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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관 신규식 선생.
 예관 신규식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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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종교의 신도답게 국치를 당한 동포들이 하나가 되고, 일제와 싸워 국권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국조 단군을 구심점으로 삼아야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임진왜란 당시 나라를 구한 이순신장군을 각별히 애착하면서 길이길이 기려야 함을 역설한다. 다시 주요 부분을 인용한다.

우리나라를 열어 세우신 단군은 곧 우리들의 주재자다. 우리나라를 구한 장본인인 이순신은 우리의 통제자다. 우리가 진실로 민족주의를 품고 조국의 광복을 결심하고 실력을 가지고 행동하며 어려움을 피하지 않는다면, 그러한 사람은 본관이나 호적을 묻지 않고, 어느 파인가를 묻지 않으며, 남녀노소를 묻지 않으며, 멀고 가까움, 친함과 그렇지 않음을 묻지 않으며, 유명하든 그렇지 않든, 단체이든 단독이든, 온건이든 급진이든, 비밀이든 노골적이든, 공인이든 상인이든, 농부든 선비든 모두 우리들의 동지다.

우리는 동지 가운데서 그 공복이 될 만한 자를 가려 뽑아 맡겨 시키고 감독하며 아끼고 보호하며 찬조하며 믿고 따라가며, 부당한 것이 있으면 배척하되 다만 의심하고 시기하고 알력을 일삼아서 불화를 자아내서는 안 되며, 사람마다 법률을 믿어서 다스림을 받으면 당사자들도 또한 일정한 범위 내에서 함부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실력준비' 운운하는 것은 우리들이 마땅히 국민들의 말과 없어진 정신을 회복하고 나서 다시 올바르고 굳건한 의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10년 동안 끌어 모으고, 10년 동안 교훈하는 것은 우리들의 책임인 것이다.

아아! 오늘이 무슨 날인가. 우리들이 이 지난날을 뉘우치고 장래를 채찍질하는 새로운 기념일이다. 오직 우리 민족은 우리의 조종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의 시조께서 신으로 내려오시어 나라를 여신 달에 우리의 충무공 이순신이 나라를 구하다가 난에 순사하셨고, 또 우리 시조가 어천(御天, 하늘로 올라감을 의미)하던 달에 이 충무공이 탄강하셨다. 우리들은 10월 3일로써 우리 민족의 대 기념일로 삼아야 한다.

기념한다는 것은 잊어버리지 않는다는 상징의 표현인 것으로 우리의 정신이 배어있는 증거이다. 우리 조상은 신성한 영웅이요, 호걸로 계속 이어 왔으나 특히 우리 단군을 받드는 것은 백성을 내고 가르친 창시자이기 때문이다. 우리 시조의 자손들로 어질고 현명하고 명철한 분이 대대로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특히 이 충무공을 받드는 것은 충효와 학문과 무예로 뜻을 다했던 분은 4천 년 사이에 오직 이 한 분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오직 우리 국민은 여기에 귀착하고 여기에 의거하며, 이를 모범으로 삼고 이에 이름을 열며 이에 결합하고 이에 정성을 바치며, 이에 강세하고 이에 작업을 하며, 이에 복을 빈다면 하늘과 땅을 주관하는 신이 실로 그 뜻을 좇아 순순히 명하기를 "나아가서 쳐라. 내 너희로 하여금 크게 이기게 하리라"라고 할 것이다. (주석 2)


주석
2> 『전집①』, 53~90쪽, 발췌.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인물열전] 독립운동의 선구 예관 신규식 평전>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태그:#신규식, #신규식평전, #예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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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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