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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시대에 맞는 두 번째 어린이날. 작년과는 확실히 분위기 자체가 다르다. 문구점이든 놀이터든 어디든 마스크를 쓰고 나가 어린이날을 즐기고 있다. 작년처럼 어린이날을 이대로 넘길 수는 없다는 분위기들이다.

코로나시대라는 주어진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 자체로 저마다 자신들이 즐길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나가더라는 거다. 훗날 사진첩 안에서 마스크를 쓰고 브이를 그리는 내 자신들의 모습을 보며 '이때의 어린이날은 이랬어~'라며 추억할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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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지금 이 시기의 아이들은 과연 어떤 어린이날 선물을 원하고 받았을지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나의 경우 실제 수업을 통해 초등학생들과 만나고 대화를 나누고 있기에 그 궁금증을 풀어갈 수 있었다. 그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답 몇 가지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하루 종일 게임하는 거요."

특히 코로나시국인 이때 어딘가로 나가는 게 불안한 상황에 엄마 아빠께서도 어린이날 선물로 '자유롭게 게임하는 날'로 허락을 해주었다는 것이다.

어떤 친구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받고 싶은 선물로 "현질하기"를 말하더라는 거다. 게임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나는 '현질'이 무엇인지 아이에게 물었고 아이가 답하기를 현금을 주고 게임 아이템을 사는 걸 말한단다. 어린이날 선물로 아빠의 허락을 받고 현질을 하는 게 어린이날 받고 싶은 선물이라는데 그 대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시대가 변하며 확실히 선물의 모습도 다양해진 듯 하다.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이 가족여행보다 더 좋다고 답변한 경우도 여럿 있었다고 하니 말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상황이 끼친 영향이 더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 아닐까도 생각 해봤다. 확실히 코로나시대, 게임을 즐기는 어린이 친구들이 많다.

그런가하면 게임이 아이들의 장래희망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 내가 만나고 있는 초등학생들의 경우만 해도 많은 아이들이 희망직업으로 크리에이터를 이야기 한다. 가장 최근의 '2020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에 따르면 크리에이터 순위가 4위로 떨어졌는데, 대신 5위에 프로 게이머가 등장했다.

이 조사 결과를 보며 직업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시각이 '프로게이머'로 좀 더 세분화 되면서 나타난 현상이 아닐까라는 분석도 해봤다.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어떤 분야의 크리에이터를 원하냐는 질문에 대부분이 '게임 크리에이터'를 대답하고 있었으니까.

아이들은 또 어떤 선물들을 바라고 있을까?. 또다른 대답으로 '부모님 잔소리 안 듣기', 그리고 '팝잇'이 있었다. 팝잇은 뽁뽁이를 터뜨리듯 누르는 것으로 요즘 초등학생들 사이에 유행이다. 휴대하기도 간편하고 아이들에게 비교적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인기가 높다. 왜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스트레스가 풀려서~'라는 대답이 있었다.

그만큼 초등학생들에게도 스트레스가 많다는 이야기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답답한 마스크를 써가며 학교를 가고 학원을 가고 초등 시절부터 공부를 떠안고 살아가는 아이들, 게다가 코로나시대를 맞으며 심지어 노는 날에도 마스크를 쓰고 나가야 하는 현실. 아이들의 스트레스가 오죽하겠냐는 거다.

코로나19가 아이들에게까지 여러 제약을 가져다주고 있는 현실. 부디 내년에는 답답한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어린이날을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 필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올릴 예정입니다.


태그:#코로나시대어린이날, #게임현질, #팝잇, #초등생스트레스, #마스크어린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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