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8.12 13:33최종 업데이트 21.08.12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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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성수동 와글 사무실에서 박혜민 대표를 만났다. 그는 MZ세대 기초의원 후보자와 유권자를 잇는 플랫폼을 표방하며 올 2월 뉴웨이즈를 설립했다. ⓒ 재단법인 와글

 
현장 정치를 가르쳐 주는 학원은 없다. 정치인이 되려면 어디서부터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치를 통해서 세상에 변화를 만드는 방법은 무엇인지, 그 마음가짐과 태도는 어떠해야 하는지, 그런 고민을 나누고 배우고 직접 체험해 볼 곳을 한국사회에선 찾기 힘들다. "우리에겐 왜 40대 총리가 없냐?"는 자탄의 소리가 선거 때마다 새어 나오지만, 정당들은 젊은 정치인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일에 무심하고 태만하다. 정당의 인재 영입과 공천과정이 전근대적이다 보니, 힘 있는 권력자의 라인을 타지 못하면 정치에 입문하기 쉽지 않다는 게 통설이다. 청년들에게 대한민국 정당은 한 마디로 '구린' 곳이고, 선거는 '남의 일'이다.

올해 2월 문을 연 비영리단체 <뉴웨이즈>는 정치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뉴웨이즈는 내년 지방선거라는 '경기장'에 젊고 잠재력 있는 '선수들'을 출전시켜서 승리로 이끄는 '에이전시'라고 자신을 설명한다. 지역별로 좋은 선수들을 추천하고 성장시킬 '캐스팅 매니저'를 동시 모집하는데 지금까지 전체 기초의원 선거구의 70%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총 2107명이 자발적으로 이름을 올렸다.


뉴웨이즈는 '젊치인'(젊은 정치인)과 캐스팅 매니저(능동적 유권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의 20%를 2030세대로 채우는 걸 목표로 내걸고 있다. 2030 유권자가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을 차지하는데, 2030 기초의원 당선자는 전체의 6% 수준에 머무는 불균형을 바로잡자는 것이다. 이 야심찬 <젊치인 프로젝트>를 론칭한 이는 20대 박혜민 대표(28)이다.

지난달 29일, 내가 일하는 서울 성수동의 와글 사무실에서 박혜민 대표를 만났다. 나와는 구면이다. 그가 대학을 휴학하고 사람책 도서관 사업을 하는 소셜벤처 <위즈돔>에서 근무할 때 와글 행사를 의뢰하며 처음 만났고, 이후 그가 소셜벤처를 육성하는 임팩트 투자사 <소풍 벤처스>에서 일할 때도 같은 사무실을 쓰고 있어 수시로 마주쳤다. 와글이 사무실을 근처로 옮기면서 한동안 소식을 모르고 지냈는데, 올해 초 청년 정치인 배출을 위한 비영리단체를 만든 게 '그때 그 박혜민'이란 사실을 접하고 놀랍고도 반가웠다. 스타트업에 종사하던 젊은이가 비영리 시민단체의 전업 활동가로 전직하는 경우는 이례적인 일이어서 더욱 그랬다.

- 이전 직장이 스타트업 항공사였다면서요? 안정성이나 대우로 보면 지금 뉴웨이즈보다 훨씬 좋은 조건 아니었나요?

"제 연봉의 최고점이었죠. (웃음) 그래서 뉴웨이즈도 할 수 있었어요. 제 잔고가 0원이었으면 이 일을 시작할 수 없었을 거예요."

- 그간 벌어놓은 돈을 까먹으면서 여름휴가도 없이 사서 고생을 하는 셈인데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끼세요?

"새로운 항공사를 만드는 일도 엄청 멋지고 매력적인 일이었지만, 제가 가진 삶의 불안을 해결하는 데 있어서는 지금의 일이 훨씬 뾰족한 것 같아요. (웃음)"

박혜민 대표가 환하며 웃으며 말했다. 그가 벌이는 '뾰족한 일', 높은 연봉과 지위보다 더 매력적인 일에 대해 더 많은 얘길 듣고 싶어졌다.

