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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정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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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봄! 다시 텃밭에 고추 오이 가지 호박 옥수수를 심었다. 밤낮으로 기온 차가 심해 호박은 팩으로 덮어주고 고추는 보온재로 옆을 둘러 막아주었다. 여린 오이도 비닐로 덮어준 뒤 낮엔 열어주고 밤엔 다시 뒤집어씌워 번거롭지만 아기 돌보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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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 주간에는 푸릇하던 오이 잎끝이 햇살에 노래져 걱정된다. 아침저녁으로 물을 주고 있어 잘 견뎌주리라 믿는다. 상추 깻잎 등 다른 작물은 포근해지면 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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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기쁜 일은 돌산 갓을 심어 김치를 담가 어머니께 보낸 일이다. 해남 땅에 자라 알싸한 정도지만 맛은 좋아 김장 김치와 보내고 다시 뽑아 담가 보냈더니 막냇동생이 돌산갓으로만 밥을 먹고 큰동생 서울 동생과 조금 나눠 먹었다고 한다. 어제 마지막으로 붉은 돌산 갓 뽑아 물김치를 담가 보냈다.

큰 통으로 보내고 싶었는데 스티로폼 박스 큰 게 없어서 작은 통으로 두 통 보냈다. 그것도 현산 우체국에 갔더니 물량 배달 차량이 보는 앞에서 떠나버려서 당황했다. 담당자가 배달 차량이 화산우체국으로 가는 중이니 그쪽으로 따라가면 부칠 수 있을 거라는 귀띔을 해줘서 007첩보원처럼 그 차 뒤를 따라가 택배를 부쳤다. 군말 없이 차를 따라잡아 택배를 부치게 해준 고마운 남편 덕이다. 잇몸이 약해 물에 대충 말아 드신다는 어머니, 갓 물김치 국물에 입맛 돌았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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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 국화도 제법 자라 웃순을 잘라 담장 아래 꺾꽂이도 하고, 여린 꽃들만 있어 휑하던 화단에도 동백 겹매화 등 나무를 중간중간 심어 꽃밭이 풍성해졌다. 할미 매발톱 철쭉 카네이션 등등 꽃들도 꽃등을 밝혀 꽃밭이 작년보다 환하다. 앞으로도 찔레 수국 장미가 피어 한층 아름다울 거다.

아, 겨울을 이겨낸 것들도 봄을 맞아 새단장이다. 감나무와 배나무는 연초록 새잎이 돋아 운치를 더하고 겨울에 심은 마늘과 양파도 잘 자라고 있다. 무엇보다 기쁜 것은 늦겨울 심은 완두콩이 하얀 꽃을 냈다는 것이다. 딸기도 꽃을 피우나 싶더니 열매를 맺어 커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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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예전 집이라 수리를 한다 해도 문제가 하나둘 생긴다. 나이 든 사람처럼... 전기 안전 공사 불러 안전점검해보니 선이 가늘고 차단기 수가 적다는 거였다. 그래서 전기공사도 예약해놨다. 그 공사 끝나면 그런대로 살만한 집이다.

봄을 맞아 분주해진 나날이지만 다시 호박 덩굴이 담을 타고 날마다 먹거리를 내어주어 밥상이 풍성해질 것을 생각하니 노곤함이 사라진다. 아 행복하다. 나의 시골 생활!


태그:#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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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두 자녀를 둔 주부로 지방 신문 객원기자로 활동하다 남편 퇴임 후 땅끝 해남으로 귀촌해 살고 있습니다. 그동안 주로 교육, 의료, 맛집 탐방' 여행기사를 쓰고 있었는데월간 '시' 로 등단이후 첫 시집 '밥은 묵었냐 몸은 괜찮냐'를 내고 대밭 바람 소리와 그 속에 둥지를 둔 새 소리를 들으며 텃밭을 일구며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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