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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액만 100억 원이 넘는 가짜 수산업자 사기 사건에 조선미디어 출신들이 얽혀 있다.
 피해액만 100억 원이 넘는 가짜 수산업자 사기 사건에 조선미디어 출신들이 얽혀 있다.
ⓒ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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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액만 100억 원이 넘는 가짜 수산업자 사기 사건에는 조선미디어 출신들이 묘하게 얽혀 있다.

사기혐의로 구속된 김아무개(43)씨와 관련된 로비 의혹이 정치권과 검찰로 확산되는 고리의 가운데는 <월간조선> 취재팀장 출신인 송아무개(60)씨가 있다. 

그는 <월간조선> 취재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1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에서 정치활동을 시작, 2016년 총선에서 경북 김천시 예비후보로 출마를 준비하다 2017년 4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0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그때 송씨의 변호인이 박영수 특별검사였다.

송씨는 감옥에서 2016년 11월 사기죄로 징역2년을 선고 받아 복역중인 김씨와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감옥에서 출소 후 송씨는 월드투데이라는 인터넷신문을 만들었고, 김씨는 월드투데이 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정치권과 검찰, 언론 등과 광범위하게 인맥을 형성했다. 김씨는 이를 기반으로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상임위원을 비롯해 2020년 5월 23일에는 3대3 농구위원회 회장으로 취임하기도 했다. 김씨는 청와대에서 받은 물품 등을 과시하며 현 정권과의 친분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박영수 특별검사는 구속된 김씨로부터 포르쉐 승용차를 제공받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입장문을 발표했다. 대게와 과메기 등은 3~4차례 받았지만 포르쉐 승용차에 대해서는 렌트비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박 특별검사는 "약 3년 전, 전직 언론인 송씨를 통해 (가짜 수산업자) 김씨를 처음 만났고, 당시 김씨를 포항에서 수산업을 하는 청년 사업가로 소개 받았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김씨에게 수천 만 원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아무개(48) 부장검사(현재 부부장 검사로 강등)를 김씨에게 소개해준 사실을 인정했다. 이 부장검사는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 특별검사팀에서 파견 검사로 활동했다. 

송씨의 인맥은 김씨에게도 고스란히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 송씨는 김무성 전 의원의 특보로도 활동한 이력이 있으며, 이번 사기사건에서 86억 원으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진 김아무개(83)사장이 김 전 의원의 형이다. 경찰은 송씨 역시 김씨에게 피해를 입었다고 보고 있으며, 송씨가 특임교수로 근무했던 사립대에도 관련 피해자가 있다고 알려졌다. 

이번 사건에는 송씨 뿐 아니라 <조선미디어> 출신인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엄성섭 <TV조선> 앵커도 관련돼 있다. 

대선후보로 출마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변인으로 주목 받다 돌연 사퇴한 이 전 논설위원은 김씨를 김무성 전 의원을 통해 소개받았다고 밝혔다. 이 전 논설위원은 김씨에게 골프채 등 수백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입건됐다. 이 때문에 윤 전 총장이 검찰을 통해 관련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대변인에서 경질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한 수사를 2월에 착수했고,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가 지난 4월 김씨를 구속기소했다. 이 밖에 엄성섭 <TV조선> 앵커 역시 김씨에게 아우디와 K7 차량 등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그는 관련 사실이 공개되자 방송에서 물러났다. 

현재까지 김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인물은 박영수 특별검사를 비롯해 이아무개 부장검사,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엄성섭 <TV조선> 앵커, 포항남부경찰서장을 하다 대기발령을 받은 배아무개 총경 등이다. 현행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와 기자 등이 1회 100만 원을 초과하거나 한 회계연도에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찰은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 입증을 위해 주력하고 있으며, 곧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조선미디어는 자사의 전현직 기자들이 관련된 가짜 수산업자 사기사건에 대해 거의 보도를 내놓지 않고 있다. <조선일보>는 5일 박영수 특검이 거론되면서 온라인 기사를 보도한 것 정도다.  

신미희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가짜 수산업자 사기사건의 한 축은 언론권력인 조선미디어와 관련된 내용"이라면서 "하지만 <조선일보> 등은 거의 이 사건을 보도하고 있지 않다가 박영수 특검, 박지원 국정원장 등 현 정부와 관련된 인물이 언급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보도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식 보도다. 조선미디어는 전·현직 세명이 연루된 이 사건에 대해 독자와 국민 앞에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내부적으로 진상조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그:#조선일보, #월간조선,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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