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이 연장전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끝에 크로아티아를 물리치고 8강에 진출했다.

스페인은 29일 새벽(한국시각) 덴마크 코펜하겐에 위치한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열린 'UEFA EURO 2020' 16강 토너먼트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끝에 5-3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스페인은 2012년 이후 9년 만에 8강진출에 성공했고 후반막판 2골을 터뜨려 연장전까지 경기를 끌고가는 등 기적을 꿈꿨던 크로아티아는 막판에 힘을 쓰지못한 채 패하고 말았다. 

 
 연장접전끝에 크로아티아를 물리치고 8강에 진출한 스페인.

연장접전끝에 크로아티아를 물리치고 8강에 진출한 스페인. ⓒ 유로2020 공식 트위터 캡쳐

 
두 차례의 위기넘긴 스페인, 연장전에서 승리 쟁취하다

전반전 분위기는 스페인이 잡았다. 볼 점유율 62대 38, 슈팅수 11대 2가 나타내듯 수비라인을 하프라인까지 올린 스페인은 중원에서 안정적인 빌드업을 통해 측면과 중앙을 활용한 공격전개를 펼쳐 나갔다. 이를 통해 전반 16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코케의 슈팅에 이어 19분엔 페란 토레스의 크로스에 이은 모라타의 헤더슛이 나오기도 했다.

이렇게 기회를 만들어간 스페인은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실점을 허용했다. 전반 19분 페드리가 상대수비의 압박에 막혀 우나이 시몬 골키퍼에게 백패스를 내줬으나 이를 시몬 골키퍼가 제대로 키핑하지 못해 그대로 자책골로 연결된 것.

예상치 못한 실점을 허용한 스페인은 이후 크로아티아의 선수비 후역습 전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초반부터 라인을 내려 수비에 치중했던 크로아티아는 선제골 이후에도 수비에 중점을 두며 스페인의 공격을 막았다. 이에 그치지 않고 공격시엔 블라시치와 레비치의 속도를 앞세운 역습을 펼쳐 전반 25분 블라시치와 1분뒤 코비치치가 슈팅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스페인의 저력은 위기에서 빛을 발했다. 전반 37분 페널티박스 내 혼전상황에서 페드리가 시도한 슈팅을 리바코비치 골키퍼가 막아냈으나 사라비아가 침착하게 슈팅으로 성공시키면서 동점을 만들어냈다. 

동점을 만들어낸 스페인은 이후 측면에서 크로스 위주의 공격을 통해 득점을 노리기 시작했다. 크로아티아는 수비에 치중하면서 공격을 막아냈지만 지나치게 잦은 크로스를 허용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이런 공격패턴에서 스페인의 역전골이 나왔다. 후반 7분 왼쪽에서 페란 토레스가 올린 크로스를 라이트백 세자르 아스필리쿠에타가 페널티박스까지 침투한 뒤 헤더골을 터뜨려 역전에 성공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스페인은 후반 33분 추가골까지 터뜨리며 승부의 추를 기울였다. 가야의 부상으로 인해 발생한 프리킥 기회에서 파우 토레스가 길게 찔러준 볼을 페란 토레스가 받은 뒤 침착하게 득점에 성공해 3-1로 점수를 벌렸다.

그러나 스페인에게 또 한번의 위기가 찾아왔다. 후반전 들어 크라마리치를 시작으로 오르시치, 브레칼로에 이어 파살리치, 부디미르까지 공격자원들을 대거 투입한 크로아티아의 공세 속에 스페인은 후반 40분 오르치시에게 만회골을 허용한 데 이어 후반 45분에는 파살리치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다 이긴 경기를 연장전으로 끌고갔다.

자칫하면 다 이긴 경기를 놓칠 수 있는 상황에서 스페인의 저력이 빛났다. 지나치게 공격적인 선수들로 구성된 탓에 수비가 허술할 수밖에 없었던 크로아티아의 약점을 공략한 스페인은 연장전반 10분 알바로 모라타, 3분뒤에는 오야르사발이 골을 터뜨려 다시 경기를 뒤집었다.

스페인이 승리할 수 있었던 데에는 측면싸움에서의 우위가 크게 작용했다. 모라타(1골)와 파우 토레스(1도움)를 제외한 나머지 공격포인트가 측면에 포진한 선수들에게서 나올 정도로 크로아티아의 측면을 공략한 스페인은 계속된 크로스 공격으로 상대수비에 균열을 가했고 이를 통해 5골중 절반에 해당하는 3골을 터뜨리면서 승리를 거머쥘수 있었다.

승리 속에서 빛난 시몬 골키퍼의 선방, 8강진출 교두보 만들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다비드 데 헤아를 제치고 엔리케 감독의 선택을 받은 우나이 시몬 골키퍼는 지난 조별리그 3경기에서 1실점을 기록하는 등 엔리케 감독의 신뢰에 보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크로아티아와의 16강전은 그야말로 지옥과 천당을 오간 경기였다. 전반 19분 페드리가 백패스 한 볼을 제대로 키핑하지 못해 자책골의 빌미를 제공하며 주도권을 잡은 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자칫하면 경기내내 자신의 역량을 보여주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시몬 골키퍼는 흔들리지 않았다. 이후 안정적인 캐치와 판단력을 앞세워 실수없는 플레이를 선보였고 위기에선 결정적인 선방으로 팀을 구해냈다.

스페인이 2-1로 앞선 후반 22분 크로아티아의 공격기회에서 레비치의 패스를 받은 그바르디올이 오른발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시몬 골키퍼가 안정적인 캐치로 막아내면서 득점기회를 차단시켰다. 

시몬 골키퍼의 선방은 연장전에서 빛을 발했다. 크로아티아가 후반막판 연거푸 2골을 넣어 연장까지 승부를 끌고가 경기흐름을 내준 스페인은 연장초반 오르시치에게 슈팅기회를 내주는 등 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시몬 골키퍼의 선방이 나왔다. 연장전반 6분 크로아티아 오르시치가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낮게 올린 크로스를 크라마리치가 슈팅으로 가져갔다. 크로아티아의 역전골이 나올 수 있는 상황에서 시몬 골키퍼는 역동작에 걸렸음에도 몸을 날려 이를 막아내면서 크로아티아에게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시몬 골키퍼의 선방이 교두보가 된 스페인은 연장전반 10분 모라타, 3분 뒤엔 오야르사발의 득점이 나오면서 연장전끝에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크로아티아의 저항을 물리친 스페인은 2014 브라질 월드컵-유로 2016-2018 러시아 월드컵까지 3대회 연속 16강문턱을 넘지 못했던 징크스를 극복하면서 유로2012이후 9년 만에 8강진출에 성공했다. 여기엔 5골을 터뜨린 공격진의 활약도 있었지만 자신의 실수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음에도 흔들리지 않고 제 몫을 해낸 시몬 골키퍼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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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2020 스페인 크로아티아 우나이 시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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