지금 '젊치인 프로젝트'가 필요한 이유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기초의원 젊치인 후보자 상시 모집!
지원 자격: 만 25세 이상 만 40세 미만 피선거권에 결격이 없는 분, 신입 가능
채용 형태: 4년 임기 선출직 공무원, 겸직 가능
근무 형태: 의무 출석 일수 평균 연 100일 (근무 지역에 따라 다름)
급여: 평균 4,000만원 이상 (근무 지역에 따라 다름)
 
기초의원이란 직업에 대한 뉴웨이즈의 설명 문구이다. '신입도 가능하고 겸직도 가능한 연봉 4천 정도의 4년 임기 선출직 공무원'. 뉴웨이즈는 정치성향과 정당색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뉴웨이즈는 기초의원이 될 젊치인의 자격조건으로 태도와 관점, 자질을 중시한다. 평이한 것 같지만, 가장 어렵고 중요한 요건이다.
 
자격요건:
사심 때문에 공동의 문제를 타협하거나 미루지 않는 분
모르는 것을 배우고 틀린 것을 수정하며 계속해서 배우는 분
차별과 혐오를 하거나 묵인하지 않는 분
대화를 포기하지 않는 분
해오던 대로 관성적으로 하지 않는 분
 

<뉴웨이즈> 홈페이지 갈무리. 뉴웨이즈(New Ways)는 ‘새로운 관점, 방식, 태도로 새로운 길을 만든다’는 뜻이다. ⓒ 뉴웨이즈 홈페이지

  
- 뉴웨이즈는 전반적으로 경쾌하면서도 톡 쏘는 의미가 있어서 좋아요. '젊치인'이란 용어도 뉴웨이즈에서 처음 사용한 거죠? 요즘 언론에서도 종종 쓰던데요.

"네, 이제 '대세 용어'가 되었어요. (웃음) 내년도 김난도 교수님의 <트렌드 리포트 2021>에 나오는 게 목표예요. (웃음)"

- 나이가 젊다고 더 좋은 정치인이 된다는 보장은 없잖아요? 유권자들이 젊은 후보에게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뭔지 설명해 주세요.

"저희가 젊치인 프로젝트를 하는 건, '나이 든 사람은 다 집에 가세요. 젊은 사람들만 정치합시다' 이런 뜻이 절대 아니에요. 정치는 다양한 얼굴을 대표하는 건데, 그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정치가 더 젊어져야 해요."

- 정치가 젊어진다는 게 유권자 시민들에게 어떤 이득을 주는데요?

"우선, 젊은 사람들은 실행력이 강해요. 우리 정치지형에서 젊은 사람들이 정치를 결심하는 게 쉽지 않잖아요. 정치를 하겠다고 나섰다는 건 스스로 정치를 해야 하는 이유와 동기가 명확하다는 얘기죠. '내가 정치를 변화시킬 거야' 작정하고 나선 사람과, 이 직업을 명예직으로 선택하는 사람은 직업을 대하는 태도에서 다를 수 밖에 없어요. 현장에서 뛰면서 부딪히는 젊은 기초의원들이 있는 곳에는 의회에 활기가 돌아요. 저희가 '젊터뷰'(젊은 기초의원 인터뷰)때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어요."

- 젊은 정치인은 패기와 의욕은 있지만 경험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되는데요.

"오래된 인적네트워크에서 자유롭다는 것, 지역유지들과의 커넥션이 약하다는 건 오히려 강점이죠. 특정 소수의 사익이 아니라 전체 주민의 시선에서 공익성을 가지고 일할 수 있으니까요. 다가오는 미래의 문제에 기민하다는 것도 큰 장점이고요. 기후위기든 일자리든, 앞으로 다가오는 큰 문제들에 대한 체감도가 높아서 그런 일들에 우선순위를 두고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어요."

- '일단 정치권에 들어가면, 다 똑같아진다'는 회의론도 있어요.

"그래서 뉴웨이즈가 새로운 모델을 만들려는 거예요. 권력이 가지는 속성이 문제라면, 그걸 견제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야지, '뜨거우니까 물에 손 담그지 마' 해서는 안 되잖아요. 저희는 처음부터 유권자와 젊치인이 결합해서 함께 성장해 나가는 모델을 시도하고 있어요."

에이전시? 제리 맥과이어야?
  

뉴웨이즈의 중요한 룰은 캐스팅 매니저, 젊은 후보, 후원자 등, 참여하는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토론해서 만든다. 지난 7월 31일 ‘뉴웨이즈 커뮤니티 가이드’를 만들기 위한 타운홀 미팅 ⓒ 뉴웨이즈

  
- 캐스팅 매니저도 나이 제한이 있나요?

