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청년' 백번 언급하는 것보다 내 삶의 문제부터 즉각 해결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일 전국 최초로 시행하는 경기도의 배달노동자 산재보험료 지원사업 시작을 알리며 이같이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2021년 소년공들, 책임 있는 어른이 된다는 것'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무턱대고 청년들을 호명하기 이전에 당장 내 삶을 바꾸는 변화부터 시작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플렛폼 경제의 성장으로 생애 첫 노동을 배달로 시작하는 청소년들이 많다. 경쟁이 심화될수록 라이더들은 더 빨리 달릴 것을 요구받는다"며 "도 조사 결과를 보면, 산재보험 가입에 대해 알려주는 어른도 없고 근로계약서도 제대로 안 쓰고, 안전교육조차 받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의 소년공 시절을 떠올리며 당시 현장의 상황을 전했다.
이 지사는 "40년 전 열다섯 살 소년공도 그랬다. 벨트 속에 손이 말려들어갔지만 누구도 노동법을 설명해주지 않았고 회사는 제가 부주의했다는 얘기만 반복했다"며 "치료받는 동안 월급은커녕 다친 손을 붕대로 싸매고 일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문제의 핵심은 배달노동자들이 '특수고용'으로 분류된다는 것"이라며 " 쉽게 말해 업체에 직접 고용되는 노동자가 아니라 '자영업자'로 분류되어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법상으로는 '16살 사장'인데 현실은 일상적 갑질에 노동법 사각지대"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수고용 노동자 전반의 노동권을 강화하는 사회적 대화는 계속 이어나가야겠지만 최소한 청소년들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헌법에도 연소자의 노동은 특별한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8세기 산업혁명 당시 영국에서 아동노동을 금지했던 것처럼 청소년 노동에 대한 별도의 규정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도는) 할 수 있는 일부터 하고 있다. 도는 전국 최초로 배달노동자 산재보험료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며 "배달노동자 2000명을 대상으로 산재보험료 부담금의 90%를 최대 1년간 지원하는데, 만18세 미만 청소년 300명도 지원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청소년 노동교육도 연 3000회 이상 실시하고 있다. 노동인권 교육이야말로 민주시민 교육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끝으로 "'괜찮은' 어른이 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일 수 있겠지만 적어도 일하다 다치거나 죽지는 않게, 청년을 기만하지 않는 어른은 돼야 다른 사회개혁의 과제도 함께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글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