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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협동조합 사람과공간 발기인 대회.
 사회적협동조합 사람과공간 발기인 대회.
ⓒ 사람과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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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자산화'는 요즘 사회적경제의 주요 화두이다. 시민자산화란 '시민이 미래에 성공하거나 발전할 수 있는 바탕이 될 만한 경제적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재산을 공유하는 과정'을 의미하는데, 특히 최근 부동산 가격의 폭등과 함께 건물 임대료가 덩달아 오름에 따라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전략으로 시민자산화가 주목받고 있다.

공간과 관련된 시민자산화의 논리는 아주 간단하다. 함께 건물을 사서 공동 운영함으로써 젠트리피케이션을 피하겠다는 것.

실제로 이와 관련해서는 이미 많은 성공사례가 존재한다. 유럽에서는 시민들이 출자해 그 지역의 오래된 술집이나 빵집을 직접 사들여 운영하기도 하며, 도시재생사업을 하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목포 시민들이 돈을 모아 마을의 술집과 호텔을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 광진구와 마포구에서는 지역 단체들이 건물을 사서 사무실로 쓰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사례만을 기준으로 시민자산화를 쉽게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사례는 사례일 뿐, 현실은 결코 녹록치 않다. 부동산이 비싼 서울에서 '건물주'가 되기 위해서는 돈도 많이 필요하지만, 위치나 명도 문제 등 여러 가지 따져봐야 할 것들이 많다.

게다가 시민자산화를 꾀하는 사회적경제기업 등은 대게가 형편이 어렵다. 단순히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단체 특성상 이윤보다는 소셜 미션에 천착하다 보니 많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람과공간 조합원들.
 사람과공간 조합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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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5월 강서에서는 또 하나의 시민자산화 시도가 시작됐다. 현재 같은 건물을 사용 중인 강서양천민중의집사람과공간(이하 민집), 강서아이쿱생협(이하 생협), 빵과그림책협동조합이 평등사회노동교육원, 사회적협동조합강서나눔돌봄센터와 함께 사회적협동조합사람과공간을 설립하고, 25억짜리 건물을 매입하여 오는 11월 입주 준비 중이다.

과연 이들은 어떻게 그 어렵다는 시민자산화에 성공할 수 있었을까? 지난 달 25일 협동조합 유정아 이사를 만났다. 그는 생협의 이사장으로서 시민자산화 사업을 이끌다가 퇴임 이후 현재는 사회적협동조합사람과공간에서 실무를 돕고 있다.

시민자산화를 결심하게 된 계기

- 어떻게 시민자산화를 생각하게 되었나요.

"최초 논의는 민집에서부터 시작했어요. 민집이 2014년쯤 사무실을 얻고 들어왔는데 2년 만에 건물주가 나가라고 한 거예요. 이후 잘 해결됐지만 이거 안 되겠다, 중장기 계획을 세워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그래서 3년을 혼자 고민하다가 2개 단체가 한 공간으로 이사 오면서 같이 논의하기 시작했어요. 우리들이 함께 건물을 사서 운영하자. 그럼 '우선 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자' 이렇게 시작된 거죠."

- 왜 하필 사회적협동조합을 선택했나요.

"법인 형태를 뭘로 할까 논의를 2년 가까이 했어요. 주식회사로 할 거냐, 일반협동조합으로 할 거냐 등. 장기적으로 봤을 때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크잖아요. 왜냐면 자산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래서 분쟁을 방지하고 세금에 유리한 사회적협동조합을 선택했어요. 이익이 났을 때 조합원에게 배분할 수 없는."

- 시민자산화가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 무엇이 가장 힘들었나요.

"처음에는 역시 돈 모으는 것이 가장 어려웠어요. 건물 값에 세금 등 포함해서 총 32억원이 필요했는데, 계산해보니까 다섯 단체가 최소한 8억원은 구해야 하더라고요. 그래서 출자금 좌수가 높아요. 한 좌가 100만원인데 기본적으로 단체가 들어올 때는 50좌, 5000만원 이상이 기본이라 굉장히 높죠. 단체별 역량에 따라 5000만원에서 2억5000만원까지 내야 했죠."

그런데 의외로 결의를 하고 나니까 수월해졌어요. 그 결의가 대단한 거죠. 단체별로 이걸 하겠다는, 같이 해보겠다는 첫 결의. 지금은 세금 문제 등 챙겨야 할 게 많아서 어려움이 있어요. 다 처음이다 보니까."

