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6.01 18:19최종 업데이트 21.06.0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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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들어 20일까지 수출금액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강타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 넘게 증가했다. 사진은 21일 부산항 신선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선이 하역작업을 하는 모습. 2021.5.21 ⓒ 연합뉴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31일 <오이시디 경제전망(OECD Economic Outlook)>을 발표하면서 올해 세계 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매년 4차례 회원국과 주요국들의 경제전망을 내놓는 경제협력개발기구는 이번 자료를 통해 팬데믹 이후 세계 경제가 정상화의 길로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다만 회복 속도는 국가 간 편차가 클 것으로 예상하면서 그로 인한 불균형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는 올해 전 세계 경제성장률이 6%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대부분의 국가는 내년 후반기에 팬데믹 이전의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그 정도의 회복이 충분하지는 않으며 팬데믹 이전에 전망했던 삶의 질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도 뒤따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는 유례없는 팬데믹을 맞아 역시 유례없는 속도의 백신 개발과 금융·예산·재정 분야에 이르는 각국 정부의 적극 대응에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그러면서 국가 간 백신 보급의 불균형, 기업들의 부채, 원자재 가격의 상승 등을 남은 위험 요소로 지적했다.

전반적으로 세계 경제는 회복 단계에 있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성장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 회복의 결과가 많은 사람들에게 돌아가지 않을 수 있는 점 등을 경제협력기구는 위험 요소로 꼽고 있다. 따라서 유연하고 전략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제정책이 필요하며 국제협력의 질에 많은 것이 좌우될 것이라고 이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가 밝힌 보고서에 따르면 팬데믹에 대응하는 국가 간의 편차는 코로나19의 직접적 피해에 대한 대응 단계, 그리고 피해로부터 회복 단계, 이렇게 두 차원에서 모두 크게 나타난다. 한 가지 주의할 것은 이 두 단계 사이에 올 수 있는 착시 현상이다. ("한국이 또 입증할 것" 국내언론과 상반된 해외의 극찬(http://omn.kr/1t4xx) 참조)

한국이 대표적인 예인데, 다수의 국내 언론은 한국의 2021년 2분기 경제성장률이 낮은 점을 들어 정부의 대응 실패를 지적한다. 하지만 한국의 올해 2분기 성장률이 낮은 이유는 지난해 같은 2분기 성장률이 다른 선진국과 달리 크게 폭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다른 대부분의 선진국들의 올해 2분기 성장률이 높은 이유는 지난해 2분기의 성장률이 대폭 하락했기 때문이다.

펜데믹 회복, 선진국 중 한국과 미국이 빨라

이번에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의 자료에서도 이 점이 명확히 드러난다. 아래 왼쪽 그림은 2020년 국내총생산 기준 몇몇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의 성장률이다. 녹색과 파란색 막대가 실질 성장률이고 빨간색 삼각형이 명목 성장률이다. (실질 성장률 : 가격변동 고려 없이 생산량의 증감 / 명목 성장률 : 물가 상승분 반영된 생산액의 증감)

자료 속의 국가 가운데 지난해 성장률 하락폭이 가장 작은 나라는 한국이고 가장 큰 나라는 스페인이다. 대체적으로 유럽 국가들의 피해가 크고 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피해가 적은 양상을 보인다.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은 세계 평균보다 하락 폭이 크다.
 

오른쪽 그림에서 아래의 녹색과 파란색 막대는 2019년 4분기 대비 2020년 2분기 실질 성장률이다. 그리고 주홍색과 빨간색 막대는 2020년 2분기 대비 2020년 4분기 실질 성장률이다. ⓒ OECD

 
오른쪽 그림에서 아래의 녹색과 파란색 막대는 2019년 4분기 대비 2020년 2분기 실질 성장률이다. 그리고 주홍색과 빨간색 막대는 2020년 2분기 대비 2020년 4분기 실질 성장률이다. 위아래 두 그래프를 비교하면 2020년 4분기의 성장률은 2020년 2분기의 성장률에 거의 정확히 반비례함을 알 수 있다. 즉 2020년 4분기의 성장률이 높다는 것은 팬데믹 기간 동안 마이너스 성장률이 높았다는 반증에 해당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의 전망치에 따르면 팬데믹에서 벗어나 이전 수준으로의 회복 가능 능력에서도 위의 팬데믹 기간 성장률 편차만큼이나 국가 간 편차가 크게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는 221쪽에 달하는 '임시' 버전 외 별도 자료를 통해 주요 국가들의 회복 전망치를 예상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가 발표한 G20 국가의 팬데믹 회복력 ⓒ OECD

 
위의 그림은 경제협력개발기구가 발표한 G20국가의 "팬데믹 회복 능력"을 표시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이 코로나19 이전의 1인당 국내총생산 수준을 회복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녹색 막대의 국가는 경제협력개발기구가 분류한 '선진국'에 해당하는 국가들이고, 밤색 막대는 '개발도상국'에 해당하는 국가들이다.

이 전망에 따르면 전체 20개국 가운데 개발도상국인 중국과 터키는 이미 팬데믹 이전의 상황으로 회복이 된 것으로 나타난다. 반면 선진국 가운데 팬데믹 영향으로부터 가장 먼저 회복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나라는 한국과 미국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는 밝히고 있다. 두 나라는 올해 중반기에는 적어도 코로나19 이전의 수준으로 경제 회복이 되며 팬데믹 이후 18개월 만에 코로나19 이전의 일인당 소득 수준을 회복하는 것으로 이 자료는 전망하고 있다.

그 뒤를 일본과 독일 그리고 호주와 캐나다가 뒤따랐다. 일본과 독일은 올해 후반기면 코로나19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호주와 캐나다는 내년 상반기에는 이전의 수준을 되찾을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살펴본 지난해 성장률 하락폭과 마찬가지로 팬데믹 회복력 역시 유럽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느리고 태평양 국가들이 회복 속도가 빠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 자료의 대표 작성자 로랑스 분(Laurence Boone) 경제협력개발기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1일 발표 때도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한국은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국가 가운데 리투아니아에 이어 아일랜드, 미국과 함께 가장 빠른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의 회복 능력을 갖춘 나라로 평가됐다.

한국 향한 OECD의 조언 : 공공부채가 가계부채 떠안아야

경제협력개발기구는 한국의 빠른 회복력 근거로 기업들의 투자 증가와 빠른 수출 회복세, 정부의 확장적 거시경제 정책을 들고 있다. 강력한 코로나19 대응으로 인한 부작용이 실업률 증가와 서비스 부문의 위축을 낳고 있지만 코로나19 회복과 함께 이 부분도 개선될 것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는 전망했다.

이를 위해 백신 접종이 가속화되어야 하며 취약한 가계, 기업을 대상으로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조언도 뒤따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는 한국의 공공부채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재정 여유가 있다면서 건전성 정책은 위험 감수와 함께 가계부채도 떠안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는 이번 자료를 통해 대체적으로 세계 경제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하고 있지만 일반적 회복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 이유는 앞서 그래프로 살펴봤듯이 국가간 팬데믹 피해 규모의 편차 그리고 팬데믹으로부터 회복 능력의 편차가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변수로 백신 공급 상황과 원활한 공중보건 정책의 여부를 꼽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는 신흥경제국과 저소득 국가에서 충분치 않은 백신이 이들의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이러한 편차를 극복해야 전반적이고 동반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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