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안현범 제주의 오른쪽 윙백 안현범이 전북전 동점골 이후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 제주 안현범 제주의 오른쪽 윙백 안현범이 전북전 동점골 이후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주 유나이티드(이하 제주)가 K리그 4연패에 빛나는 전북과 무승부를 거두며, 올 시즌 돌풍을 예고했다.
 
제주는 6일 오후 2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2라운드 홈 개막전에서 1-1로 비겼다.
 
이로써 제주는 2무승부(승점 2)를 기록하며, 무패 행진을 내달렸고, 전북은 개막전 승리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며 연승에 실패했다.
 
전북전 무승부 이끈 안현범의 원더골
 
제주는 3-4-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스리톱은 공민현-주민규-이동률, 허리는 정우재-이창민- 여름-안현범, 스리백은 김경재-권한진-김오규, 골키퍼 장갑은 오승훈이 꼈다.

전북은 3-5-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구스타보-이지훈이 투톱을 형성한 가운데, 공격형 미드필더는 김보경, 3선은 박진성-최영준-정혁-이유현이 라인을 이뤘다. 스리백은 구자룡-최보경-최철순, 골문은 송범근이 지켰다.
 
두 팀 모두 강한 압박과 좁은 공간에서의 치열한 볼 다툼을 벌이며 대등하게 맞섰다. 특히 전북의 거친 플레이 앞에 제주 선수들은 그라운드를 뒹구르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제주는 빠른 수비 전환을 통해 전북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이에 전북은 전반 23분 박진성 대신 이주용을 교체 투입하며 측면에 변화를 줬다. 전반 32분 구스타보의 헤더슛이 골대를 팅겨 나온 장면이 가장 아쉬웠다.
 
제주도 결정적인 기회를 맞았다. 전반 42분 침투패스를 받은 안현범이 오른쪽에서 슈팅으로 이어갔지만 송범근 골키퍼에게 막혔다. 추가 시간에는 이창민의 슈팅이 불발에 그치면서 전반은 득점없이 종료됐다.
 
제주는 만만치 않은 전력으로 전북을 위협했다. 후반 2분에도 주민규의 패스를 받은 공민현이 골키퍼와 일대일에서 득점으로 살라지 못했다.
 
다급한 쪽은 전북이었다. 김상식 감독은 후반 7분 구스타보, 정혁, 이지훈 대신 이승기, 일류첸코, 김승대를 한꺼번에 투입하며 공격진을 새롭게 개편했다. 김상식 감독의 용병술은 곧바로 적중했다. 후반 11분 이유현의 스로인을 받은 일류첸코가 패스했고, 김승대를 거쳐 이승기의 왼발 슈팅이 제주 골문에 꽂혔다.
 
하지만 제주는 무너지지 않았다. 후반 24분 안현범의 원더골로 균형추를 맞췄다. 오른쪽에서 안현범이 최철순, 이승기를 차례로 제친 뒤 왼발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공격 카드를 모두 소진한 전북으로선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며, 결국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탄탄한 조직력으로 무장한 제주의 반란
 
이날 경기는 지난 시즌 K리그1 챔피언 전북과 K리그2 우승팀 제주의 맞대결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두 팀의 체급차는 매우 크다. 아무래도 전북의 압승의 예상되는 분위기였다.
 
전북의 지휘봉을 잡은 김상식 감독은 경기당 평균 2골 이상을 넣을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며 '화공'(화끈한 공격)을 선언했다. 실제로 지난 개막전에서 FC서울에 2-0 승리를 거두고, 약속을 지켰다.
 
반면 제주는 2019시즌 충격의 강등을 맛봤지만 1시즌만에 K리그2 우승을 거두고, K리그1으로 승격했다. 제주의 목표는 K리그1 잔류도 파이널A 진출도 아닌 우승.

일주일 전 성남FC와의 1라운드에서는 1명이 퇴장당하는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끈끈한 수비와 투지를 앞세워 승점 1을 따내는 저력을 선보였다.
 
전북은 다소 파격적인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10대의 박진성, 이지훈을 선발로 내세운 것이 눈에 띄는 변화였다. 제주는 자가격리로 인해 정상 컨디션으로 회복하지 못한 외국인 선수 켄자바예프, 제르소 페르난데스를 기용하지 못하는 악재 속에 국내선수만으로 베스트11을 구성해야 했다.
 
제주는 전북을 상대로 물러서지 않고 중원에서 맞불을 놨다. 특히 화공을 내세운 전북을 맞아 8개의 슈팅만을 허용할만큼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선보였다. 제주 역시 8개의 슈팅을 창출하며 공격에서 날카로움을 뽐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후반 11분 이승기에게 선제골을 내준 것이다. 통상적으로 최약체 팀이 강팀에게 한 골을 허용하면 쉽게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제주는 정신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경기 내내 오른쪽 측면에서 공격의 물꼬를 튼 윙백 안현범이 해결사로 나섰다. 빠른 스피드와 개인기로 측면 공간을 무너뜨렸고, 페널티 박스까지 진입한 뒤 통렬한 슈팅을 성공시켰다. 전북을 상대로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승점 1점을 획득한 것이다.
 
우승을 목표로 내세운 제주는 아직까지 2경기 째 승리를 가져가지 못했지만 K리그 절대 강자로 평가받는 전북과 대등한 모습을 보이며 작은 이변을 연출했다. 올 시즌 제주의 돌풍이 얼마나 지속될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하나원큐 K리그1 2021 2라운드 (2021년 3월 6일, 제주월드컵경기장)
제주 1 - 안현범 69'
전북 1 - 이승기 56''


선수명단
제주 3-4-3 : 오승훈 - 김오규, 권한진, 김경재 - 안현범, 여름, 이창민, 정우재 - 이동률(65'조성준), 주민규(81'자와다), 공민현(81'강윤성)
 
전북 3-4-2-2 : 송범근 – 최철순, 최보경, 구자룡 - 이유현, 정혁(52'이승기), 최영준(85'류재문), 박진성(23'이주용) – 김보경 - 구스타보(52'김승대), 이지훈(52'일류첸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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