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국가대표 왕찬 선수.

배드민턴 국가대표 왕찬 선수. ⓒ 왕찬

 
배드민턴 국가대표 왕찬(21) 선수. 초등학생 때 동호회를 하는 아버지를 따라가서 배드민턴을 처음 접했다. 흥미는 없었지만 갈비를 사준다는 아버지의 꾐(?)에 넘어가 본격적으로 배드민턴을 시작하게 됐다. 성과는 일찍 나왔다. 서울시에서 학년별로 진행하는 시합에서 1등을 했다. 그때부터 배드민턴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

왕찬 선수를 지난 6월 24일 줌으로 만나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 왕찬 선수가 현재 소속팀인 김천시청에 오기까지의 과정을 듣고 싶다.
"중학생 때는 체형이 통통해서 뛰는 범위가 넓은 단식에서 약점을 보였다. 그래서 파트너가 있는 복식으로 전향했다. 한 가지만 중점적으로 연습을 하니까 실력이 빠르게 올라왔다. 나중에는 국내외 시합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김천시청에서는 이런 성장가능성을 보고 발탁한 것 같다."
 
*배드민턴의 경기방식은 1:1로 경기하는 단식과 2:2로 경기하는 복식으로 나뉜다.
 
- 1월 달에 국가대표에 뽑혔다고 들었다. 국가대표 선발 과정은 어떤가?
"국가대표 선발전으로 총 12명의 선수가 국가대표로 뽑힌다. 선발기준은 리그전 승률 70%와 심사의원 평가 30%다. 선수마다 각자 18경기를 소화한다. 대신 파트너는 계속 바뀐다."
 
- 국가대표가 되면 올림픽에 나갈 수 있나?
"국가대표라고 무조건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 아니다. 올림픽은 국가대표로 뽑힌 12명 중에서 세계랭킹 8위 안에 드는 선수만 나갈 수 있다. 개인적으로 세계대회에서 성적을 쌓고 올림픽에 도전하고 싶었다. 그런데 코로나가 발목을 잡았다. 그 점이 아쉽다."
 
- 배드민턴 선수가 어떻게 하루 일과를 보내는지 궁금하다.
"
오전 5시 45분에 일어나 6시까지 운동장에 나간다. 스트레칭을 하고 400미터 트랙을 8바퀴에서 10바퀴 뛴다. 6시 30분이 되면 헬스장에서 복근 운동을 한다. 그리고 7시에 아침을 먹는다. 9시부터 오전운동이 시작되는데 30분 동안 보강훈련을 하고 9시 30분부터 본 운동을 시작한다. 여기서는 복식 경기에서 중요한 전술훈련을 한다. 감독님이 이론을 설명해주면 우리는 몸으로 따라한다. 오후에는 웨이트를 하거나 오전에 했던 훈련을 반복한다. 때론 야간운동도 한다."
 
- 배드민턴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 있나?
"두 번 정도 있었다. 초등학생 때 6개월을 쉬어야 되는 부상을 당했다. 회복 기간에 친구들의 실력이 올라가는 걸 보면서 배드민턴이 하기 싫어졌다. 다음은 대표팀에 들어왔을 때다. 과거와 훈련 패턴은 다른 게 없었지만 훈련강도에서 차이가 났다. 몸이 버티지 못해 쓰러질 것 같았다. 나를 위해서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다."
 
- 그럼에도 그만두지 않았던 이유가 있다면?
"
아버지에게 어려움을 토로하니 '넌 아직 어리니까 충분히 다시 올라갈 수 있어', '다 지나간다. 거기에 있던 형들도 너와 비슷한 시기가 있었을 거니 어떻게 버텼는지 물어봐라. 그리고 조금만 힘을 내거라'라며 위로의 말을 건네셨다. 아버지 덕분에 용기를 얻어서 다시 배드민턴을 시작했다."
 
- 롤모델이 '헨드라 세티아완' 선수라고 들었다. 간단히 소개를 해 달라.
"
헨드라 세티아완은 인도네시아 출신으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나이가 올해 38살로 선수생활의 전성기가 지났음에도 세계랭킹 2위다. 배드민턴 역사상 위대한 남자 복식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 왜 롤모델로 생각하는가?
"내 플레이 스타일과 정반대여서다. 평소 공을 치는 타이밍이 빨라서 네트를 넘기지 못하거나 상대방이 쉽게 공격할 수 있는 기회를 줘버리곤 한다. 하지만 세티아완 선수는 다르다. 플레이가 침착하고 부드러워서 실수가 없다.
 
또 네트플레이의 대가다. 네트플레이란 네트를 사이에 두고 셔틀콕을 치는 경기 운영 방법을 말한다. 네트플레이에서 중요한 건 공을 띄우지 않고 아슬아슬하게 넘기는 것이다. 공이 조금이라도 뜨면 상대방에게 역습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그는 네트에서 공이 뜨는 경우가 적다. 더 신기한건 상대방이 네트플레이를 잘해도 당황하지 않고 역으로 넘겨버린다는 점이다."
 
- 세티아완 선수는 기도와 아산이라는 영원의 파트너가 있다고 들었다. 본인도 그런 동료가 있는지?
"
한 명은 고등학교 주니어 대표팀에서 만난 친구다. 복식을 함께한 선배가 졸업하자 그가 파트너가 됐다. 아무래도 단식을 주로 했던 선수라 잘 맞을 거란 기대는 없었다. 그런데 첫 대회에서 상위권 성적을 냈다. 그 뒤로 쭉 호흡을 맞췄다.
 
나머지 한 명은 김천시청 소속의 1년 선배다. 현재 팀 내 복식 파트너다. 대표팀에도 같이 발탁이 돼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두 명의 선수와는 자주 이야기하고 힘들 때마다 서로 의지하고 있다."
 
- 미래의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3년 뒤에 올림픽에 나가서 꼭 금메달을 따길 바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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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왕찬 복식 올림픽금메달 헨드라세티아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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