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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국회 잔디광장에 설치됐었던 '과일나무'. 알록달록한 색깔 때문에 눈에 확 띄는 '과일나무'는 높이 7m, 지름 2.5m, 무게 2.5t의 규모다. 이 조형물은 현재 국회 후미진 곳으로 옮겨졌다.
 2015년 국회 잔디광장에 설치됐었던 "과일나무". 알록달록한 색깔 때문에 눈에 확 띄는 "과일나무"는 높이 7m, 지름 2.5m, 무게 2.5t의 규모다. 이 조형물은 현재 국회 후미진 곳으로 옮겨졌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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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국회엔 이상한 조형물들이 만들어지는 걸까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이번엔 '국회 과일나무 조형물'이 문제로 떠올랐다. 국회도서관에 근무하던 필자도 2015년 당시 '국회 과일나무'가 만들어지던 때를 생생하게 기억한다. 어느 날 갑자기 국회 잔디밭 한 켠에 울긋불긋, 플라스틱 같은 희한한 조형물이 주위 분위기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으로 세워졌다. 필자는 또 무슨 임시 조형물을 세우나보다 생각했을 뿐이었다. 이후 그 조형물은 국회 경내 외진 곳으로 '치워졌다'.

그 이전인 2008년, 국회에는 이름도 남부끄러운 '남근석'이란 거대한 바위를 국회 본청 인근에 세워진 적도 있었다. 국회가 '음기'가 성한 곳이라 그 기운을 눌러보려고 당시 국회사무총장이 들였단다. 결국 여성단체 등의 항의가 있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과일나무 조형물'처럼 국회의 보이지 않는 한적한 곳으로 '치워졌다'(헌정기념관 옆).

문제는 이런 희한한 일들이 모두 '돈'과 관련이 돼 있다는 점이다. 문제의 '남근석'도 그냥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금액으로 사들였다. '과일나무 조형물' 역시 마찬가지다. 모두 국민의 세금으로 이런 '희한한' 일들이 벌어진다.

국회의장·사무총장 임기마다 지어지는 건물들... 시대착오적
 

뿐만이 아니다. 국회는 그간 관행적으로 국회총장과 국회의장 임기마다 거의 건물이 하나씩 생겨났다. 의원회관 신축부터 국회 한옥, 국회 의정관, 국회 어린이집, 국회 스마트워크센터, 고성 연수원건물 등등... 이런 식으로 계속 지어져왔다. 반드시 필요할 것 같지도 않은 건물들이 굳이 새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모종의 '떡고물'을 상부에 챙겨준다는 얘기가 풍문으로 떠돌곤 했다. 지금이 '전별금'을 돌리는 전두환 시절도 아닌데 말이다.

국회에서 이뤄져왔던 이러한 시대착오적인 모습은 이제 그만 사라질 때도 됐다. 환경 파괴이자 자원 낭비며 무엇보다도 국민 혈세 낭비다. 모두 알다시피, 국회는 국민의 불신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기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그 어느 곳의 감사도 받지 않는다. 또 시민단체의 감시는 턱없이 부족하기만 하다.

이번 '국회 과일나무 조형물' 문제를 계기로 이러한 문제점들이 '투명하게' 전반적으로 다시 점검되기를 바란다.

태그:#과일나무 조형물, #남근석,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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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학 박사,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근무하였고, 그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다. <이상한 영어 사전>,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 <논어>, <도덕경>, <광주백서>, <사마천 사기 56>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 그리고 오늘의 심각한 기후위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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