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피겨스케이팅 대표 카밀라 발리예바에 대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발언을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대표 카밀라 발리예바에 대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발언을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 BBC

 
피겨스케이팅 스타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도핑 스캔들' 여파가 심상치 않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8일 올림픽을 주관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결산하는 기자회견에서 "발리예바의 경기를 보며 그가 느꼈을 엄청난 부담감에 너무 괴로웠다"라고 밝혔다. 

이번 올림픽 여자 싱글의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발리예바는 작년 12월 금지약물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으나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가 올림픽 출전을 허용하자 IOC와 세계반도핑기구(WADA),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함께 제동을 걸었다.

눈물 흘리는 발리예바를 질책한 코치... 바흐 "소름 끼쳤다"

그러나 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구제하면서 발리예바는 정식 조사를 미룬 채 여자 싱글 경기에 출전했으나, 실수를 연발하는 최악의 부진 끝에 종합 4위에 그치며 메달권에도 들지 못했다.

바흐 위원장은 "발리예바가 여자 싱글 경기에 출전하지 않기를 바랐지만, CAS의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빙판 위에서 고군분투하는 발리예바를 보면서 모두가 그의 부담감에 공감했을 것"이라고 두둔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예테리 투트베리제 코치는 경기를 마치고 눈물 흘리는 발리예바를 위로나 격려하기는커녕 강하게 질책하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잡히면서 논란이 일었다.

바흐 위원장은 "가까운 주변인(코치)이 발리예바를 대하는 것을 보고 소름 끼쳤다(chilling)"라며 "매우 차가운 분위기가 느껴졌고, 어떻게 하면 선수에게 그 정도로 냉정할 수 있을지 안타까웠다"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발리예바에게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칠지 확신할 수 없다"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그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도움과 지지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발리예바는 이번 올림픽에서 피겨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으나,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메달을 박탈당하는 등 징계를 받게 될 수도 있다. 

러시아 "부적절하고 잘못된 발언" 반발 

러시아는 정부 차원에서 즉각 반발했다. 드미트리 체르니센코 러시아 부총리는 바흐 위원장에 발언에 대해 "우리 선수들의 감정에 대한 허구적 이야기"라며 "부적절하고 잘못된 것"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모든 선수가 자국민의 희망과 꿈을 짊어지고 있다"라며 "이는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며, 그것이 선수들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라고 주장했다.

알렉산드르 고르슈코프 러시아 피겨스케이팅연맹 회장도 "매우 당혹스러운 발언"이라며 "발리예바의 주변인들은 그를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다"라고 반박했다.

발리예바는 금지 약물인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올해 15세의 발리예바가 스스로 약물을 복용했다기보다는 코치를 비롯해 주변인들에 의한 것이라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전날 IOC 징계위원회 위원장인 데니스 오스왈드는 "15세 소녀가 혼자 잘못을 저지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발리예바뿐만 아니라 투트베리제 코치 등 주변인들도 함께 조사하는 것이 모두가 바라는 일"이라고 러시아를 압박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카밀라 발리예바 토마스 바흐 베이징 동계올림픽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