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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벚꽃과 샛노란 개나리가 어우러진, 창원 청량산의 눈부신 꽃길에서.
  벚꽃과 샛노란 개나리가 어우러진, 창원 청량산의 눈부신 꽃길에서.
ⓒ 김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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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스 오미크론, 우크라이나 전쟁 등 세상에서 들려오는 우울한 소리에 잠시나마 귀를 막고 봄을 한껏 느끼고 싶은 요즘이다. 어김없이 우리 곁에 돌아온 봄의 소리에 귀기울이고, 향기 흩뿌리는 봄꽃들의 화려한 자태를 눈에 꼭꼭 담으며 마냥 걷고 싶어졌다.

지난 3월 29일, 낮 12시 10분께 청량산(323m,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행에 나섰다. 임도로 오르는 길에 진달래꽃들이 눈부시게 피어 있어 벌써 가슴이 콩닥거리기 시작했다. 청량산 자락에 살고 있는 행운을 진달래 피는 봄이 오면 더욱 실감한다.

연분홍 물감으로 점점이 꽃무늬를 찍어 놓은 듯한 풍경이 이어지더니 이내 임도가 나왔다. 첫 봉우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겨우내 삭막했던 곳을 화사한 색깔로 덧칠하는 진달래꽃들에 눈을 맞추고 벌름벌름 코도 박으며 봄 내음을 듬뿍 들이마셨다.
 
햇빛 부스러기 내려앉은 진달래들이 꽃등이 되어 봄을 밝히고 있었다.
 햇빛 부스러기 내려앉은 진달래들이 꽃등이 되어 봄을 밝히고 있었다.
ⓒ 김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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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불구불한 산길과 어우러진 진달래가 참 이뻤다.
  구불구불한 산길과 어우러진 진달래가 참 이뻤다.
ⓒ 김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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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꽃길을 걸으니 점점 내 마음도 연분홍 꽃물이 드는 듯했다.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진달래는 꽃을 따서 먹을 수 있어 참꽃이라 부르기도 한다. 딸의 혼례를 앞두고 이웃 아주머니와 함께 찹쌀가루 반죽에 빛깔 고운 진달래 꽃잎을 얹어 화전을 부치시던 생전의 어머니 모습이 떠올랐다.

첫 봉우리에서 내려와 두 번째 봉우리로 천천히 올라갔다. 여기서 청량산 정상까지 거리는 2.3km. 햇빛 부스러기 내려앉은 진달래꽃들이 봄을 밝히는 꽃등처럼 화사하게 피어 있었다. 더욱이 구불구불한 산길과 어우러져 운치를 자아냈다.

어느새 시원스레 뻗은 마창대교가 보였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이따금 친구와 함께 마창대교 건너 카페에 가서 담소를 나누곤 했었다. 잠시 옛 생각에 잠겼다가 발걸음을 서둘렀다. 군데군데 연분홍 등불을 환하게 켜둔 것 같은 진달래들이 있어 혼자 걸어도 심심하지 않은 길이 이어졌다.

신설된 '청량산 해양전망대'서 그윽한 마산만을 조망하다
 
   청량산 해양전망대서 내려다본 마산만의 그윽한 풍경. 돝섬과 마창대교가 눈길을 끈다.
  청량산 해양전망대서 내려다본 마산만의 그윽한 풍경. 돝섬과 마창대교가 눈길을 끈다.
ⓒ 김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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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 정상 부근에 청량산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되는 해양전망대가 설치되었다. 국토교통부 주관 2021년 개발제한구역 주민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조성되었다 한다.

마산만을 시원스레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어 가슴이 탁 트이는 것 같았다. 아스라이 불모산, 웅산, 시루봉이 바라다보이고, 젊은 날의 풋풋한 추억이 서려 있는 돝섬 또한 마음 설레게 했다.
 
   청량산 임도까지 길이가 무려 430m에 이르는 해양전망대 데크로드.
  청량산 임도까지 길이가 무려 430m에 이르는 해양전망대 데크로드.
ⓒ 김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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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 50분께 바로 지척에 있는 정상을 둘러본 후에 기다란 해양전망대 데크로드를 따라 한참 걸어 내려갔다. 데크로드 길이가 무려 430m에 이른다. 전망도 좋은데다 정상 부근서 임도로 곧장 연결되어 신기했다. 개인적으로는 임도를 걷는 게 산길보다 재미는 없다. 그래도 벚꽃과 샛노란 개나리를 보려면 임도를 걸을 수밖에 없다.
 
    창원 청량산 벚꽃 길에서.
  창원 청량산 벚꽃 길에서.
ⓒ 김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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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은 탁탁 튀는 팝콘 같기도 하고 달콤한 솜사탕 같기도 하다. 아이의 뽀얀 얼굴이 연상되기도 하고, 어떨 때 보면 무슨 미련이 있는지 겨울이 가도 떠나지 못한 하얀 눈가루가 봄꽃으로 다시 피어난 듯한 느낌마저 든다.

벚꽃 아래에 가만히 서 있으니 앵앵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벚꽃의 꿀을 빨고 있는 벌들이 보였다. 벌들이 앵앵대는 소리를 미루어 그 수가 엄청 많은 벚나무들도 있었다.

벚나무들이 줄지어 늘어선 임도를 걷고, 또 걸었다. 꽃길을 걸으니 팍팍한 마음도 말랑말랑해졌다. 꽃침도 맞고 추억도 떠올린 화려한 봄날이었다.

태그:#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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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3.1~ 1979.2.27 경남매일신문사 근무 1979.4.16~ 2014. 8.31 중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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