"없습니다. 70대도 계세요. 캐스팅 매니저의 90%가 2030이긴 하지만 전체 연령대는 다양해요. 젊은 사람들끼리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앞으로는 다양한 연령대 분들에게 젊치인들이 조언을 구할 수 있도록 멘토링그룹도 짤 거예요."

- 출범 6개월 만에 2천명 넘게 캐스팅 매니저를 모은 것도 대단한 일입니다. 하지만 전국 226개 기초의원 지역구에서 '선수를 발굴'하고 '승리'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더 많은 숫자가 필요한 것 아녜요?

"저희도 고민 중이에요. 애초엔 6월경이면 만 명을 넘길 거라고 생각했거든요(웃음). 그래도 젊치인은 7월 집중모집 기간 동안 480명 정도 우선 접수를 받았어요."

- 올 2월에 설립했으니 6개월이 되었는데, 그간 해보니 제일 힘든 점이 뭐예요?

"그때 그때 계속 바뀌죠(웃음). 처음에 이 일을 시작할 때는 '정치가 그렇게 호락호락한 게 아니야' 하면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많이 접했어요. 그런 닫힌 시선에 압도되기도 했고요."

- 주변 반응이 싸늘했군요.

"아니오. 오히려 주변 친구들은 재밌어하면서 '새롭다. 재미있다. 프로듀스101 같은 거야? 스포츠 에이전시, 제리 맥과이어 같은 거야?' 그랬죠(웃음). 오히려 정치에 깊이 관여해 온 분들 반응이 차가웠어요. 그렇게 해선 일이 안 될 거라고."
  

지난 6월 뉴웨이즈는 가상현실을 이용한 ‘누울자리 캠페인’을 벌였다. 모바일로 링크에 접속하면 다양한 캐릭터와 포즈, 소품을 선택할 수 있는데, 그렇게 각자 연출한 캐릭터로 국회 앞마당에 돗자리를 깔고 눕는 장면을 연출하는 것이다. ‘30대 대통령은 왜 안돼?’ ‘젊치인이 오면 깨워주세요’ 같은 문구를 달고 제도권 정치에 젊은이들이 발 뻗고 누울 자리가 없는 현실을 풍자한 온라인 퍼포먼스였다. ⓒ 뉴웨이즈

  
- 정치를 안다는 분들일수록 새로운 시도를 과소평가하는 경우가 많아요.

"기존의 정치권 언어를 쓰는 데 제가 익숙지 않다는 점도 큰 어려움이었어요. 전 답이 정해진 질문에 답하기보다는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걸 좋아하는데, 그런 말하기가 이 판에선 통하지 않더라고요. 어떡하지? 고민하다가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엄기호, 김성우 저)란 책을 읽게 되었어요. 그 책에 보면 '바벨탑을 쌓는 말하기 말고, 다리를 놓는 말하기를 해라'란 문구가 나오거든요."

- '바벨탑과 다리'요?

"'바벨탑 쌓는 말하기'란, 사람들이 자기 생각을 강화하기 위해서 비슷한 사람들끼리만 말하는 거예요. 상호간 차이나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말하기죠. 기존 정치는 그렇게 바벨탑 쌓는 말하기를 해왔다고 생각해요. 반면에 '다리를 놓는 말하기'는 타인의 맥락과 관점을 들여다보고 각자 다른 생각들을 서로 연결 짓게 만드는 말하기죠. 이 업계(정치)에서 익숙한 문법의 언어가 아닐 뿐, 우리가 가진 언어가 정치에도 필요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죠." 
 

박혜민 대표(좌)에게 곽민해 뉴웨이즈 커뮤니케이션 매니저(우). 간혹 서로 눈이 마주치면 ‘우리, 무슨 일을 저지른 거야?’라며 실소를 터뜨릴 때가 있다. 뉴웨이즈 후원계좌를 연 뒤 캐스팅 매니저를 대상으로 한 ‘투자설명회’ 직후 찍은 두 사람의 기념사진 ⓒ 뉴웨이즈

  
개인이 탁월해지는 걸로는 이룰 수 없는 일들

박혜민의 어릴 적 꿈은 인권변호사가 되는 것이었다. 11살 때 대선방송에 나온 노무현 후보의 약력란에서 '인권변호사'란 말을 처음 접했다. 인권변호사가 뭐냐고 아버지한테 물으니 '돈은 못 벌지만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변호사'라고 하셨다. 그때부터 누가 장래희망을 물으면 인권변호사가 되는 거라고 답했다. 그래서 공부도 열심히 했다. 선생님들이 "인권변호사가 되려면 좋은 대학을 나와야 한다"고 하셔서. 그런데 어느 순간 회의가 몰려왔다.

