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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국회 본회의 자유발언에서 장애뿐 아니라 성별, 나이, 국적에 상관없이 국회를 평등한 공간으로 만들자며 '유니버셜 디자인'을 제안했다. 또 단순히 시설만이 아니라 정책과 제도를 만드는 데에도 이 문제의식을 담자고 호소했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국회 본회의 자유발언에서 장애뿐 아니라 성별, 나이, 국적에 상관없이 국회를 평등한 공간으로 만들자며 "유니버셜 디자인"을 제안했다. 또 단순히 시설만이 아니라 정책과 제도를 만드는 데에도 이 문제의식을 담자고 호소했다.
ⓒ 최혜영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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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5시 15분경, 국회 직원이 본회의장 발언대로 올라와 높이를 조절했다. 잠시 뒤 한층 낮아진 발언대 앞에 휠체어를 탄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이 섰다. 

"오늘 저는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감사하지만 감사하지 않은 말씀을 드리러 이 자리에 올라왔다."

이어 그는 "국회에 들어오기 전 우리 사회의 장벽과도 같은 3cm 턱을 없애는데 앞장서겠다고 했다"며 "국회에 들어온 지 8개월 만에 3cm 문턱 하나가 처음으로 사라졌다"고 말했다. 최근 자신이 속한 보건복지위원회 회의장 문턱이 없어졌다는 이야기였다. 최 의원은 "그럼에도 아쉬운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며 "장애인이 속한 상임위만 고치면 되느냐"고 물었다. 국회에 오는 공무원, 증인 중에도 장애인이 있을 수 있고, 복지위가 아닌 다른 상임위에 장애를 가진 보좌진이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최 의원은 "본회의장은 물론이고 의원회관 큰 회의실은 휠체어석이 정해져있다"며 "(그 탓에) 제가 원하는 자리에 앉지 못하고, 맨 뒤 혹은 의자 없는 통로에 홀로 앉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꺼냈다. 단지 불편하다는 것이 아니라 "본회의장 의자가 붙박이가 아니라면, 저의 장애와 상관없이 저의 선수·상임위에 따라 자리를 배정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의원들이 여러 행사 때 국민의례를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국기를 향해달라'거나 질의 과정 등에서 장애를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표현 등을 사용하는 일 또한 또 다른 장벽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가 오늘 하고 싶은 말은 '장애인을 위해 국회를 바꿔달라'가 아니었다. 최 의원은 "국회를 장애인뿐 아니라 모두에게 차별없는 평등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유니버셜 디자인(장애·성별·나이·국적에 상관없이 누구에게 공평한 건축·환경·제품)'을 도입하자"며 "장애인 편의시설 마련에 급급한 국회여선 안 된다. 의원들의 법안과 정책에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국회를 시작으로 의원들이 활동하는 지역과 나라 곳곳에 유니버셜 디자인이 가치와 철학으로 연결돼 모두 당당하고 평등한 삶을 영위하길 바란다"고 했다.

최 의원은 "무엇이 장애를 장애가 되게 하고, 사람과 사람을 분리·배제시키는 환경인지 살펴봐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이어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을 다시 한 번 의심해달라"며 "(당연하다 느끼는) 그것은 곧 특권"이라고 했다.

그는 또 "우리가 오늘의 현실 앞에 부끄럽지 않은 것은, 지금의 깨달음이 새로운 공감과 이해의 출발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며 "국민의 대표기관 국회부터, 저와 함께 일하는 선배·동료부터 생각을 바꾸고, 한국 사회 곳곳을 새롭게 변화시키는 데에 함께 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태그:#최혜영, #민주당, #장애인,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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