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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 부인 김혜경(왼쪽)씨가 지난 24일 광주 서구 광천시민아파트를 방문해 '한국민중항쟁 답사기-광주전남 편'을 쓴 이혜영 작가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 출처 - 민형배 의원 페이스북)
 이재명 경기도지사 부인 김혜경(왼쪽)씨가 지난 24일 광주 서구 광천시민아파트를 방문해 "한국민중항쟁 답사기-광주전남 편"을 쓴 이혜영 작가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 출처 - 민형배 의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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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54)씨가 지난 24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광주와 전남 지역을 방문했다. 그동안 공개 행보를 자제해 왔던 김혜경씨가 광주·전남 지역 방문을 시작으로 대외 행보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씨는 광주 일정의 첫 방문지로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사무실을 택했고, 서구 광천동 시민아파트 등을 둘러봤다. 특히 광천시민아파트는 1978년 광주 지역의 첫 노동야학이자 5·18민주화운동의 거점이었던 '들불야학'의 옛터다.

이재명 지사의 경쟁자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인 김숙희(66)씨의 행보와 대비된다. 김숙희씨는 이미 지난달부터 광주·전남 지역에 상주하며 전남 진도 수해복구, 양로원 무료배식, 장애인 시설 방문 등 다양한 자원봉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임을 위한 행진곡' 숨결 깃든 시민아파트 방문

광주광역시 서구 광천동에 있는 광천시민아파트는 1969년 광주에서 처음으로 지어진 연립주택이다. 이 시민아파트는 호남 최초의 노동자 야학인 들불야학의 근거지였다. 유스퀘어 터미널로 바뀌기 전 광천공단 공장에 다니던 청년 노동자들이 들불야학을 찾았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부인 김혜경(가운데)씨가 지난 24일 광주 서구 광천시민아파트를 방문해 '한국민중항쟁 답사기-광주전남 편'을 쓴 이혜영 작가 등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출처 - 민형배 의원 페이스북)
 이재명 경기도지사 부인 김혜경(가운데)씨가 지난 24일 광주 서구 광천시민아파트를 방문해 "한국민중항쟁 답사기-광주전남 편"을 쓴 이혜영 작가 등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출처 - 민형배 의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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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불야학은 1980년 5·18 민주화운동 거점이 됐다. 5·18 시민군 대변인이었던 윤상원은 박기순의 권유로 다니던 은행을 그만두고 들불야학에 참여하면서 시민아파트에 사글셋방을 얻어 살았다. 이 시민아파트에서 계엄군의 학살을 고발하기 위해 5·18 당시 최초의 민중언론 <투사회보>가 제작됐다. 1982년 윤상원·박기순의 영혼결혼식이 열렸고, 그들의 넋을 추모하기 위한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이 만들어진 곳도 시민아파트였다.

2019년 시민아파트가 광천동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으로 철거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2021년 5월 광천동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조합의 양해와 광주시, 서구청, 천주교 광주대교구의 노력으로 시민아파트의 핵심 공간을 보존할 수 있게 됐다.

김혜경씨는 '한국민중항쟁 답사기-광주전남 편'을 쓴 이혜영 작가와 함께 광천시민아파트를 방문했다. 이 책을 열독했던 김씨가 이 작가에게 연락해 이뤄진 만남이라고 한다. 광주가 지역구(광산을)인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NS를 통해 김씨의 시민아파트 방문 소식을 전하면서 "광주를 좀 더 깊이 알고자 하는 진지한 열망이 느껴진다"면서 "광주시민으로서 고마운 마음(이) 절로 든다"고 말했다.

김혜경씨, 김숙희씨와 차별화 전략으로 호남 공략

김혜경씨는 이후 광주 경선대책본부, 기본소득국민운동 광주광산본부 출범식, 청정포럼, 희망사다리 모임 등을 방문해 이재명 지사 지역 선거캠프 관계자와 지지자를 만났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부인 김혜경(가운데)씨가 지난 24일 광주 서구 광천시민아파트를 방문해 '한국민중항쟁 답사기-광주전남 편'을 쓴 이혜영 작가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 출처 - 민형배 의원 페이스북)
 이재명 경기도지사 부인 김혜경(가운데)씨가 지난 24일 광주 서구 광천시민아파트를 방문해 "한국민중항쟁 답사기-광주전남 편"을 쓴 이혜영 작가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 출처 - 민형배 의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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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의 광주·전남 지역 방문은 지난 14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장인상 조문을 제외하면, 이재명 지사의 20대 대선 출마 선언 후 첫 공식 행보다. 김씨가 첫 일정으로 광주·전남 지역을 선택한 것은 그만큼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호남이 가진 중요성 때문이다. 특히 지역 최초 노동야학과 5.18 민주화운동의 흔적이 살아있는 역사적 공간을 방문한 것은 이낙연 전 대표 부인인 김숙희씨와의 차별화 행보로 해석된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김혜경씨는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사무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광주의 정신이나 운동의 근원을 살필 수 있는 사람과 장소, 현장을 둘러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혜경씨의 등판은 현직 도지사 신분으로 선거 운동에 제약을 받는 이재명 지사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호남 지지율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든든한 지원군이 필요했던 셈이다. 이 지사는 지난 22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선거 운동이 제한돼 있다. 도정 업무도 해야 한다. (지역에선) 왜 이재명은 안 오냐는 항의가 엄청나다. 그래서 아내에게 대신 좀 가달라고 부탁했다"라고 말했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이 지사가 코로나19 방역 등 도정 때문에 자리를 비우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김혜경씨가 광주전남 지역 방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외 행보에 나서며 조용히 이 지사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이재명, #김혜경, #이낙연, #김숙희, #민주당대선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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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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