- 어떤 회의감이죠?

"스톱워치 켜놓고 몇시간 자고 몇시간 공부하고... 공부를 좋아하고 잘했어요. 근데 스스로 망가진다는 걸 깨닫게 된 계기들이 있었어요. 너무 경쟁적이 되고 우울감도 심해지고. 친구가 얼마나 공부하는지 신경 쓰고 예민해지고. 그 무렵에 용산 참사가 일어났는데 우리 가족들이 다 천주교 신자여서 참사현장에 미사를 보러 갔어요. 근데, 여전히 탄 냄새가 나는 현장에서 '집에 가면 몇 시일까? 그때부터 공부하면 얼마나 할 수 있을까?'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더라고요. '내가 왜 공부를 하려고 한 거지? 내가 이런 일에 쓰이려고 공부를 한 건데, 난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생각했죠."

그 일 이후 용산참사와 관련된 행사에 열심히 참석했고 '아수나로'라는 청소년인권단체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아수나로에 가입해서 청소년 참정권운동을 하고 학교에서는 학생회장으로 학생인권조례운동에 나섰다. 2012년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인권변호사의 꿈을 버리지 않았지만, 2014년부터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스타트업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로스쿨은 가지 않았다.
 

2012년 청소년 참정권운동을 벌이던 때 박혜민 ⓒ 박혜민

  
- 직접 정당정치에 관여하거나 선거출마를 해 본 적은 없는데 그게 뉴웨이즈 일을 하는 데 핸디캡이 되진 않나요?

"당연한 정치 문법을 경험해보지 않은 게 오히려 강점일 수도 있죠."

- 스타트업에서 경력을 쌓았는데 왜 뉴웨이즈를 비영리단체로 등록하셨어요? 소셜벤처 같은 걸 구상해 볼 수도 있었을텐데.

"제가 스타트업을 다니면서 깨달은 것 중의 하나가 '모든 문제를 기업의 방식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는 거예요. 스타트업은 영원히 성장하는 게 숙원 과제예요. 그 안에 주주들이 구성되면 자기 통제를 벗어나게 되죠.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설립되었다는 기업들도 다들 투자받고 나면, 메시지가 조금씩 바뀌어요. '취업패키지 팡팡' '상사에게 예쁨 받는 법' '이런 불안한 사회에서 돈이 정답이다' 이런 식으로요. (웃음)"

- 뼈아픈 지적이네요.

"세상은 기업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닌데, '스타트업 신화' 때문에 사람들은 스타트업의 해결방식이 더 팬시하고 멋있다고 착각하죠. 그래서 모든 자원이 기업 방식으로 해결하는 데로만 몰리는데, 영리모델이 나오지 않는 문제들은 그럼 누가 어떻게 해결하나요? 뉴웨이즈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가장 정확하게 해결할 수 있는 구조는 뭘까 생각했어요. 제 답은 시민의 참여를 통해 비영리 방식으로 해야 한다는 거였죠."

- 스타트업 신화가 가지는 문제를 이렇게 명쾌하게 얘기하는 분은 처음 봐요. (웃음)

"제가 항공 스타트업에서 엄청나게 좋은 경험들을 많이 했지만, 그 와중에 느꼈던 한계가 있어요. 개인이 계속 탁월해지는 것에만 몰두해도 되는가? 계속 더 잘하고 싶은 마음, 더 탁월해 지고 싶고, 특히 젊은 여성으로서 더 리더 자리로 가고 싶은 욕망..."
 

사회운동과 스타트업을 두루 거친 이력은 뉴웨이즈 사업모델을 구상하는 데 큰 자산이 되었다. ⓒ 재단법인 와글

  
- 그게 왜 문제죠?

"내가 부단히 갈고 닦아서 리더가 되고 본부장이 되면, 그래서 그 다음은 뭐죠? 개인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이 사회가 개인의 역량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것처럼 얘기해요. 지속가능성은 그렇게 생기는 게 아닌데. 내가 더 탁월해지는 데 몰두하고 시간을 쏟아붓는 것보다, 내가 좀 미성숙하고 비어있더라도 그냥 엉성하게 여러 사람들이랑 해결하고 싶은 문제에 몰입하는 구조에서 일하고 싶었어요. 문제를 같이 경험하고 같이 해결하자고 손 내미는 역할로요."

