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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는 18일 오전 합천군 합천읍에 있는 ‘일해공원’ 표지석 앞에서 발대식을 열고 천으로 덮어버렸다.
 ‘생명의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는 18일 오전 합천군 합천읍에 있는 ‘일해공원’ 표지석 앞에서 발대식을 열고 천으로 덮어버렸다.
ⓒ 강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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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는 18일 오전 합천군 합천읍에 있는 ‘일해공원’ 표지석 앞에 발대식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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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90)씨 고향인 경남 합천 시민들이 그의 아호(일해, 日海)를 따서 붙인 '일해공원(日海公園)' 명칭을 '생명의숲'으로 바꾸어야 한다며 나섰다.  

'생명의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는 18일 오전 합천군 합천읍에 있는 일해공원 표지석 앞에서 "역사의 죄를 짓지 않으려면 더 이상 일해공원을 그냥 두어서는 안된다"는 제목의 발대식 선언문을 발표했다.

합천군민운동본부는 하얀 천에 "일해는 더 이상 합천의 미래가 아니다"고 써서 표지석을 덮어버렸다.

이들은 먼저 국민의힘이 명칭 변경에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문준희 합천군수와 김태호 국회의원(합천거창함양산청)이 국민의힘 소속이며, 합천군의원은 국민의힘이 다수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광주 5.18묘역을 찾아 무릎 꿇고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고 했던 사과를 언급한 이들은 "며칠 전 새로 선출된 김기현 원내대표 또한 광주를 방문해 머리를 조아렸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합천군민운동본부는 "늦었지만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고 용서하는 발걸음을 내딛었다는 의미에서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러나 무릎을 꿇고 눈시울 붉히는 것은 단지 첫걸음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사과에 걸 맞는 행동이 뒤따라야 사과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이에 국민의힘이 일해공원 명칭변경에 앞장서는 행동만이 위선과 진정성의 잣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준희 합천군수는 2020년 6월 9일 '일해공원' 명칭 변경을 요구하는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시대가 이만큼 변했으니 공원 명칭 변경과 관련해 군민 의견을 모아 문제를 풀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발언을 언급한 합천군민운동본부는 "성난 국민여론을 의식해서 군민공론화라는 말만 던져놓고 그날 이후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군민공론화라는 허울 좋은 명분 뒤로 숨지 말고 조속히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이들은 "빠른 시일 내에 일해공원 명칭을 많은 군민들이 기억하고 있는 '생명의숲'으로 되돌려 주기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합천군민운동본부는 "공원 이름에 일해라는 명칭을 붙인 이후로 줄곧 군민의 분열과 갈등을 빚고 합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물론 미래 발전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전직대통령예우에관한법률'에 의하면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은 경우 경비·경호를 제외한 모든 예우를 박탈한다고 되어 있다"며 "이에 내란목적 살인죄로 무기징역형을 받은 전직 대통령의 호 '일해'라는 공원 명칭은 이 법률이 갖고 있는 취지와 정의에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공원(公園)은 뜻 그대로 어떤 가치와 지향을 갖더라도 누구에게나 편히 쉬고 즐기는 공간"이라며 "여기에다 정치 편향적이며 부정적 역사 평가로 굳어진 '일해'를 공원이름으로 붙이는 것은 상식에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합천군민운동본부는 "아름다운 고장 합천이 '일해'의 덫에 갇혀있지 않기를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을 모으는 일이면 그 어떤 일도 해 나갈 것"이라며 "공원 명칭이 변경될 그날까지 흐트러짐 없이 모든 힘을 쏟을 것을 맹세한다"고 했다.

'생명의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는 합천지역의 농민회, 여성농민회, 가톨릭농민회, 공무원노조, 전교조, 농협노조, 노무현재단,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진보당으로 구성됐다.

합천읍 황강변에 있는 이 공원은 2004년 8월 준공됐다. 합천군이 경남도 예산(일부) 지원받아 조성 당시에는 '새천년생명의숲'으로 불렀으며, 심의조 전 군수 때인 2007년 1월 합천군이 명칭을 '일해공원'으로 바꾸었다.
 
‘생명의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는 18일 오전 합천군 합천읍에 있는 ‘일해공원’ 표지석 앞에 발대식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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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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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전두환, #합천군, #일해공원, #생명의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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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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