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순자 역을 맡은 배우 윤여정이 26일(한국시간) 오전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미나리> 순자 역을 맡은 배우 윤여정이 26일(한국시간) 오전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 ABC 화면 캡처


  
윤여정 배우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에 대해 각계각층에서 축하를 전하는 가운데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도 구두논평을 통해 축하했다. 그러나 문화예술계는 블랙리스트 범죄에 대해 정식으로 사과하지 않은 국민의힘 축하는 단순 숟가락 얹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102년 한국 영화사에 기억될 날"이라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에게 극복의 에너지와 생기를 불어넣었다"고 윤 배우의 아카데미 수상을 축하했다.

이어 "영화 속에서 끈질긴 생명력으로 어디에서든 자라나는 미나리처럼 세계 영화계에 우뚝 선 한국 영화가 오늘 수상을 계기로 전 세계에 저력을 보여줬다"면서 "국민의힘은 한국 영화를 비롯한 문화예술이 더 높은 가치를 만들어내고, 더 발전할 수 있는 지원책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도 페이스북에 "102년의 경이로운 발전사를 쓰고 있는 우리 영화계가 작년 기생충으로 아카데미4관왕을 차지한데 이어 올해 여우조연상까지 들어 올렸습니다"라며 "코로나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우리 국민에게 단비와 같은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고 축하했다.

또 "대한민국 문화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더욱 의미 있는 소식에 대한민국 국민으로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면서 윤여정 배우에게 감사를 전했다.

하지만 이들의 집권시절 자행된 국가범죄인 블랙리스트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 자체가 없었다. 국민의힘은 문화예술계의 사과 요구에도 지금까지 침묵하고 있다. 오히려 블랙리스트 관련 예산을 삭감해 반발을 사기도 했다.   
 블랙리스트 항의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문화예술계 인사들

블랙리스트 항의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문화예술계 인사들 ⓒ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국민의힘은 봉준호 감독 <기생충>이 지난해 아카데미상을 수상했을 때도 블랙리스트에 올려 놓고 탄압했던 행태에 대해 반성이나 사과 없이 마케팅으로만 이용하려고 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정윤희 블랙리스트 위원장은 "국민의힘 논평과 의원들의 축하인사를 보고 있자니 한마디 안 할 수 없다"며 "국민의힘이 집권여당이던 정부에서 정치적 이념 혹은 생각이 다른 예술가들을 검열하고, 배제, 사찰, 차별하는 블랙리스트 국가폭력을 자행했다"고 일갈했다.

이어 "지금까지 사과는커녕 반성조차 하지 않으며 블랙리스트를 정쟁의 도구로만 이용하는 국민의힘은 윤여정 배우의 수상소감을 여러 번 읽고 좀 깨닫는 바가 있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윤여정 배우는 시상식 후 기자회견에서 "무지개도 7가지 색깔이 있다. 여러 색깔이 있는 것이 중요하다. 남성과 여성으로구분하고 백인과 흑인, 황인종으로 나누거나 게이와 아닌 사람을 구분하고 싶지 않다"면서 "우리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평등한 사람들.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 서로를 끌어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윤희 블랙리스트 위원장은 "다양한 색깔의 존재와 생각을 인정하는 평등한 사회에서 훌륭한 예술가와 예술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걸 국민의힘은 명심하라"고 촉구했다.
윤여정 아카데미상 블랙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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