서로 연결된 사람들이 공통으로 해결하고 싶은 문제에 온전히 몰입하는 느슨한 구조, 그것이 뉴웨이즈가 택한 조직방식, 사업방식이다.

뉴웨이즈는 '새로운 길'을 낼 수 있을까

뉴웨이즈는 비전을 가진 청년후보와 지역 유권자들이 작고 끈끈한 커뮤니티를 만들고 그걸 기반으로 지역의 변화를 도모하면서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것을 새로운 정치의 방식으로 삼는다. 정당과의 공조를 위해 11개 원내외 정당에 업무협약 제안서를 보냈고 현재까지 국민의힘, 정의당, 녹색당 등 6개 정당과 '2030 청년인재 발굴 및 육성을 위한 협약'을 맺은 상태이다.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인 곳까지 감안하면 앞으로 파트너 정당의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 지난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기초의원 공천에서 45세 미만이 30%가 되도록 하겠다 해놓고 실제론 16%에 머물렀고요. 국민의힘(당시 자유한국당)도 50% 할당을 약속했지만 실제론 9%에 그쳤어요. 자기들이 정한 가이드라인도 안 지키는데, 업무협약으로 공조가 유지될까요?

"정당에서 청년을 공천하고 싶어도 실제로 어디에 어떤 인재가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대요. 저희한테 전화나 메신저로 연락해 오는 지역위원장들도 있는데 '나도 솔직히 60-70대 공천하기 싫다. 청년을 찾으려고 하는데 아무리 봐도 없다. 대체 어디 있냐?' 이렇게 물어요. 그럴 때 우리가 새로운 방식으로 모집한 젊치인들을 매칭해 주는 것도 의미가 있을 거라고 봐요."

- 뉴웨이즈는 내년 지방선거 이후에는 어떻게 되죠? 해산하나요?

"같이 일하는 민해님한테 '선거 끝나면 한 3~4주 해외로 놀러가자'고, '티켓 끊어줄게' 했는데(웃음) 시간을 가지면서 찬찬히 고민해 봐야겠지만, '로컬문제를 해결할 동료그룹을 만드는 플랫폼'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저희가 당선자 그룹을 5백명 정도 만들면 입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들이 5백명 생길 테고요, 거기에 지역 활동가들, 기업가들, 시민들 연결해서 쓰레기 문제든, 동물권 문제든 지역단위로 문제 해결을 하려는 사람들을 이어주면..."

- '문제 해결의 지역별 주체'를 만든다고요?

"되면 굉장히 멋있을 것 같은데 돈이 안 될 것 같아요(웃음). 이걸 어떻게 지속가능하게 만들 수 있지, 이게 고민이에요."

- 제가 이번에 인터뷰 준비하면서 혜민님이 대학교 신입생때 대학신문에 나온 기사를 찾았어요. '청소년 인권운동가 박혜민'이라고 소개가 되었던데요.

"아, 정말요? (기사 보며) 와, 언제 이런 걸 했을까? 기억도 안 나는데(웃음)."

- 앞으로 한 10년 후에 다시 혜민님을 주인공으로 하는 기사가 등장한다면 어떤 사람으로 소개되고 싶으세요?

"음... (한참 생각) 저는 그런 사람이 좋아요. 남들이 '지금까지 그런 거 없었잖아. 불가능해'라고 할 때 '이렇게 하면 가능할 것 같아' 하는 사람. '이렇게 되어야 합니다'라고 말만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새로운 사례를 만들어서 그 다음 자원이 되게 만드는 사람. 솔루션 디벨로퍼(solution developer)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웃음)."
 

박혜민 대표는 새로운 관점, 새로운 해법을 개발하는 솔루션 디벨로퍼로 불리길 희망한다. 유튜브에 실린 ’뉴웨이즈 어떻게 시작했을까‘ 동영상 캡처 ⓒ 뉴웨이즈 유튜브 채널

덧붙이는 글 이 글을 쓴 이진순씨는 재단법인 와글 이사장으로, 와글 간행 <듣도 보도 못한 정치>, 인터뷰집 <당신이 반짝이던 순간>의 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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