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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이 21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상상청에서 <오마이뉴스>와 서울혁신센터 공동기획으로 열린 ‘2021 사회혁신포럼’에 참석해 혁신사례를 공유하고 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이 21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상상청에서 <오마이뉴스>와 서울혁신센터 공동기획으로 열린 ‘2021 사회혁신포럼’에 참석해 혁신사례를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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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1999년 참여연대를 시작으로 23년째 시민단체 활동가로 일해왔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부터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요구 집회까지 시민단체들의 각종 집회에는 어김없이 그가 있었다.

이런 그를 보고 '직업적인 데모꾼'이라고 폄훼하는 시각이 있다. 서울혁신센터와 <오마이뉴스>가 마련한 연속 포럼 '2021 사회혁신포럼: 포스트 코로나시대, 시민이 만드는 일상회복'의 세 번째 토론회(21일)에 연사로 나온 그는 '데모꾼', '시민운동가'로 불리는 것을 거부했다.

"나의 정체성이 뭘까 생각해봤다. 포털에서 저를 검색해보면 '특수단체인' 또는 '시민운동가'라고 분류되던데 저는 그런 지칭이 거북했다. 한번도 시민운동가라고 생각해본 적 없기 때문이다. 저는 저의 정체성을 '민생단체 실무자' 또는 '캠페이너(campaigner)'로 잡았다."

캠페이너의 사전적 정의는 '사회적, 정치적, 혹은 상업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일정 기간 동안 조직적으로 벌이는 일련의 활동을 벌이는 사람'이다. 코로나19라는 불확실성의 거품이 걷히면 어떤 일이 유망할 것이냐는 물음에 안 소장은 "캠페이너로서 할 일은 무궁무진하다"며 자신의 경험을 얘기했다.

사람들이 일상에서 흘려넘기는 '작은 것들'에 대한 관심에서 캠페인은 시작된다.

그는 오래전부터 지하철에서 물건 파는 사람들을 뭐라고 불러야하냐는 문제를 고민했다. '잡상인'이라는 표현이 그는 불편했다. '잡화 파는 상인'으로 좋게 해석할 수도 있지만 '잡놈'이라는 어감을 주기 때문이다.

참여연대 논의 과정에서 '이동상인'으로 부르는 건 어떻냐는 제안이 나왔고, 안 소장은 옳다 싶어서 그 주제로 신문 기고를 하고 서울시에도 제안했다. 박 시장의 지시로 서울시도 2012년 6월 1일부터 행정용어에 이동상인을 쓰기로 했다.

"그 후 이동상인 두 분이 고맙다는 얘기하려고 참여연대 사무실을 찾아온 적이 있다. 그 중 한 분이 '어제 식구들이 모여서 회식하는데 자식이 눈물을 보였다. 사회가 아버지 직업을 공인해준다는 느낌이 들어서'라고 하는데 가슴이 벅차 올랐다."

은행 ATM에서 현금을 인출하기 전에 수수료 액수와 영수증 출력 여부를 미리 알려주는 시스템이 구축된 것도 10년이 채 안됐다. "고객 서비스와 자원 절약 차원에서 캐나다 은행이 그렇게 한다"는 사례를 전해듣고 안 소장이 희망제작소 시절 은행연합회 등에 공문을 보내고 시정을 촉구한 결과물이다.

택배업 초창기부터 택배 기사들은 하루 300~400개의 상자를 나르는 것은 물론이고 물품 분류하는 일까지 도맡아야 했다. 택배기사들의 고단함을 덜기 위해 상자에 손잡이를 뚫고, 분류 업무도 별도의 인력에 맡기자는 캠페인이 있었다. 안 소장은 "업무를 분리하면서 1만 명의 일자리가 새로 생겼고, 연 400만 개가 운송되는 우체국 택배 5호 상자에도 '착한 손잡이'가 생겼다"며 "택배기사들 수고를 덜고, 고객들 마음도 덜 불편하고, 일자리도 창출되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안 소장은 "거대담론의 시대에 세상을 바꾸는 혁신 사례는 아직도 무궁무진하다"며 캠페이너에 도전해보라고 권했다.
 