- 단체별로 평균 1억5000만원 넘게 냈다는 건데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생협 내부에서는 반대가 없었나요.

"반대라기보다는 우려가 굉장히 많았어요. 몇몇 선배들은 너희들이 독박 쓰는 거라고도 했죠. 보통 시민단체들은 돈이 없고 생협은 돈이 많다고 생각하니까. 그래도 생협 조합원들 상대로 계속 설득했어요. 우리가 지금 같이 공유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을 3~4년 전부터 총회 등에서 꾸준히 했고, 그 결과 목적투자로 모은 돈이 7000만원이었어요."

공유공간의 시너지
  
 
사람과공간이 매입한 발산동의 새로운 건물
 사람과공간이 매입한 발산동의 새로운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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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려에도 불구하고 모금을 계속 할 수 있었던 것은 조합원들에게 공유 공간이 그만큼 설득력이 있었다는 뜻인데.

"3개 단체가 같은 공간을 쓰다 보니 시너지를 느낄 수 있어요. 보통 건물에서는 층층이 따로 쓰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각자 건물 들어가는 것과 별 차이가 없어요. 그런데 저희는 3개 단체가 공유공간을 쓰면서 사람들 간의 교류 측면에서도 그렇고, 어떤 일을 할 때도 시너지 효과가 크죠."

- 예를 들면 어떤 시너지가 있나요.

"우선 회원들이 같이 있다 보면 서로 교차로 회원을 늘릴 수 있고, 사업도 혼자 하던 것을 같이 하게 되죠. 예를 들어서 생협에서 '밥은 먹고 다니니'라는 취약계층 도시락 나눔을 했어요. 활동가들이 도시락을 만들고 나누고 배송까지 하는데, 그걸 민집에 있는 노조 라이더분들이 같이 하는 거죠. 교육 사업도 연합해서 하고. 그러면 강의의 질도 올라가요. 이런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신뢰가 생겼죠."

- 그럼 새로 들어가는 건물에서도 공유공간을 쓸 예정인가요.

"새로 가는 건물은 지상 3층에 지하 2층으로, 1층은 강서나눔돌봄센터에서 쓸 거예요. 장애인 접근성, 무장애시설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그리고 교육공간으로 2층 한 층을 쓰고, 단체들 사무실은 2층 일부와 3층에 공동으로, 지금과 같이 오픈해서 쓸 예정입니다. 지하 1층은 문화복합공간으로 지역 주민과 노동자들을 위한 공간으로 운영할 생각입니다."

"시민자산화의 또 다른 모델 되고 싶어"

 
사람과공간 펀딩사업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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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과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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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자산화를 진행하면서 어떤 도움을 받았나요.

"저희가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공공상생연대기금에서는 지하 문화복합공간을 조성하는 조건으로 1억원을 지원받았고, 최근에는 재단법인 동천으로부터 법률과 세금 문제 등과 관련된 지원을 무상으로 1년 동안 받기로 했어요. 그리고 마포구와 광진구 사례도 도움이 많이 됐어요. 저희가 그분들의 뒤를 그대로 따라 가고 있으니까."

- 시민자산화가 주목받으면서 지자체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나서고 있다는데.

"서울시에서 2019년부터 민간자산 클러스터 융자지원사업이라는 것을 해요. 마포구의 해빗투게더가 첫 번째로 선정되어서 건물 매입을 했고요, 저희도 이번에 준비 중이에요. 30억원 정도의 규모인데 이율이 2%, 올해는 수행기관 은평신협이 조금 더 지원을 해서 1.5%까지 낮췄어요. 이것을 지원받으면 원리금을 조금씩 상환할 수 있을 정도죠. 행정안전부 사업도 비슷하게 있는데 거긴 규모가 5억원으로 작아요."

-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은?

"저희 강서가 시민자산화와 관련된 또 다른 모델이 되고 싶어요. 광진은 광진주민연대라는 20년 넘게 같은 꿈을 꾸었던 사람들이 있어서 가능했고, 마포는 많은 시민들이 펀딩을 통해서 이룬 거라면, 저희는 기존에 있던 몇 개 단체들이 공유 공간 운영이나 연합 사업 등을 통해 신뢰를 쌓고 시너지를 확인한 뒤 시민자산화에 뛰어든 거죠. 아마 다른 지역에서 시민자산화를 고민한다면 강서의 사례가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희도 펀딩을 하고 있으니 많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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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사회학, 북한학을 전공한 사회학도입니다. 지금은 비록 회사에 몸이 묶여 있지만 언제가는 꼭 공부를 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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