍼붓고 있다. 22일자 <너알아TV> '3·1절 준비를 위한 대국본 앱 깔기 24시간 방송'에서 그는 한일관계를 회복해야 한다는 명분하에 막말을 일삼았다. 존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로 인해 이 문제가 부각되고 이영훈·류석춘 등이 램지어 옹호에 나선 가운데 전광훈도 이 대열에 가담한 것이다.

이동호 캠페인전략연구소장과의 대담 형식인 이 방송에서 전광훈 목사는 근거 없는 말들을 대거 쏟아냈다. 전쟁터에 여성이 동원되는 것은 예전부터 항상 있었다는 게 그의 말이다. 방송이 15분을 경과한 대목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본질에 대해서 살짝 말해보자면, 어느 나라 군대든지 군대가 가는 곳에는 여자가 따라가게 돼 있어요, 여자가. 예를 들면, 우리가 월남전에 갔지 않습니까? 월남전에 갔을 때, 월남에 있는 처녀들, 여자들, 한국군 위안부로, 위안부라고 하기에는 좀 그런 분도 있지만, 어쨌든 간에 남자들이라고 하는 동물들은 혼자 떼어 놓으면 항상 딴 짓을 하니까. 그래서 한참 펄펄 끓는 그 젊은 나이 때, 그때에 남자들만 모아가지고 전쟁하기 위해서, 전쟁이 얼마나 또 긴장감이 듭니까? 그러니까 성적인 해소를 못 하니깐 군대가 가는 곳에는 항상 여자들이 희생되게 되어 있다는 말이에요."

이렇게 말한 다음에 베트남전쟁을 재차 거론하며 "우리도 월남전에 가서, 월남전 참전하신 분들한테는 죄송하지만, 거기서 월남 여자들에게 씨를 뿌려놓고 온 사람 많잖아요?"라고 발언했다. 그의 망언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주장을 합리화하고자 신앙까지 끌어들였다.

"군대 이콜(=) 여자. 이것은 성경에도 그렇게 되어 있잖아요, 성경에도, 성경에도 돼 있는데."
 

이런 근거 없는 발언들에 이어 그가 내린 결론은 '일본군의 한국 여성 동원은 부득이했다'는 것이다. 그의 말은 이렇다.

"일본 사람들이 그때 100만 군대라고 하는데, 일본 군대라고 해서 성자들이라고 볼 수 없고, 일본 군대가 다 여자로 온 것도 아니고, 다 펄펄 끓는 청년들, 젊은 사람들 왔으니까, 당연히 공창을, 공식적인 창녀촌을 운영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래서 결국 우리 젊은 여성들이 피해를 봤는데, 거기에 동원된 사람들도 종류가 두 가지라고 하는 것이죠."

이어지는 대목은 '두 가지'에 관한 설명이다. 그는 "그게 종류가 다 같지 않다는 거예요"라면서 "강제로 끌려간 사람은 극소수이고"라고 말했다. 강제로 끌려간 첫 번째 그룹에 이어 그가 두 번째 그룹을 설명하려는 대목에서 이동호 소장이 말을 끊고 직접 설명을 했다. 강제로 끌려가지 않은 사람이 대다수라는 게 이들의 말이다.

무식

전쟁터로 향하는 군대에 여성들이 따라가는 일이 과거 역사에서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해석될 만한 정황들이 적은 사례나마 나타난다. 하지만 그것이 어느 시대 어느 전쟁에서나 보편적 현상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게 보편적이었음을 입증할 근거도 없다.

전광훈과 극우세력처럼 그것이 보편적이었을 거라고 추정하는 것은 왕조시대의 전쟁 및 산업생산 시스템에 대한 몰이해를 나타내는 것이다. 국제무역이 활성화되지 않았던 고대에 국가권력이 조세 수입을 크게 늘리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남의 나라 노동력과 농토를 빼앗는 일이었다. 고대 국가들이 전쟁을 연례행사처럼 벌인 이유는 그 때문이다.

이처럼 세수 확대가 본질적 목적인 고대 왕조의 입장에서, 여성들을 전쟁터에 대규모로 내보내는 것은 손해 보는 일이었다. 전쟁에 동원된 남성들을 격려하기 위해 여성들을 함께 보냈을 거라는 발상은 고대 여성들이 수행한 산업생산의 기여도를 간과한 결과다. 고대에도 여성 노동력이 국가재정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을 감안하지 않은 생각이다.

한국과 중국의 왕조들이 '남성은 농업 경작에 힘쓰고, 여성은 베 짜기에 힘쓰라'는 의미로 남경여직(男耕女織)을 강조한 것은 고대 국가들이 여성 노동력에 대한 과세에도 주목했음을 보여준다. 견우직녀 설화 역시 베 짜는 여성, 일하는 여성을 아름답게 묘사하고 대중의 노동 의욕을 고취시키려는 고대 지배층의 이해관계를 반영한 장치라고 해석될 수 있다.

서양의 고대 국가들 역시 여성 노동력에 당연히 주목했다. 그리스 신인 아테네가 직녀의 기술을 관장했다는 신화가 고대 서양인들의 의식에 영향을 미친 데서도 알 수 있다.

