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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시당위원장, 하태경 국민의힘 시당위원장, 신상해 부산시의회 의장이 ‘부산 공직자 부동산비리조사 특별기구’ 합의문에 서명했다.
 왼쪽부터 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시당위원장, 하태경 국민의힘 시당위원장, 신상해 부산시의회 의장이 ‘부산 공직자 부동산비리조사 특별기구’ 합의문에 서명했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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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비리와 관련한 부산 정치권의 약속이 선거용 구호에 그치는 분위기다. '부산 공직자 부동산 비리 조사특별위원회'가 여야 합의문 작성 한 달이 지나도록 출범조차 못하고 있다. 10년 이내 전·현직 광역단체장·광역의원·기초단체장·기초의원·고위 공직자는 물론 배우자와 직계존비속까지 조사대상에 포함하기로 했지만, 합의이행은 선거 이후 동력을 급격히 잃어가고 있다.

몽니 부리는 자 누구? 선거 끝나자 흐지부지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부산시의회, 부산시는 지난달 '공직자 부동산 비리조사'에 관한 7개 조항을 담은 합의문에 서명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부산시당 위원장의 제안에 박재호 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과 부산시, 부산시의회가 호응하면서 전격적인 추진이 예상됐다. 이들은 특위를 통해 부산의 부동산 투기를 전방위적으로 조사하고, 이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했다. 물론 오거돈 전 부산시장, 박형준 현 부산시장의 부동산 조사 여부도 관심사였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불참을 통보하면서 지난 1일 특위 출범 직전 논의가 멈춰섰다. 대신 남은 것은 공방이었다. 국민의힘은 김해영 전 민주당 의원의 특위 참여를 문제 삼았다. 조사대상이 되어야 할 정치인을 조사위원에 포함할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그러자 이번엔 김해영 전 의원이 국회를 찾았다. 그는 지난 14일 "철저한 조사를 통해 (비리를) 발각하면 각 정당에서 강력하게 징계, 공직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발표해야 한다"면서 책임있는 참여를 주장했다. 비리 공직자에 대한 당 차원의 제재 방안을 합의한다면 위원에게서 사퇴하겠다는 제안도 던졌다.

국민의힘은 김 전 의원의 제안을 거부하고, 민주당에 책임을 떠넘겼다. 김 전 의원 기자회견 직후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정치인을 배제하면 위원회는 바로 출범할 수 있다"고 성명을 냈다. 국민의힘은 "우리 측 위원들은 모두 구성되어 있고, 여야의 유일한 쟁점은 조사 대상인 정치인을 위원에 포함시키느냐 여부"라고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전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부산 선출직공직자 부동산 비리조사 특별기구'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전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부산 선출직공직자 부동산 비리조사 특별기구"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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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사태에 부산시의회 민주당 원내대표단은 소속 시의원의 개인정보 수집 동의서를 부산시에 제출하겠다고 언론에 입장을 밝혔다. 현직 시의원들의 조사 참여를 기정사실로 해 국민의힘을 재차 압박한 셈이다. 원내대표단은 "특위 위원 구성을 핑계로 출범을 무력화해선 안 된다"면서 "핵심 대상인 박형준 시장부터 조사에 임해야 한다"고 했다.

특위 파행에 시민단체는 "더는 시민을 우롱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경제정의실천연합은 "대대적인 조사와 감사를 할 것처럼 큰소리를 쳤지만, 아무런 진전이 없다"면서 "특위가 선거용으로 끝난다면 여야 정치권은 시민들의 준엄한 심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치인 참여가 논란이 된다면 외부 전문가로 위원을 구성하고, 전·현직 선출직 공무원 동의서, 징계 규정을 합의하면 되지 않느냐고 촉구했다. 특위가 실질적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여야가 협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도 "선거시기 표를 얻기 위한 정치적 쇼가 아니었다면 당장 특위를 출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양미숙 처장은 "난개발, 특혜, 불법 개발이 많았던 도시 부산에서 공직자 비리 조사는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부산지역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을 없애고 신뢰를 높이기 위한 각 당의 진정성 있는 자세가 필요할 때"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부산 선출직 포함 공직자 투기의혹 조사한다 http://omn.kr/1shpn

태그:#더불어민주당, #부동산 비리조사, #박형준, #오거돈,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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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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