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분, 인천유나이티드 무고사의 오른발 감아차기가 오른쪽 기둥을 벗어나는 순간

50분, 인천유나이티드 무고사의 오른발 감아차기가 오른쪽 기둥을 벗어나는 순간 ⓒ 심재철

 
현대 축구에서 상대 수비수들이 만드는 오프 사이드 함정을 어떻게 허물 수 있는가는 매우 중요한 전술 포인트이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포항 스틸러스에서는 국내 최고의 라인 브레이킹 전문가로 '김승대, 정재희'를 잘 활용하여 토요일 저녁 스틸야드에 찾아온 4824명 축구팬들을 신나게 만들어주었다.

김기동 감독이 이끌고 있는 포항 스틸러스가 21일(토) 오후 6시 포항 스틸야드에서 벌어진 2022 K리그 1 인천 유나이티드 FC와의 홈 게임에서 날개 공격수 정재희의 활약에 힘입어 2-0으로 완승을 거두고 리그 2위(22점, 6승 4무 4패 16득점 11실점)로 올라섰다.

춤추듯 경쾌한 정재희의 드리블 페인팅

게임 시작 후 14분 9초만에 포항 홈팬들이 서쪽으로 넘어가는 토요일 저녁 해를 바라보며 신나는 골 세리머니를 함께 즐겼다. 왼쪽 풀백 심상민이 기습적으로 넘겨준 롱 패스 타이밍에 맞추어 정재희가 인천 유나이티드 수비수들의 오프 사이드 함정을 허물고 빠르게 달려나간 것이다. 뒤늦게 인천 유나이티드 센터백 김동민이 따라붙어서 발끝으로 공을 먼저 걷어내려던 것이 크로스바에 맞고 떨어지는 바람에 정재희의 오른발 발리슛이 시원하게 인천 유나이티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김승대와 번갈아 가며 인천 유나이티드 수비수들이 만든 오프 사이드 함정을 무력화시킨 정재희는 첫 골을 넣고 단 2분 29초만에 더 놀라운 라인 브레이킹 안목을 자랑하며 완벽한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골잡이 모세스의 역습 스루패스를 받은 정재희가 오른쪽 측면에서 빠르게 달려나가 인천 유나이티드 수비수 셋을 완벽하게 따돌린 것이다. 바로 앞을 막아선 김동민을 따돌리는 상체 페인팅은 마치 유연한 댄서가 시선 처리까지 절묘하게 섞어 안무를 구성하듯 놀라웠다. 그렇게 김동민의 태클 범위를 벗어난 정재희는 슛 각도가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이주용과 이강현의 슬라이딩 태클, 그리고 골키퍼 이태희까지 손을 쓸 수 없는 왼쪽 톱 코너로 오른발 슛을 정확하게 꽂아넣었다.
 
 16분 38초, 정재희의 시원한 오른발 추가골 순간

16분 38초, 정재희의 시원한 오른발 추가골 순간 ⓒ 심재철

 
지난 달 5일 대구 FC와의 어웨이 게임 2-1 승리 이후 FA컵 포함하여 6게임 연속 승리가 없는(4무 2패 9득점 15실점) 인천 유나이티드도 여기서 무너지면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득점 1위 스테판 무고사를 중심으로 반격에 나섰지만 그 어느 때보다 단단히 준비하고 나온 포항 스틸러스 수비벽을 끝내 허물지 못했다. 

어웨이 팀 인천 유나이티드는 35분에 얻은 프리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공격에 가담한 포항 스틸러스 레전드 출신 센터백 김광석이 왼발로 올려준 공을 무고사가 골문 바로 앞에서 프리 헤더슛을 날렸지만 크로스바를 넘기고 말아 결정적인 추격 기회를 잃었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인천 유나이티드 조성환 감독은 한꺼번에 세 선수(아길라르, 송시우, 이동수)를 들여보내며 포 백 시스템으로 바꾸고는 더 공격적인 게임 운영을 펼쳤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50분에 교체 선수 송시우의 절묘한 스루패스를 받은 무고사가 유연한 아웃사이드 드리블 실력을 자랑하며 짜릿한 오른발 감아차기 골을 노렸지만 아슬아슬하게 골문 오른쪽 기둥 하단을 벗어나고 말았다. 82분에는 왼쪽 측면 프리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김동민이 헤더 슛을 날렸지만 크로스바에 맞는 불운까지 겪어야 했다. 

홈 팀 포항 스틸러스도 후반전 교체 선수 허용준이 결정적인 역습 기회를 만들며 쐐기골 기회를 여러 차례 얻었지만 인천 유나이티드 골키퍼 이태희의 놀라운 슈퍼 세이브에 혀를 내둘렀다. 66분 허용준의 오른발 슛과 71분 허용준의 왼발 슛 모두 따라붙는 수비수들이 아무도 없었지만 각도를 줄이고 과감하게 달려나온 이태희의 순발력은 다시 절정의 세이브 감각을 회복하고 있음을 알려주었다.

이 멋진 승리로 2위까지 올라선 포항 스틸러스는 25일(수) 오후 7시 성남 FC를 스틸야드로 불러 FA(축구협회)컵 4라운드(16강)를 뛰게 되며, 5위로 내려앉은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오는 일요일(29일) 오후 4시 30분 최하위 성남 FC를 인천 축구전용구장으로 불러들인다.

2022 K리그 1 결과(5월 21일 오후 6시, 포항 스틸야드)

포항 스틸러스 2-0 인천 유나이티드 FC [득점 : 정재희(14분 9초), 정재희(16분 38초,도움-모세스)]

포항 스틸러스 선수들
FW : 모세스(54분↔허용준/86분↔이호재)
AMF : 이광혁(37분↔임상협), 김승대(54분↔고영준), 정재희
DMF : 이수빈, 이승모
DF : 심상민, 박찬용, 박승욱, 신광훈
GK : 윤평국

인천 유나이티드 FC 선수들
FW : 무고사, 이용재(46분↔아길라르)
MF : 이주용, 김도혁(77분↔홍시후), 이강현(46분↔이동수), 이명주, 민경현(77분↔델브리지)
DF : 김동민, 김광석(46분↔송시우), 강민수
GK : 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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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정재희 K리그 포항 스틸러스 인천 유나이티드 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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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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