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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브란덴부크크 게이트엔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
▲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게이트 시위 현장 베를린 브란덴부크크 게이트엔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
ⓒ 이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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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화분쟁학 석사과정으로 독일에 온 지 이제 2년 반이 됐다.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많은 일이 있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만큼 온 나라, 온 세계가 떠들썩 한 적이 없었다. 특히, '독일의 소리(Deutsche Welle)'에 따르면, 독일 현지 시각으로 2월 27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하기 위해 독일 수도 베를린에 최소 10만 명의 군중이 모여들었을 정도니 말이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 재제, 나토를 향한 군사 개입 요청, 푸틴을 그린 피켓, 푸틴을 히틀러와 겹쳐 그려 넣은 피켓을 든 사람들과 푸틴에게 비속어를 동반한 구호가 베를린 시내에 끊임없이 들렸다. 

나 또한 어떠한 명분으로도 타국의 영토를 침입한 러시아의 행동은 정당화될 수 없고 믿는다. 또한 우크라이나 시민의 무고한 희생에 분노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서구 사회의 분노라는 것이 인종차별적이고 선별적이라는 느낌 역시 받는다. 서구 사회의 분노를 그대로 복사-붙여넣기 해 보도하는 한국 언론의 태도 역시 안타깝기 그지 없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반대를 외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전해졌다.
▲ 2월 27일 베를린 시내 시위 현장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반대를 외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전해졌다.
ⓒ 이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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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독일 사회 내 '선별적 증오' 혹은 '이중적 태도'에 불편함을 느끼고 지금은 확신하는 이유는 넓게는 서구에 의한 아프리카와 중동 식민주의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지면서부터였다. 그들의 위선적 태도에 대한 의심은 학생회 소속으로 팔레스타인 관련 세미나를 열기 위해 주도할 당시 독일 백인 학생과 교수님들의 반응을 보며 곧 확신을 가졌다.

지난해 8월 당시 팔레스타인을 보도한 독립 언론인 애비 마튼을 초청하게 돼 세미나를 열었다. 그런데 어느 교수님도 나타나지 않았다. 세미나가 이스라엘 쪽의 사람을 포함하지 않는 것에 대한 걱정을 우려하는 등에 대한 의견만 줬을 뿐, 다른 어떤 지원도 하지 않았다.

결국 이 세미나를 주최하는데 6개월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뿐만아니라 학생회 측은 행사 홍보를 위해 주제가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학생회 이메일을 쓰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개인 이메일로 행사 홍보를 했고 세미나는 대략 20명의 학생들이 참가한 채 조용히 끝났다.

그리고 며칠 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학생회 이메일도 쓰지 못하도록 팔레스타인 문제를 거론하는 것조차 꺼렸던, 대부분 백인들이 차지하는 학생회 학생들은 당위성에 대해 열렬히 논하며 세미나 주최를 주도하고 있다. 평화분쟁학 교수님 전체는 이미 세미나 주최 필요성에 대해 회의를 가졌고 외부 인사를 초청해 곧 개최할 예정이라고 한다.

학과뿐만아니라 대학 측은 전교생에게 이메일을 보내 상황을 알리며 우크라이나 시민을 걱정하며 학교 내 우크라이나 학생들에 대한 관심을 표했다. 정치적 중립이라는 이유로 세미나에 러시아 전문가도 초청해야 한다는 그들과 똑같은 논리로 누군가 주장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이겠는가?

내가 평화분쟁학 학생회 소속으로 팔레스타인 세미나 개최를 주도했을 때와 지금 전 대학교가 나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걱정하는 선별적 증오를 보면서 그들의 위선에 대한 나의 의심은 확신이 됐다.

전쟁을 피해 무고한 시민이 희생되는 것을 막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백인이어야 한다. 백인이 아닌 이상 관심의 대상도 걱정의 대상도 될 수 없다. 사례는 유색인에 대한 관심이 있다면 금방 찾을 수 있다.

폴란드-우크라이나 국경에서 흑인 학생들은 현재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위협을 당하며 기차에 타는 것을 재지당했다. <이스라엘 타임즈>에 따르면 준정부 기구인 유태인 에이전시(Jewish Agency)와 기독교인 및 유태인 국제 펠로우십은 우크라이나 유태인이 이스라엘로 빠르게 이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역사회 구성원을 위한 일반적인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여러 핫라인을 개설했다. 이스라엘로 오는 유태인을 위해 또 다시 누군가의 팔레스타인은 집을 뺏기고 눈물을 흘릴 것이다. 강탈의 문제는 현재진행중이다.

나는 짧은 내 경험을 통해 한국에 계신 분들께 전하고 싶다. 지금 유럽의 백인들은 전쟁의 비참함에 증오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백인들의 문제이기 때문에 증오한다는 사실을. 인도주의적 지원에는 동참해야 하지만 그들의 인종차별은 따를 필요가 없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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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꾼의 아들. 독일 베를린 코리아협의회 인턴으로 활동 중. 독일 마그데부르크대학교 평화갈등학 석사과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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