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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인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열린 제131주년 세계노동절대회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노동절인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열린 제131주년 세계노동절대회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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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인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열린 제131주년 세계노동절대회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노동절인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열린 제131주년 세계노동절대회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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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시아나KO 민주노조원들이 정리해고 당한 지, 부당해고에 맞서 투쟁을 이어온 지 어느새 1년이 됐습니다. 그동안 '해고는 살인이다'라는 말을 몸소 뼈저리게 느껴야 했습니다."

김계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KO지부장의 말이다. 김 지부장을 비롯한 아시아나 KO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코로나19 무기한 무급휴직에 동의서명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해 5월 11일 정리해고 당했다. 노동자들이 거리로 내몰린 지 약 1년이 지났지만, 상황은 여전히 제자리다.

김 지부장은 "어제 정년이 다 된 날이었다. 끝내 거리에서 정년을 맞이한 이 현실이 비통하다. 코로나19라는 국가 재난상황도 노동자들의 책임이고 잘못인가"라며 "거리에서 정년을 맞이한 해고노동자는 19일째 곡기를 끊고 죽을 각오로 단식을 하고있다. (중략) 1년째 우리의 삶을 벼랑 끝으로 내몬 파렴치한 인간 박상구(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는 처벌 받아야 한다"고 소리쳤다.

박이삼 공공운수노조 이스타항공 조종사지부장은 "이스타항공 사태가 1년 2개월 여가 지났다. 1640명의 이스타항공 해고노동자들은 희대의 사기꾼 이상직(무소속 의원)의 임금체불과 4대보험 횡령 등으로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살아왔다"면서 "정부 여당의 외면 속에서 홀로 외로운 투쟁을 해왔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그는 "사람들의 비난과 멸시를 참아간 우리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이스타 노동자들을 송두리째 지옥으로 보낸 이상직과 그 일당들의 비위가 하나둘씩 드러났고, 그 결과 이상직은 구속됐다"라며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그날까지 투쟁하겠다"라고 외쳤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기존 경영난에 코로나19 영향까지 겹치면서 직원들을 대량 정리해고한 바 있다.

1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주최로 열린 '131회 세계노동절대회'의 화두는 '코로나19'와 '해고'였다. 부당 해고가 여전할 뿐 아니라 '코로나 19로 인한 경영난'을 내세운 해고가 감염병보다 더 무섭게 노동자를 위협하는 현실을 고발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코로나19가 몰고 온 재난은 과연 평등한가. 재난과 위기가 불평등을 가속화시킨다는 공식을 반드시 깨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은 어디에 있느냐"라며 "정부의 정규직화 약속, 최저임금 1만원 약속, 노동존중 사회의 약속은 철저히 깨졌다"고 규탄했다.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복직 "노동조합은 힘이 있다"
 
5월 1일 세계노동자의 날을 맞아 주노총이 주관한 '제131주년 세계노동절대회'가 오후 2시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열렸다.
 5월 1일 세계노동자의 날을 맞아 주노총이 주관한 "제131주년 세계노동절대회"가 오후 2시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열렸다.
ⓒ 강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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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희소식도 있었다. LG트윈타워에서 집단해고를 당했던 청소노동자들의 복직 소식이다. LG 노사는 4월 30일자로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농성 중인 청소근로자 전원을 7월 1일부터 LG마포빌딩에서 근무하도록 하고, 정년을 만 60세에서 만 65세로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농성 136여 일만의 소식이었다.

이날 <오마이뉴스>와 만난 김영례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엘지트윈타워분회 조합원은 "어제(합의 당일) 정말 많은 눈물을 흘렸다. 우리가 원했던 LG트윈타워는 아니지만 그래도 정말 기뻤다"며 소회를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는 권리를 찾았지만, 이스타항공·아시아나KO 처럼 아직도 해고된 상태로 있는 분들이 너무 많다. 우리에게 연대해준 만큼 그들에게 돌려주고 싶다"면서 "부디 우리 노동자들이 일한만큼 보상을 받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 사측이 마음대로 해고하는 그런 세상이 없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무대에 오른 홍희정 엘지트윈타워분회 서울지부 조합원도 "노동자의 날에 이 기쁜 소식 발언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라며 "세상에 노동조합을 좋아하는 기업은 없을 거다. 노조에 가입했다고 해고하고, 사측에서 보수노조를 만들어 회유하는 일도 비일비재 하겠지만 그럼에도 노조는 이 모든 걸 바꿀 만큼의 힘이 있다고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가장 힘든 노동자들 기자회견도 어려워"... "비정규직 절규를 방역해"
  
1일 김영례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엘지트윈타워분회 조합원(가운데)은 <오마이뉴스>와 만나 어제자(4월 30일) 복직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어제(합의 당일) 정말 많은 눈물을 흘렸다"면서 "노동자들이 일한만큼 보상을 받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 사측 마음대로 해고되는 그런 세상이 없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1일 김영례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엘지트윈타워분회 조합원(가운데)은 <오마이뉴스>와 만나 어제자(4월 30일) 복직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어제(합의 당일) 정말 많은 눈물을 흘렸다"면서 "노동자들이 일한만큼 보상을 받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 사측 마음대로 해고되는 그런 세상이 없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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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노동절대회(서울) 참가자는 100여 명에 달했고, 전국 16개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진행됐다. 본무대 방송은 유튜브로도 생중계됐다. 현장에서는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거리두기 준수 및 마스크·페이스실드 착용이 의무화됐다. 다만 인원제한 문제로 경찰과의 잡음도 발생했다. 민주노총 무대 주변으로 경찰이 펜스를 설치했는데, 인원제한 문제로 대회 참가자들이 펜스 안으로 들어오지 못해 펜스를 경계에 놓고 집회를 진행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대회 준비를 위해 오전 6시 50분부터 현장에 참석한 익명의 민주노총 관계자는 "집회는 노동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인데, 지금의 노동자들은 코로나19로 상황이 힘들어졌음에도 집회나 기자회견도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개인적으로는 이런 상황이 참 답답하고, 정부의 방침도 아쉽다"고 토로했다.

대회는 오후 2시에 시작해 오후 4시께 마무리됐다. 대회 전후로 참가자들은 마포대교에서 출발해 마포·공덕·한국경영자총협회 방향으로 나눠 행진했다. 이날 서울 각지에서도 노동절 집회와 행진이 이어졌다. 420장애인차별공동투쟁단은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개정안 마련 ▲중증장애인 지역맞춤형 취업지원 사업 전면 개편 등을 요구하며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LG트윈타워까지 행진했다.

'비정규직 이제 그만, 1천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도 오후 4시에 종로구 전태일다리에서 중구서울고용노동청까지 청계천을 따라 행진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가 약속했던 비정규직 제로시대는 정규직 제로 시대가 됐다"라며 "(정부)는 코로나19가 아니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규를 방역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동절인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열린 제131주년 세계노동절대회에서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관계자들이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9명씩 행진 인원을 제한하려는 경찰과 잠시 충돌하고 있다.
 노동절인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열린 제131주년 세계노동절대회에서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관계자들이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9명씩 행진 인원을 제한하려는 경찰과 잠시 충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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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인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열린 제131주년 세계노동절대회에서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관계자들이 마포대교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노동절인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열린 제131주년 세계노동절대회에서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관계자들이 마포대교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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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노동절, #민주노총, #코로나19, #아시아나, #이스타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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