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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초단체장 화상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화상으로 인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초단체장 화상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화상으로 인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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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대통령선거를 딱 1년 앞둔 3월 9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임기가 끝난다. 동시에 '대선주자' 이낙연의 정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 대표는 일찌감치 '대선주자 이낙연은 다를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난 2일 보궐선거 지원을 위해 부산을 찾은 그는 "'이낙연이 총리할 때 보니 화내지 않고, 이기려고 하지 않고, 튕기지 않아서 파이팅'이라고 했다. 그때는 칭찬인 줄 알았는데 지내보니 칭찬이 아니다"라며 "앞으로는 화도 내고, 이기려고도 하고, 튕겨 보기도 하려 한다"고 말했다.

다른 방식으로, 조짐은 슬쩍슬쩍 보였다. 최근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 공개발언 때마다 만5세 의무교육, 유치원 무상급식, 온종일 초등학교제,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 등을 제안했다. 2월 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제안한 '신복지'의 세부 내용이다. 그는 2월 26일에는 신복지의 열쇳말로 꺼낸 '국민생활기준 2030'의 내용을 채울 당 특별위원회도 띄웠다. 

이 대표는 왜 지금 돌봄·교육분야 공약에 가까운 말들을 쏟아낼까. 신복지 구상의 주요 축이 '교육 격차 해소'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어느 정도 수긍 간다. 하지만 이 정책들의 혜택을 가장 크게 느낄 이들이 어린이 자녀를 둔 3040세대란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3040세대는 민주당 대권 레이스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집단이기도 하다.

3040 돌아서자... 지지율 출렁이다

<오마이뉴스>가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매달 실시하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를 살펴보면, 여권 주자들의 지지율 추이와 상당히 닮은 흐름이 나타나는 지표가 있다. 바로 30대와 40대의 대선주자 선호도다(오마이뉴스 정기 여론조사 페이지 바로 가기 http://omn.kr/1imkg).

지난해 4월만해도 이낙연 대표 선호도는 40.2%로, 14.4%를 얻은 이재명 지사를 절대적으로 앞섰다. 국무총리 퇴임 후 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 선대위원장으로 총선 국면을 이끈 덕분이었다. 하지만 이낙연 대표의 기록은 점점 내려갔고, 6개월 뒤인 10월 조사에선 21.5%대 21.5%로 이재명 지사와 동률이 나왔다. 그리고 올 1월 조사에선 처음으로 이재명 지사에게 1위를 뺏겼다. 
 
ⓒ 박종현
 
역전 상황을 이끈 것은 3040 세대의 분위기다. 이낙연 대표가 '압도적 1위'였던 2020년 4월만해도 30대의 42.7%, 40대의 46.5%가 그를 지지했다. 이후 3040세대는 조금씩 이재명 지사에게 마음을 내줬고, 같은 해 8월 3040의 이낙연 지지층(26.7%, 27.3%)과 이재명 지지층(26.7%, 27.8%)은 팽팽하게 맞섰다. 

한 달 뒤, 40대 선호도에서 이재명 지사가 처음으로 이낙연 대표를 오차범위 밖까지 따돌린다(30.1%-21.8%). 이후 연말까지 40대로부터 꾸준히 20% 후반대 선호도를 기록하던 이재명 지사는 새해 들어 30%를 넘겼다(1월 33.5%, 2월 36.2%). 반면 같은 연령대의 이낙연 대표 선호도는 1월 조사에서 12.3%까지 곤두박질쳤다가 2월 조사에서 15.5%로 소폭 반등했다. 30대의 이낙연-이재명 선호도 추세도 엇비슷하다.

3040세대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강력한 지지기반이다. 전략에 밝은 A의원은 "당의 전통적 지지층은 호남이지만, 최근 당의 여론과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 들어 집중 입당한 3040세대"라고 짚었다. 그는 "이 세대는 사회경제적 차원의 개혁을 강력히 요구하는 세력이고, 호남 대중들이 이걸 지지하는 구조"라며 "그들의 기대와 달리 이낙연 대표 특유의 온건성, 신중함 때문에 자꾸 실망감이 쌓였다"고도 분석했다.

초선의 B의원도 "3040세대가 누구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대선주자) 순위가 바뀐다"며 "그 세대에서 이낙연 대표의 지지세가 좀 약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뚜렷한 잘못을 했다기보다는 매력을 못 보여줬고, 그러다 보니 여전히 확고한 지지층이 없는 것 같다"며 "이에 비해 이재명 지사는 기본소득 등으로 개혁적이고 선명한 자기 색깔을 드러내면서 지지층을 확보해나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중진급 C의원은 "이낙연 대표를 '올드(Old)하다'고도 하는데, 그건 새로운 비전을 잘 제시 못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추미애-윤석열 갈등을 정리 못하고, (이명박·박근혜) 사면을 꺼내고, 수사-기소 완전분리까지 너무 많은 의제를 던져 놓기만 했다"고 봤다. 비수도권 지역의 D의원 역시 "대표 자리는 좋은 기회였는데 아깝게 지나갔다"며 "백화점식으로 다 하려고 하다보니 '잘했다'고 기억에 남는 게 없다. 신복지는 아예 초기에 얘기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재보선과 신복지에 달렸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지난 2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4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지난 2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4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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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은 없을까. 서울 지역의 E의원은 "이낙연 대표는 4.7 재보궐선거에 다 걸 것"이라며 "우리가 1승 1패면 좀 나을 텐데, 2패면 본인 책임으로 화살이 갈 수밖에 없다. 치명타"라고 전망했다. A의원 역시 "이재명 지사는 후보를 내지 말자고도 하지 않았냐"며 "어쨌든 이낙연 대표는 (전당원 투표로 공천 결정이라는) 정면승부를 했고, 부산 선거만 해도 가덕도 신공항 이슈 등으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그런 것들은 다 이낙연의 성과로 귀결될 것"이라고 했다.

이낙연 대표도 '대선 출마 1년 전에 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당헌에 따라 사퇴하지만, 책임지고 4.7 재보선을 챙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을 뿐 아니라 가덕도 신공항 추진특별위원회 위원장이다. 이번 재보선은 결국 '이낙연의 선거'란 점을 명확히 한 셈이다.

이 대표 쪽 관계자는 '신복지'가 또 다른 날개가 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그는 "(현재 복지체계에선) 아무래도 3040세대가 사각지대"라며 "최근 내놓은 구상들은 단순한 선거공학이 아니라 그들이 겪는 불평등, 패배 등을 회복시켜주려는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대를 떠나 인지하는 사회의 모순이 있다"며 "3040세대의 시대정신이 50대랑 다르지 않다. 이낙연 대표가 그런 시대정신을 보여주는 공간이 열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덧붙이는 글 | 위 기사에 인용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의 조사기관은 아래와 같습니다.
1. 2020년 4월 조사 : 2020년 4월 20일~4월 24일
2. 2020년 8월 조사 : 2020년 8월 24일~8월 28일
4. 2020년 10월 조사 : 2020년 10월 26일~10월 30일
5. 2021년 1월 조사 : 2021년 1월 25일~1월 29일
6. 2021년 2월 조사 : 2021년 2월 22일~2월 26일
*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태그:#이낙연, #이재명, #대선,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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