이강백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상상청에서 <오마이뉴스>와 서울혁신센터 공동기획으로 열린 ‘2021 사회혁신포럼’에 참석해 글로벌 빈곤, 환경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강백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상상청에서 <오마이뉴스>와 서울혁신센터 공동기획으로 열린 ‘2021 사회혁신포럼’에 참석해 글로벌 빈곤, 환경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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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는 아름다운가게 사무처장 출신의 이강백 대표가 기후변화나 기아 등 전지구의 이슈에 대한 고민을 담아 공정무역과 비건 전문식품 판매에 주력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2020년 한해에만 우리나라 총면적의 1.2배가 넘는 규모의 열대우림이 불타 없어졌는데 이 숲들은 콩(31%), 팜유(24%), 소고기(10%), 목재(8%), 코코아(6%), 커피(5%) 등의 재배 목적으로 파괴된다고 한다.

이 대표는 "밀림을 불태우면 지구의 자연조절 능력이 무력화되는데, 소를 살찌우기 위해 콩단백을 주로 먹인다"며 "우리들은 사실상 육식을 강요당하고 있느데, 소고기를 조금만 덜 먹어도 밀림이 덜 파괴된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강현 MTA 소셜인큐베이터 코치가 21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상상청에서 <오마이뉴스>와 서울혁신센터 공동기획으로 열린 ‘2021 사회혁신포럼’에 참석해 지속 가능한 혁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강현 MTA 소셜인큐베이터 코치가 21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상상청에서 <오마이뉴스>와 서울혁신센터 공동기획으로 열린 ‘2021 사회혁신포럼’에 참석해 지속 가능한 혁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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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A(몬드라곤 팀 아카데미)는 세계적인 노동자협동조합 몬드라곤의 성공 사례를 한국에 적용할 목적으로 서울혁신파크에 '혁신랩(lab)'을 운영하고 있다.

김강현 MTA 소셜인큐베이터 코치는 "MTA 지원자들이 처음에는 과목과 시험이 없다는 것에 놀라다가 1년쯤 지난 후에는 '차라리 시험이 낫다'는 얘기들을 한다"며 "평범한 사람들이 팀으로 만났을 때 사회혁신이라는 특별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믿고, 국내는 물론 글로벌 영역에서도 변화를 이끌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종익 한국사회투자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상상청에서 <오마이뉴스>와 서울혁신센터 공동기획으로 열린 ‘2021 사회혁신포럼’에 참석해 사회적 경제기업을 통한 사회혁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종익 한국사회투자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상상청에서 <오마이뉴스>와 서울혁신센터 공동기획으로 열린 ‘2021 사회혁신포럼’에 참석해 사회적 경제기업을 통한 사회혁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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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익 한국사회투자 대표는 "사회 혁신에는 차별화된 아이디어와 실행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있다"며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취업 프로그램으로 사회경제적 기업 100여 곳에 1000여 명을 연결해준 사례를 소개했다.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들이 이처럼 아주 작은 발상에서 시작되는만큼 현재 230여곳 1500명의 혁신 인력이 상주하며 이들을 지원하는 서울혁신파크의 중요성도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윤명화 서울혁신센터장이 21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상상청에서 <오마이뉴스>와 서울혁신센터 공동기획으로 열린 ‘2021 사회혁신포럼’에 참석해 서울혁신파크에 입주한 단체와 혁신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윤명화 서울혁신센터장이 21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상상청에서 <오마이뉴스>와 서울혁신센터 공동기획으로 열린 ‘2021 사회혁신포럼’에 참석해 서울혁신파크에 입주한 단체와 혁신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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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명화 서울혁신센터장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핵심 테마는 어린 시절의 뽑기, 구슬치기 같은 놀이였다"며 "이런 것이 전세계적인 공감을 끌어내는 것을 보면 큰 변화도 작은 고민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진걸 소장은 "이렇게 왕성하게 활동하는 분들을 위한 공간이 서울에 있는 줄은 미처 몰랐다"며 "사회적 기업들이 당장의 성과를 내놓지 못한다고 이들을 폄훼하거나 내쫓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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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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