토머스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지혜의 여신 아테네(미네르바)는 제우스의 딸이었다"며 "아테네는 실용적인 기술이나 장식적인 기술을 관장하였다"고 한 뒤 "여성의 기술로는 제사(製絲)·방직·재봉 등을 관장했다"고 설명한다. 지배층이 신화를 만들어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성의 노동 및 기술과 관련된 이 같은 신화가 나온 배경을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고대 국가들도 여성 노동력에 당연히 주목했기 때문에, 이들을 생산 현장에서 함부로 이탈시킬 리 없었다. 남자 백성들이 전쟁터에 나가 남의 나라 노동력과 농토를 빼앗아오는 동안에 여성 백성들은 의류 생산에 집중하는 것이 고대 국가 경영자들한테 이익이었다. 남자들을 전쟁터에 내보내는 기회에 여성들도 따라가도록 했을 거라는 전광훈과 극우세력의 주장은 고대 사회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또 설령 전쟁터에 여성이 동원되는 일이 많았다고 가정한다 해도, 단지 많았다는 이유로 그것이 정당화되는 것도 아니다. 과거에는 어땠을지 몰라도 이제 더는 안 된다는 것이 20세기부터 시대정신으로 정착됐다고 할 수 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세계적 공감대가 20세기 후반에 신속히 형성된 것이 그 증거다. 전광훈과 이영훈·류석춘 등의 주장은 역사적 실상뿐 아니라 20세기 시대정신에도 위배한다고 말할 수 있다.

모순
 
1심 무죄, 석방되는 전광훈 목사 공직선거법 위반과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30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 30일 공직선거법 위반과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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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전광훈의 발언에는 앞뒤가 맞지 않는 데가 있다. '위안부의 군대 동원은 당연하다'고 해놓고도 이와 모순되는 발언을 동시에 남긴 것이다. 방송이 20분을 경과한 대목에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어떨 때 충동이 느껴지는 게 뭐냐면, 차라리 우리 애국진영에서 모금을 해서, 모금한 돈으로 위안부 할머니들 얼마 못 사니까, 앞으로 1, 2년 안에 다 돌아가실 거니까, 죽은 뒤에야 보상할 수도 없잖아요. 해봤자 의미 없고. 살아 있을 때 그분들에게 위로금을 주고 나중에 일본한테 받아내든지."

'일본이 잘못한 일이 없다'고 해놓고서 전광훈 자신과 동지들이 모금을 해서 할머니들에게 드린 다음에 일본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한 것이다. 일본의 잘못이 없다는 주장과 상반되는 발언을 했던 것이다.

광화문광장 등에서 있었던 전광훈의 공개 모금은 많은 잡음과 논란을 일으켰다. 그런 그가 '충동적인 생각'이라고 전제한 뒤, 자신을 포함한 애국진영이 모금을 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의중을 내비쳤다. 경우에 따라서는 "앞으로 1, 2년 안에" 그의 집회에서 '위안부 돕기 헌금'이 걷혀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갖게 할 만한 대목이다.

의도 : 그는 지지자들 수준을 낮게 본다

전광훈 목사처럼 대중을 상대로 선전 활동을 하는 인물이 자신의 발언이 보편적 시대정신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를 리 없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해도 국민 다수가 듣지 않고 믿지 않으리라는 것을 모를 리 없다. '국민들이 좌파 정권에 속고 있다'는 그의 외침은 국민 다수가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갖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런데도 시대정신에 어긋나는 발언을 일삼는 것은, 지지자들을 모으고 동지들을 결집시키는 극우세력의 운동 방식과 무관치 않다. 20세기 극우의 대명사인 아돌프 히틀러는 다수의 대중이 보편적으로 공감하는 것보다는 광적인 소수가 열광할 만한 것을 소재로 선전전을 벌이고 조직을 확충했다. <나의 투쟁> '선전과 조직' 편에서 그는 "투쟁을 실제로 행하는 조직이 배타적이며 엄격하고 확고하면 할수록" 이념의 승리는 빨라진다고 말했다. 조직을 배타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응원하는 사람들'과 '일본은 잘못한 게 없다고 외치는 사람들' 중에서 어느 쪽이 더 배타적이고 광적으로 조직되기 쉬울 것인지를 생각해 보면, 전광훈이 욕먹을 줄 뻔히 알면서도 망언을 쏟아내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22일의 망언도 일반 대중보다는 극우 지지층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일반 대중과 달리 자신의 발언을 망언이 아닌 금과옥조로 받아줄 지지자들을 겨냥해, 그들의 귀를 즐겁게 하고 그들을 3월 1일 거리로 불러내고자 무모한 발언들을 분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일관계 회복을 위해 위안부의 진실을 알리겠다는 명분은 그저 구실에 불과할 뿐이다.

이는 전광훈이 자기 지지자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드러내는 대목이기도 하다. 자기 지지자들의 지적·도덕적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면, 절대 위와 같은 발언을 할 수 없다. 지지자들의 수준을 낮게 평가하고 있기에, 위와 같은 망언들로 그들을 불러내려 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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