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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리 6기 졸업식을 앞두고 강화읍 남산에 다함께 올랐다. .이제는 새로운 시작해야 한다.
 꿈틀리 6기 졸업식을 앞두고 강화읍 남산에 다함께 올랐다. .이제는 새로운 시작해야 한다.
ⓒ 꿈틀리인생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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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ISTJ, 딸 모아는 ENFP! 너무 다른 성향의 아이를 내 틀에 끼워 맞추려고 혼내고 부딪히면서 중학교 1학년까지를 보냈던 것 같다. 사춘기 딸을 키우는 것이 만만하지 않았고 꽉 막힌 엄마 밑에서 사춘기를 보내야 했던 딸도 삶이 만만하지 않았을 터였다.

사회에서는 민주적인 시스템을 외치다가 집에만 오면 아이들이 내 말을 잘 들어주길 바랐다. 그런데 모아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참지 않았고 끊임없이 나와 싸웠다. 치열하게 싸워준 딸 덕분에 나는 세상에 나와 다른 결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 그런 사람이 내 가족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결국 받아들이며 진짜 어른이 되어갔다.

모아는 중2, 중3이 되면서 열심히 공부했고 너무 일찍부터 너무 열심히 공부해서 걱정이 되었다. '고등학교까지 공부하려면 저렇게 하면 안될 텐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중3 시험이 끝난 뒤부터 모아는 책을 읽고 생각하며 지냈다. 퇴근해서 오면 거의 매일 '엄마! 내가 생각을 해봤는데...', '엄마! 내가 오늘 책을 읽었는데..' 라는 말로 대화를 시작했다. 고등학교가면 어떻게 내신관리를 해야하는지 유투브를 찾아보기도 했고, 여전히 아이돌을 쫓아 덕질도 했다. 카메라, 애플워치, 맥북 등의 위시리스트, 그 모델과 기능을 내 앞에서 읊어대기도 했고, 유투브를 보며 세상 즐겁게 웃기도 했다.

모아는 긴장도 하고 기대도 하며 고등학생이 되었지만 코로나19로 학교에 등교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 시간에도 이전 일상을 반복하며 지냈지만 막상 고등학교에 가서 생활하고 시험을 치면서 스트레스를 받았고 결국 '자퇴'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 처음에는 모아에게 자퇴하면 뭘 할 것인지 정해서 이야기하라고 했다. 그리고 그 결정에 도움이 될 거라며 다른 대안학교를 제안하기도 했지만 모아는 시험이 있는 곳에는 가지 않겠다고 했다.

나도 모아도 자퇴하는 것보다 자퇴 이후 무엇을 해야할 지 막막해서 결정을 할 수 없었고 모아 몸에선 점점 이상 징후가 나타났다. 모아는 온몸으로 아프다고 말했다. 이러다가 겨우 회복한 모아와의 관계에 다시 문제가 생길까 두렵기도 했고 모아가 정말 아파서 낫지 않으면 어떡하나 걱정도 됐다. 주변 사람들은 그러다 결국 적응한다고 딸을 잘 다독이라고 했다. 하지만 시험으로 순위를 메기고 경쟁해야 하는 시스템이 견딜 수 없다고 했던 모아가 결국 다른 사람들처럼 그렇게 적응하게 될까봐 더 걱정이 되었다.

그러다가 '삶을 위한 수업'을 읽으며 덴마크에는 에프터스콜레가 있고 우리나라에도 이것을 벤치마킹한 꿈틀리 인생학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꿈틀리의 교육프로그램은 오전에는 주로 민주시민교육이었고 오후에는 동아리 활동과 밭농사, 논농사 활동이었다.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이 평화, 인권, 노동 등의 민주시민 교육이라 생각했지만, 학교에서는 이런 교육이 내실 있게 진행되지 않아서 아쉬움이 많았는데, 꿈틀리 인생학교의 민주시민교육 프로그램을 보고 너무 반가웠다. 더구나 오후에는 몸을 움직이는 활동이 있고 밭농사, 논농사까지 있다니...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모든 교육이 다 있었다. 유투브나 블로그에서 꿈틀리학교 소개영상과 글을 찾아보면서 확신이 생겼고 모아에게 소개했다. 모아도 나도 '자퇴 이후'에 대한 고민이 해결되지 않았는데 꿈틀리 인생학교 소개영상을 보고 바로 결정했다. 꿈틀리 인생학교에 가기로...
 
가족 산책 중 모아와 엄마.
 가족 산책 중 모아와 엄마.
ⓒ 꿈틀리인생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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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서류 마감 일주일 전에 꿈틀리를 알게 되어 바로 결정했고 원서를 제출했다. 모아는 그동안 너무 열심히 살았다. 그래서일까? '꿈틀리에 가면 뭐하고 싶어?'라고 물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을 거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면접을 보러 갔을 때, 교장선생님께서 모아는 누구보다 열심히 지낼 아이라고 하셨다. 1년을 지나고 돌아보니 교장선생님의 말씀이 딱 맞았다. '기타', '영상촬영과 편집', '사진찍기', '자전거타기', '피아노' 등 하던 것을 더 열심히 했고 뭔가를 새로 시작하고 또 몰입해서 했다. 그만큼 위시리스트가 늘었다. 하하;;

청소, 빨래, 설거지 등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일을 해야 했고 무엇보다 친구들과 하루 종일 같이 지내야 하는데도 격주로 집에 왔을 때, 한 번도 꿈틀리로 돌아가기 싫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힘들 때도 있었을 텐데... 처음에는 꿈틀리 생활에 대해 별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몇 달이 지난 뒤에는 원래 밖에 나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모아가 산책에 따라나섰고 같이 걸으며 꿈틀리 생활을 이야기했다.

한 해 살이가 끝나갈 무렵에는 '다른 사람들과 같이 지낸다는 것은 불편하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서로 같이 조금씩 이해하고 배려하는 일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자기도 참았지만 상대방도 자신의 어느 부분을 참았던 것 같다'고 했다. 나는 이것을 마흔 살이 넘어서 겨우 깨달았는데... 모아가 대견했다. 모아는 내가 정말 가르쳐주고 싶었지만, 말로 가르쳐 줄 수 없는 것들을 꿈틀리에서 하나씩 배워가고 있었다.

과거의 모아는 가족에게 안 좋은 감정을 내뱉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가족을 먼저 배려한다. 서로 상처받지 않게 이야기한다. 우리 집에서 가장 어리지만 우리 가족 모두가 제일 많이 기대고 의지하는 사람이 모아다. 이렇게 멋지게 커서 돌아온 모아가 나는 너무 좋다. 그리고 꿈틀리의 모든 식구들에게, 꿈틀리의 모든 것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 모아(손태영) 관련기사
꿈틀리에서는 버텨내지 않아도 괜찮아 http://omn.kr/1shhi
1년간 모든 일기에 느낌표가 생겼다! http://omn.kr/1xglh 

< 꿈틀리인생학교 추가모집 >
입학문의: 032-937-7431
블로그: https://blog.naver.com/ggumtlefterskole
영상: https://youtu.be/Osi8w7I8l4s

덧붙이는 글 | 꿈틀리인생학교를 6기로 졸업한 모아(손태영)의 엄마 정선영님께서 보내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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