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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봄종사자와 항공업계 종사자의 백신 접종이 시작된 19일 오전 서울 강서구 부민병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기 위해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돌봄종사자와 항공업계 종사자의 백신 접종이 시작된 19일 오전 서울 강서구 부민병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기 위해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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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백신 속도전'에 돌입했다. 

16일 처음으로 하루 백신 접종 10만 회를 돌파한 뒤, 19일에는 12만 1235명에게 접종을 하며 1일 백신 접종 최대횟수를 경신했다. 이중 1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1차 접종이었다. 

지난주 월요일(12일) 3만 8328명에 비하면 3배 이상 증가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는 4월 15일부터 예방접종센터 104개소를 추가 개소하고, 19일 1794개소 지정 위탁의료기관 접종 시작으로 접종 역량이 증가한 결과다.

19일부터 '장애인·노인 돌봄종사자', 항공 승무원으로 접종이 확대됐으며, 다음주부터 의료기관 및 약국 등 보건의료인, 만성신장질환자, 사회필수인력으로 접종 대상이 확대된다. 여기에 22일 예방접종센터 29개소 추가 개소를 통해 접종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게 방역당국의 판단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20일 오전 코로나19 상황 백브리핑에서 "센터가 더 확충되고 위탁의료기관 접종을 본격화하면서 열흘간 150만 명을 충분히 접종해 이달까지 '300만 명 1차 접종'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163만9490명이 1차 접종, 6만 586명이 2차 접종을 마쳤다. 

정부의 상반기 목표는 1200만 명 접종이다. 계획대로 열흘간 150만 명을 접종한다면, 산술적으로도 나머지 900만 명 접종은 60일(2달) 안에 가능하다.

접종 9주째 300만명 돌파한다면... EU 주요 국가보다 접종 빨라져 
 
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 중인 화이자 백신을 파견 나온 서울대병원 간호사가 7명이 맞을 수 있도록 주사기로 옮기고 있다.
 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 중인 화이자 백신을 파견 나온 서울대병원 간호사가 7명이 맞을 수 있도록 주사기로 옮기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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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정부의 계획대로 4월 30일까지 300만명 접종이 가능할 경우 국민 5.85%가 접종 하는 셈이다. 백신 접종 64일, 약 2개월만이다.

접종자 수가 300만 명을 돌파할 경우 OECD 37개국 중 기준 접종자 수로는 14위(현재 기준)를 기록하게 된다. 유럽 주요 국가와 비교해보면 압도적으로 빨랐던 영국(38일)보다는 한참 늦지만, 프랑스(65일), 이탈리아(65일), 스페인(68일)과 비교해 한국의 접종 속도가 빨라지는 셈이다. 

독일(53일)은 한국보다 빠르게 '300만명 접종' 고지를 넘어섰지만, 인구 수가 한국보다 많아 접종률 5.8%를 달성한 것은 접종 후 69일째였다. 

한국의 백신 접종 인프라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이다. 질병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 당시 하루 최대 209만 명까지 접종했다. 전문가들 역시 하루 50만 명 이상 접종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5월 하순부터 1만 4천 여개 전국의 위탁의료기관, 4월 말 264개소 예방접종센터가 본격 가동되면 접종속도가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6월 1200만 명 접종→9월까지 3600만 명 1차 접종 완료→11월 3600만 명 2차접종 완료'가 정부의 목표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기획팀장은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11월 집단면역은 2차 접종까지 완료로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3600만 명의 1차 접종은 11월의 2개월 전인 9월까지는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강조했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 역시 20일 백브리핑에서 "언론에서 여러 우려와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으나, 정부가 수차례 발표한 목표를  계속 부정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라며 "2달 지나 정부가 약속한대로 1200만 명에 대한 1차 접종이 실현되는지 볼 필요가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문제는 '백신 수급'... 상반기 예정대로 공급 가능할까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26일 인천국제공항 회물터미널에 도착해 관계자들이 백신을 옮기고 있다. 극저온 상태로 암스테르담에서 인천공항까지 대한항공 화물기를 통해 도착한 백신은 이후 군 수송지원본부 호위 하에 서울국립중앙의료원 등 5개 도시의 접종센터로 안전하게 배송된다.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26일 인천국제공항 회물터미널에 도착해 관계자들이 백신을 옮기고 있다. 극저온 상태로 암스테르담에서 인천공항까지 대한항공 화물기를 통해 도착한 백신은 이후 군 수송지원본부 호위 하에 서울국립중앙의료원 등 5개 도시의 접종센터로 안전하게 배송된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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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역시 '백신 수급' 상황이다. 21일 인천공항으로 들어올 화이자 25만회 분을 합치면 지금까지 공급된 백신의 총 물량은 181만 1500명분(362만 3천회)이다. 앞으로 상반기에는 아스트라제네카 433만 4000명분, 화이자 289만 8500만 명분이 추가로 들어올 계획이다. 1200만 명분이 채 되지 않는다.

4월까지는 300만 명에게 놓을 백신이 충분하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접종 간격을 최대 12주까지 늘렸기 때문에 여유가 있다. 하지만 이후에는 백신 수급상황이 속도전을 가로막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에서 위탁 생산을 하는 아스트라제네카 직접 계약 물량분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공급될 가능성이 높지만, 화이자나 코백스에서 오는 수입 물량은 여전히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노바백스 백신은 6월 이후가 돼야 본격적으로 한국에서 생산이 될 가능성이 높고, 모더나 백신은 도입 물량조차 확정되지 않았다. 얀센 백신은 '혈전 논란'이 일어나 미국에서는 접종이 중단됐고, 20일 유럽의약품청의 평가를 남겨놓고 있다. 

게다가 변이 바이러스의 유행으로 인해 미국에서는 '3번째 접종'인 '부스터샷'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 역시 18일 NBC 인터뷰에서 "부스터샷 필요 여부를 여름이 끝날 때나 가을이 시작될 쯤 알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부스터샷을 준비할 경우, 현재 미국이 사용하는 화이자·모더나 등의 수입은 더욱 어려워진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의 지난 3월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전 세계 백신의 27%를 생산하지만, 수출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이에 정부는 현재까지 확보한 7900만 명분 이외에 백신을 추가로 확보하거나, 이미 확보한 백신을 빠르게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홍윤철 서울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6월 말까지 1200만 명 접종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정부가 백신 확보를 하기 위해 굉장히 애를 많이 쓰고 있는데, 추가적으로는 임상 결과가 괜찮은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 백신의 도입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태그:#백신,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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