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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은 맥줏집을 하는 자영업자인 나에게 유난히 춥고 무서웠다. 1000명대의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고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의 벽은 공고했다. 그렇게 겨울을 보내고나서 힘겹게 온 봄이다. 날이 따뜻해졌으니 코로나가 겨울처럼 많이 퍼지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다. 

겨울 동안 닫아 놓았던 가게를 청소하고 새로 술을 시켰다. 봄, 여름에 열심히 팔 생각을 하면서 술 냉장고를 채운 후 희망을 그렸다. 가게에 체온계를 구비하고, 테이블마다 칸막이를 설치했다. 그렇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너무 길었던 탓인지 거리로 나오는 사람들은 적었다. 요즘 대세는 집에서 친구들끼리 '랜선짠'을 하며 마시는 술이라더니.  

그래도 백신을 맞고 집단면역이 생겨 코로나가 사라지면, 사람들이 같이 술 마시는 기쁨을 잊지 않고 축제하듯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겨울에 이어 봄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되어서 22시 영업제한이 걸리고 말았다. 나는 다시 한번 22시에 가게 문을 닫는 신세가 되었다.  
 
오후 10시면 장사를 끝내야 한다.
 오후 10시면 장사를 끝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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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가 늘어나는 추세면 21시 영업제한을 한다고 했으니까 언제 다시 겨울처럼 21시에 문을 닫아야 할지 모르겠다. 이른 저녁에 가게 문을 닫는 방역이 당연해지자 면적이 큰 술집들이 먼저 폐업하기 시작했다. 저녁식사 이후부터 술이 팔리는데, 21시에 문을 닫아야 한다는 건 술집 문을 열지 말라는 말과 같다.

재난지원금이 4차까지 나왔다고 하지만 전년보다 매출이 감소한 것을 입증해야만 받을 수 있다. 나라에서 영업제한을 시켰는데 매출이 감소한 걸 증명해야만 지원금을 준다는 게 아이러니하다. 

2021년 상반기는 자영업에 의한 감염보다 사업장에 의한 감염도 컸는데, 일방적인 21시 영업제한은 억울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또 겨울 동안 자영업자들의 희생으로 확진자 수를 낮춘 면이 분명히 있는데도 그 부분을 다 잊고 봄이 되자마자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난 탓을 술집을 하는 자영업자에게 돌리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앞으로도 코로나가 심해질 때마다 21시 영업제한이 걸리면 밤에 술을 파는 곳들은 다 사라져야 하나. 영업제한밖에 다른 방법은 정말 없는 걸까. 

태그:#코로나19, #자영업자, #술집, #생존, #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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